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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이준석(왼쪽두번째부터),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당 대표 후보와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왼쪽),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이준석(왼쪽두번째부터),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당 대표 후보와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왼쪽),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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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구가 난무했다. 8명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스스로를 정권 교체의 적임자라 자처하며 다른 후보를 향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중진과 신진의 세대경쟁이 큰 축이었고, 그 안에서도 할당제를 두고 설전이 오갔다.

25일 오전,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비전발표회가 열렸다. 후보들은 말 그대로 '난전'을 벌이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중진 이상급 되는 후보들은 입을 모아 '경륜'과 '안정'을 강조했다. '패기만으로는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김웅·김은혜·이준석 등 신진 분류되는 3인방의 1차 타깃은 중진으로 대표되는 당의 다선 의원 출신 후보들이었다. 특히 나경원 전 의원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번 당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된다"라며 "특정 계파가 당을 점령하고 있으면 외부 후보가 당에 오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한 24일 발언에 반발했다.

사실상 초선 및 원외 청년인 세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신진' 세 후보는 직접적으로 나경원 전 의원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계파'를 꺼내든 데 대해서는 불편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중진의 견제에는 한목소리로 반발... "한심한 정치 그만둬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웅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웅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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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의원은 비전 발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판에서만 익혔던 경륜 가지고 이 변화되는 세상을 바꿀 수 있겠나? 지금까지 정치판에서 익혔던 기술이나 그런 세상을 해석하는 그런 방법들은 제가 보기에는 이제 한계가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이 "처음 (당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엄청나게 많은 프레이밍에 당하지 않았나?"라며 "계파를 만들었다, 누구 아바타다, 유승민계다 등 여러 프레임에 시달렸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의원은 자신을 포함한 일부 후보들이 특정 계파라는 지적에 대해 "똑같은 프레임을 다시 쓰는 것 같다"라며 "과연 이게 새로운 정치인지 정말 한심할 따름"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그런 정치는 이제 우리한테 밀려날 것"이라며 "계파나 따지고 있는 그런 한심한 정치, 이제 그만두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젊은 세대에게 우리 당의 의원이나 공직자들, 당직자들이 'MS오피스를 어디서 파는지 모른다'는 말을 접하게 한다면 우리는 표를 얻어올 방법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전당대회에서 본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당선되면 '이런 당직을 주겠다' 약속한 분이 있다면 즉각 사퇴하시라"라고도 각을 세웠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 한 가지 끊어내야 될 관행"이라며 "조직선거라는 게 뭐겠느냐? 당직 장사하는 거다"라고 꼬집었다. "제가 대구에 가다보니까 아주 흉흉한 이야기가 들린다. 어떤 사람은 사무총장을 두 분께 약속했다고 한다"라며 "그런 전근대적 조직선거로 젊은 세대의 바람을 잡을 수 없다"라는 지적이다.

또한 "지금 중진 의원들께서 상당히 당황한 것 같다. 메시지도 세지고, 계파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며 "혁신 경쟁으로 치러지는 우리 전당대회를 누가 멱살 잡고 진흙탕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지, 분명히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은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파 논란이라든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프레임 씌우기 등 즉각적으로 중단하실 것을 촉구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김태흠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비난하고 탈당하는 것이 이준석식 감사의 표현인가"라며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더니 언행은 노회한 기성정치인 뺨친다"라고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을 뭐라 하는 줄 아느냐? 두 가지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친박"이라며 "그런 비판을 지금 와서 왜 하시는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김은혜 의원 역시 이날 마이크를 잡고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에 분노하면서도 국민의힘 지지를 주저한다"라며 "혹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말도 안 되는 의심과 우려를 한다"라고 지적했다. "집권해도 절대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확신을 드리려면 방법은 하나 새 판을 짜야 한다"라며 "당의 얼굴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당제 두고 이견... "단일화하려고 출마한 건 아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은혜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은혜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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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웅·김은혜·이준석 세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엔 전반적으로 거리를 뒀다.

김웅 의원은 다른 두 후보와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제가 가진 최고 강점은 중도로 나갈 수 있는 확장성"이라며 "감수성 부분 역시 다 아시겠지만, 가장 뛰어나지 않나"라고 답했다. 기자들이 단일화에 대해 묻자 "단일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걸 보면 그게 당원의 요구라 생각한다"라면서도 "단일화하려고 출마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위해서라도 당의 목소리를, 노동과 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정당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좀 더 많이 알리는 게 제 임무"라며 경선에 집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은혜 의원은 이날 비전 발표에서 "당을 새판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 동의하신다면, 신진 후보 중에서, 누가 가장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해 나갈 수 있을지 판단해 주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두 분(김웅·이준석)의 혁신 의지는 (나와) 전혀 다르지 않다"라면서도 "다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우리 당 대표로서 누가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어느 누구 우산 아래에 있다는 건 굉장히 편안한 길인 것을 알고 있지만, 계속 비바람 맞다 보니 이렇게 목도 쉬었다"라며 "조직 운영과 정무적 대응 능력 그리고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그 책임감에 대해서 다른 신진주자들보다 감히 제가 우위에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단일화에 대해서 "제가 당을 바꾸겠다고 나온 사람이기 때문에, 저의 목소리가, 이 파동이 변화와 혁신의 물결이 될 때까지 단일화에 응한다고 하는 건 오히려 낡은 정치문법에 의탁하는 행위"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에베레스트를 인류가 올라간 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능력 있는 사람만이 그리고 모든 것을 갖추고 세습 받은 사람만이 올라간다면 불공정의 시작"이라며 "베이스캠프를 정상에 가까운 고지에 세움으로써 인류의 에베레스트 등반이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 당이 쳐다보지 않았던, 힘없는 분들, 약자 그리고 청년까지 더 높은 베이스캠프에 올려서 산의 정상에 등반할 수 있는 기회의 공정, 기회의 평등을 드리고 싶다"라는 이야기였다. 그 역시 적극적인 청년 및 여성 할당제를 공약으로 내건 것.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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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젊은 세대의 할당제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계신데, 저 안에서는 예의상 못 물어봤지만, 30% 할당제 하겠다고 하면 뭘 할당하겠다는 건가?"라며 "지방선거 30%를 할당하겠다고 하면 대구 수성갑에 어떤 시의원 자리를 누구에게 주겠다는 건가? 어떤 지역구를 할당 선언하겠다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원칙도 없을 것이고 시행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허한 약속을 남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청년 및 여성 할당제를 주장하는 김웅·김은혜 두 후보를 사실상 저격했다.

단일화 관련 질문에도 이 전 최고위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며 "통합진보당과 민주당이 2012년에 단일화할 때도, 정당간 단일화도 철학 상당 부분이 공유되지 않으면 야합이라 했던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 후보들간에 이견을 좁히는 진지한 대화 없이 선거만 앞두고 단일화하게 되면 똑같은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특히 "김웅 후보가 할당제를 버리면, (단일화) 할 수 있다. 그걸 꺾으면 제가 단일화할 수 있다"라며 "그런데 지금 할당제와 경쟁 선발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핵심적인 쟁점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정리 없이 단일화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라고 밝혔다.

태그:#국민의힘, #전당대회, #김웅, #김은혜,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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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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