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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개막 2개월을 앞둔 지난 5월 23일 일본 수도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에서 시위대가 피켓 등을 들고 올림픽 개최 취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해 43%가 '취소', 40%가 '재연기'를 주장했고, 올여름 개최를 지지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도쿄올림픽은 7월 23일 개막 예정이다.
▲ 도쿄올림픽 개막 2개월 앞두고 취소 요구하는 일본 시위대 도쿄올림픽 개막 2개월을 앞둔 지난 5월 23일 일본 수도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에서 시위대가 피켓 등을 들고 올림픽 개최 취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해 43%가 "취소", 40%가 "재연기"를 주장했고, 올여름 개최를 지지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도쿄올림픽은 7월 23일 개막 예정이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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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내외적으로 도쿄올림픽의 개최를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력지인 <아사히신문>이 대회를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 신문을 포함한 주요 언론들이 도쿄올림픽의 후원사라서 비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던지라 더욱 주목된다.

<아사히신문>은 26일자 사설에서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도쿄 등지에 내려진 긴급사태선언의 재연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여름 도쿄에서 올림픽을 여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당연한 의문과 걱정을 외면한 채 앞으로 돌진하는 정부와, 도쿄도, 올림픽 관계자들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 확산될 뿐"이라며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주위의 상황을 판단해 개최의 취소를 결단하도록 수상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9만명 입국... 세계로부터 바이러스가 들어와 다시 퍼질 것"

사설은 우선 지난주 존 코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회장이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선언 하에서도 올림픽은 개최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비판했다.

일본 국민들의 생각과 달리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예스'라고 단정하는 자세는 IOC의 독선적인 체질을 새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사설은 "선수를 비롯해 올림픽을 목표로 다양한 준비를 해온 사람들을 생각할 때 취소는 물론 피하고 싶다"며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생명이며 일상적 삶의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다. 올림픽에 의해 그것이 위협받는 사태를 초래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가장 큰 걱정은 말할 것도 없이 "건강 위협"이라고 말했다.

향후 감염 확대가 진정된다는 보장도 없고, 변이바이러스의 출현으로 경계심이 강해지고 있다며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대상은 고령자에 한정돼있고 집단면역 형성도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선수와 관계자 등 9만 명이 넘는 사람이 입국하는데다, 무관객으로 한다고 해도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십수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고 끝난 뒤엔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다"며 "세계로부터 바이러스가 들어왔다 다시 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사설은 IOC와 조직위 관계자들은 "이미 많은 국제대회가 열려온 사실을 강조하지만, 올림픽은 규모가 다르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선수와 스태프들의 행동은 대체로 통제가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숙을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준수해야 할 행동규칙도 상세하게 정해져있지 않아 이대로라면 준비되지 않은 채로 경기를 맞이하게 된다며 "당초부터 불안시돼온 무더위 대책과의 양립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 생기면 누가 책임지나... 도박은 허용되지 않아"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모습.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모습.
ⓒ ANN뉴스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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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은 물론 대회가 순조롭게 치러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비책이 충분치 않은데도 강행해 문제가 생긴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도박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설은 이어 이런 가운데 열리는 대회가 올림픽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올림픽이 그 비대화와 지나친 상업주의 등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내거는 이상에 대한 공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올림픽 헌장은 기회의 평등과 우정, 연대, 페어플레이, 상호이해, 인간의 존엄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은 코로나19로 예선에도 나가지 못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백신이 보급된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간 엄연한 차이가 생겨 연습과 플레이에 당연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선수촌에서의 행동의 제한돼 선수들과 지자체 주민과의 교류가 어려워지는 등 올림픽 헌장은 사문화될 것이 뻔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을 여는 의의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사설은 마지막으로 정치권에 화살을 돌렸다. 즉, 올림픽 유치 때 내세웠던 부흥올림픽, 콤팩트올림픽이라는 치장이 벗겨지고 '코로나를 이긴 증거로서의 올림픽'이란 기치도 사라진 지금 올림픽은 "정권을 유지하고 선거에 임하기 위한 도구"가 돼가고 있으며 "수상은 국민의 목소리가 어떻든 간에 무조건 개최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개탄했다. 

<아사히신문>은 마지막으로 "도대체 올림픽이란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사회에 분단을 남기고 만인에 축복받지 못하는 제전을 강행해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 것인지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하시모토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은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주말 수치를 반영하는 지난 24일 2천명대까지 내려갔으나 화요일인 지난 25일 다시 3901명까지 올라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도쿄, 오사카, 아이치 등 전국 10곳에 내려진 긴급사태선언을 다음달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태그:#도쿄올림픽, #코로나19, #수상,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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