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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전 부장검사는 후배 검사인 고 김홍영 검사를 폭행하고 폭언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았다.
 김대현 전 부장검사는 후배 검사인 고 김홍영 검사를 폭행하고 폭언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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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자격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망한 피해자한테 직접 사과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김대현 전 부장검사는 법정을 벗어나자마자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울중앙지법 5층부터 1층까지 계단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가 진행한 결심 공판. 후배 검사인 고 김홍영 검사를 폭행하고 폭언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은 직후다.

김 전 부장검사는 법무부 해임 징계 이후 지난 2019년 8월 변호사 자격 등록을 마친 바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법원 밖까지 뒤따라 오는 취재진을 뿌리치며 전속력을 다해 뛰었다. 취재진의 어떤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검찰 "가해자 폭행이 피해자의 사망 원인"

법정에선 선처를 바랐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먼저 유가족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당시 함께 근무한 동료 검사들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조용히 자숙하고 살겠다"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선고는 오는 7월 6일 오후 2시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김 전 부장검사의 행위가 고 김홍영 검사의 사망 원인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검찰은 "피해자에게 상당기간 모욕적인 언사를 동반한 폭행을 가해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그런 폭행이 피해자의 사망 원인 중 하나가 되어 그 결과가 중하고, 유족 또한 엄벌에 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가해자의 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 측 공소제기에 빠진 김 전 부장검사의 폭행 사실에 아쉬움을 다시 드러냈다. "피고인의 잘못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공판 직후 "공소제기에선 빠졌지만 고 김홍영 검사가 극단적 선택하기 바로 전 날 퇴근 직전까지 20분 동안 부장검사에게 불려가 폭언을 들었어야 했다"면서 "사망 이후 유족들이 서울남부지검을 찾았을 때 피고인은 그 자리에 배석해 자기가 아무 책임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고,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아래는 고 김홍영 검사의 부모가 지난 24일 작성해 25일 판사에게 접수한 탄원서 전문이다.

"법조인 자격 박탈 피하기 위한 꼼수 계속... 화가 치밀어"

탄원서

이 탄원서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고 김홍영 검사에게 폭행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사건에 대한 탄원입니다.

저는 고 김홍영 검사의 아버지입니다.

지난 4월 27일 변론일에서 김대현 전 부장검사 측은 기존에 신청한 증인들을 모두 철회하고 공판 당시 부동의한 증거들에 대해서도 "일괄 동의한다"하고, 양형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한다고 한 사항에 대해 보도를 접한 후 부모로서 어이가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되고 화가 치밀어 탄원합니다.

아시다시피 김대현은 대검찰청 징계위원회에서 해임을 당한 후 법무부를 상대로 해임처분취소소송을 하여 패소 당한 후 2차로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 패소하고 또 다시 대법원에 항소하여 해임이 정당하다 한 자입니다.

그런 행위가 이번에도 계속 자기의 잘못은 온데간데없고 갑자기 증인 채택을 철회하고 그동안 부동의 부분을 동의한다는 등의 행위와 함께 형량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한다는 것은 자식을 잃어버린 저희들의 아픔을 헤아리는 반성은커녕 오직 자기의 처벌 수위만 낮춰 보려는 아주 후안무치하고 치졸한 인간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어떤 방법이든지 간에 처벌 수위를 낮춰 법조인의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으려고 하는 꼼수로 보여집니다. 이런 자는 대한민국의 법조인으로써 단 일도 자격이 없으며, 법조인이 된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김대현은 부하 검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 한 가지 사실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그런 행위를 한 자입니다.

판사님! 김대현은 인간적으로 용서받기에 너무나 부족한 자이며, 반드시 엄한 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김준혁 판사님! 아들이 상사의 폭행 등으로 세상을 등져버린 이 충격을 죽을 때까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없습니다. 김대현이라는 자를 생각하면 심장이 뛰고 두근거려서 안정을 찾기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이 아픔을 가슴에 안고 사는 우리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태그:#김홍영, #부장검사, #폭행, #후배검사,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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