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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김종하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김종하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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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김옥균이 되느냐, 메이지 유신을 성공한 일본의 길로 갈 거냐?"

국민의힘 상임고문들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 원내 전략부터 야권 통합 문제까지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당의 앞날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28일 오전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한 김종하 고문은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면서 침체했던 당의 인기가 올라가서 다행"이라면서도 "이준석 대표 본인이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세대교체 바람을 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김옥균의 갑신정변이 실패한 것과 사카모토 료마가 일본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킨 것을 비교하며 "우리나라도 절명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정권을 교체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운명이 걸려있다"라며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은 "야권 단일화"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 에도시대 삿초 동맹을 거론하며 "국민의당과 어떻게든지 야권을 통합하는 방법을 해야 한다"라며 "야권에 있는 분은 삼고초려를 하더라도 이쪽에 갖고 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깎아내리려고 공격하는데 그거는 정말 자멸"이라며 "우리 야권의 후보가 될 사람은 누구든지 다 끌어들이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일 높이 올라가는, 인기 높은 후보가 있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라고도 당부했다.

"민주당, 법사위원장 안 준다... 우리 할 일 해야"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가 권철현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도읍 정책위의장, 권철현, 이윤성, 권해옥, 신경식, 목요상, 김종하, 정의화 상임고문,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김동욱, 이해구, 나오연, 이연숙 상임고문, 한기호 사무총장, 서범수 비서실장.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가 권철현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도읍 정책위의장, 권철현, 이윤성, 권해옥, 신경식, 목요상, 김종하, 정의화 상임고문,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김동욱, 이해구, 나오연, 이연숙 상임고문, 한기호 사무총장, 서범수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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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임위원회 배분과 관련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윤석 고문은 "요즘 보면 이준석만 움직이는 것 같다"라며 "혼자 그렇게 일정을 받고 뛰어봐야 이제 별로 효과가 안 난다"라고 지적했다. "당 내부도 그냥 여당에 대해서 반사작용으로 비판이나 하고 이러면 국민의 뇌리에서 점차 우리 당은 떠난다"라며 "우리 당이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려면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은 뭐하느냐?"라고도 질타했다.

그는 김기현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양 날개가 움직여야 한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을 이제쯤은 내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장 큰 게 상임위원장 자리"라며 "그들(여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줄 것 같으냐? 안 준다"라고 강조했다. "괜히 변죽만 울리지 말고, 국회에서 우리가 할 일을 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원내협상이 결렬된 이후 독식했던 위원장 자리 중 법사위를 제외하고 일부 돌려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법사위원장을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이 고문의 발언은 이런 원내 전략 기조를 비판한 것.

이날 여러 고문은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시절, 여러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상대 후보를 압도했음에도 결국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일을 회고하며 '야권 통합'과 '대선 승리'를 강조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연숙 상임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재문, 이해구, 나오연, 이연숙 상임고문.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연숙 상임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재문, 이해구, 나오연, 이연숙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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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여러 제언이 나왔다. 예컨대 이연숙 고문은 "당명이 남성의힘이지 국민의힘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상임고문단)가 절반이 여성이 돼야 국민의힘을 보여줄 수 있다"라며 "여성을 연구해서, 여성이 참여를 왕성히 하는 게 국민의힘이 강해지는 길"이라는 지적이었다.

나오연 고문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기본소득' 의제에 적극적이었던 데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전했다. 권해옥 고문은 "많은 분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라며 "당사자들이 개인적인 인격, 소위 신상을 비방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권철현 고문은 "개헌을 전제로 한 후보들이 어쩌구저쩌구 나오는데, 4년 중임을 말하는 건지 내각제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개헌 논쟁으로 가서 개헌 찬성 대 개헌 반대 세력으로 나오는 건 유리할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초점은 정권교체 하나다. 흐트러지면 안 된다"라며 '개헌론'과 분명히 선을 그은 것. 그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준석 대표가 젊은 늙은이가 되어 버릴까봐 걱정된다"라며 "그건 죽도 밥도 안 된다"라고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준석 "'비슷한 실수 반복 말라' 현실적인 조언"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인사하고 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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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준석 대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저희 당에서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서 새로운 지도부를 탄생시켰다"라며 "대표인 저도 젊고, 평균연령이 지난번에 비해서 15살 낮아졌다"라고 입을 열었다. "다소 강한 건 패기와 열정, 다소 부족할 수 있는 건 저의 경험과 경륜이다 보니, 어느 때보다 저희 당 지켜주신 고문들의 지혜를 빌리고자 모셨다"라고 말했다.

비공개 회의까지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대표는 "야권 단일후보 선출에 대해 고문들께서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정치사에 있던 수많은 일과 결합해 설명해줬다"라며 "'대선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 '노장청(老壯靑) 조화에 힘써라' 등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회창 총재의 당시 대선이나 여러 대선 과정의 일화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니 참 좋았다"라며 "결국에는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아주 현실적인 조언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도부 출범 뒤로는 중도 공략이라든지 서진정책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주목 받다 보니 그런 것들(원내 상황 등)이 미흡하거나 소홀하지 않을까 우려가 있으셨다"라며 "상황을 잘 설명 드렸더니 만족하셨다"라고도 전했다.

태그:#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이준석, #야권통합, #상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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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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