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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이날 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7월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이날 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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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7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는 것을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 강한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이 윤 전 총장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는 것을 전적으로 찬성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5월 31일 서점에 깔리기 시작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 따르면, 민주당 법사위원과 법률가 출신 국회의원들, 문재인 대선캠프 법률지원단 소속 법률가들이 윤석열 전 총장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는 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조국 전 장관은 이 책에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청와대 안팎에서 의견이 확연하게 나뉘었다"라며 "당시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과 법률가 출신 국회의원 대다수와 문재인 대선캠프 법률지원단 소속 법률가들 다수는 강한 우려 의견을 제기했다는 점을 밝힌다"라고 썼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을 두고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수사의 대가다" "뻣속까지 검찰주의자다" "특수부 지상주의자다" "정치적 야심이 있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고 조 전 장관은 전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 카드를 찬성하는 쪽은 윤석열 개인을 신뢰했고, 공수처와 검경수사권조정 등 검찰개혁이 이뤄질 것으므로 윤석열의 문제점이 상쇄될 수 있다고 믿었다"라고 서술했다.

조 전 장관은 "나는 민정수석으로서 찬반 의견을 모두 수집해 보고해야 했기에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지만, 의견을 표명한 사람의 실명을 밝힐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앞서 윤 전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하는 것을 두고는 청와대 안팎에서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와 관련해 조 전 장관은 "당시 그는 '촛불혁명'의 대의에 부응하는 '영웅'으로 인식되고 있었다"라며 "국정농단 특수팀에서 수사팀장으로 일하고 있던 그가 이 사건의 공소 유지를 맡는 것이 옳다는 판단 역시 공유돼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직접 ‘조국 사태’를 회고한 저서 <조국의 시간>이 출간된 5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책이 진열되어 있자, 시민이 관심을 보이며 책을 읽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직접 ‘조국 사태’를 회고한 저서 <조국의 시간>이 출간된 5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책이 진열되어 있자, 시민이 관심을 보이며 책을 읽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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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중앙지검장 임명 요청 단호히 거절"
     
특히 조국 전 장관은 윤석열 전 총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된 직후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조 전 장관은 "이는 사실이다"라며 "나는 이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당시 윤 전 총장의 요청을 거절한 이유에는 "한 검사의 경력이나 나이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라며 "더 중요하게는 서울중앙지검을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임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이는 당시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만에 하나라도 윤석열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동훈은 당시 가지 못했던 자리 또는 그 이상의 자리로 가게 되리라"라고 예상했다.

"'조국 불가론' 주장하며 두세 번 대통령 독대 요청... 조남관도 내게 우회적으로 사퇴 권고"

또한 조국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지난 2019년 8월 압수수색을 통해 사모펀드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기도 전에 당·정·청에 '조국 불가론'을 설파했다고 주장했다. '조국 불가론'의 근거는 '사모펀드'였다. 

윤 전 총장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 등에게 "사모펀드는 사기꾼들이 하는 거다"라며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하면 안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조국 불가론'을 주장하며 두세 번이나 문재인 대통령 독대를 요청했다는 것이 이해찬 전 대표의 주장이다.

조 전 장관은 "나 역시 장관 후보 기간에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윤 총장(측)은 압수수색 전후 청와대 핵심관계자에게 연락해 사모펀드를 이유로 '조국 불가론'을 설파했다"라며 "이후 이 관계자는 이 사실을 나에게 알려주었다"라고 썼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서울대 1년 후배인 조남관 당시 서울동부지검장(현 대검 차장) 등이 자신에게 연락해 우회적으로 사퇴를 권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총장과의 교감 속에서 전화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의 의견을 전달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2019년 10월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의 모습.
 2019년 10월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의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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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복심검사 '한동훈-김유철'을 언급한 이유

조국 전 장관은 "왜 윤석열 총장은 압수수색으로 증거를 '확보하기도 전'에 사모펀드가 나의 권력형 비리 증거라고 확신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확신의 배경으로 '한동훈-김유철' 등 윤 전 총장의 최측근 검사들을 언급했다. "자타 공인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이나 '검찰총장의 눈과 귀'라는 대검수사정보정책관 자리에 있던 김유철 검사 등 복심 검사들의 분석 보고가 있었고, 이를 그대로 믿었던 것일까?"라고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윤 총장이 내가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되기도 전에 내사를 진행하고 낙마 '작전'을 짰는지, 아니면 사모펀드 관련보고를 듣고 '민정수석이 어떻게 사모펀드로 돈을 버나!'라며 공분이 일어 '순정'한 마음으로 수사를 지시했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어떤 경우든 당시 윤 총장은 '사모펀드는 조국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조국 불가론'을 전달하려 했고, 나의 목에 겨눌 수사의 칼을 뽑았다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압수수색 이후 검찰은 내가 사모펀드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알았을 것"이라며 "(2019년) 8월 27일 웰스씨엔티 본사와 대표 자택 압수수색 이후 언론에서 관급공사 개입보도가 사라졌음이 그 방증이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를 접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부장관 임명식 날 대통령에게 "후임을 미리 생각해두시라"

한편 조국 전 장관은 임명장을 받던 2019년 9월 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가 장관직에 오래 있지 못할 같으니 후임을 생각해 두시라"라고 요청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조 전 장관은 "임명식을 마친 후 대통령께서 잠시 따로 보자고 하셔서 집무실로 갔다"라며 "대통령의 표정도 굳어 있었다"라고 당시 침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게 "검찰의 수사와 야당의 정치적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며 "아무래도 제가 오래 장관직에 있지 못할 것 같다. 미리 후임자를 생각해두시는 것이 좋겠다"라고 요청했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책에서 "검찰이 나와 내 가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라며 "검찰이 추가 기소를 한다면 야당과 언론의 공세는 더욱 격화되고 여론도 더 나빠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그로부터 36일 만인 2019년 10월 14일 자진사퇴했다. 그는 사퇴의 변에서 자신을 "검찰개혁의 불쏘시개"라고 표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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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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