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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인천 영종국제도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으로서, 가해 학생들은 피해자가 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119를 곧바로 부르지 않았다. 

청원에는 '영종도는 큰 병원이 없어 다리를 건너 나가야합니다.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리는데..'라는 호소가 포함되어 있어, 가해학생들의 늦은 신고뿐만 아니라 영종도 내에 응급 의료 시설의 부재도 피해자가 골든타임을 놓친 원인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심장마비인 경우에는 4~6분 이내, 대량 출혈과 같은 중증 외상은 1시간 이내, 뇌졸중인 경우에는 3시간 이내에 적절한 응급처치를 해야 생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응급의료센터가 있는 큰 병원이 영종도에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2018년 8월, 인천국제공항에서 70대 노인이 떡을 먹다 기도 폐쇄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역시도 골든타임을 놓쳐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인천국제공항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연수구 나사렛국제병원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30분, 중구 인하대병원까지는 최소 36분으로, 영종도에서는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2026년 연세 송도세브란스 병원이 개원되는 경우에도 35분이나 소요되어, 영종도 바로 옆에 있는 송도신도시에 병원이 세워진들 달라질 것이 없다. 또, 작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로 종합병원 설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설립에 있어서 어떠한 진전도 이루어지지 않아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렇게나 필요한데 왜?
 
영종국제도시에 종합병원 건립을 청원하는 글의 일부.
 영종국제도시에 종합병원 건립을 청원하는 글의 일부.
ⓒ 청와대 청원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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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종국제도시의 인구 증가 속도는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으며, 인천국제공항도 2023년 4단계 활주로가 완성되면 연간 1억 4천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그 규모가 세계 최대 수준에 이른다. 

그러나 종합병원을 유치하려면 인구가 30만 명 정도가 돼야 종합병원 운영의 수지타산이 맞아 운영이 되는데, 영종도 인구는 아직 10만 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민간종합병원을 설립하는 것이 어려워,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종합병원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박남춘 인천시장은 2020년 6월부터 정부에 "공항 인근 공공종합병원 신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건의했다. 

또, 인천시 경제청에서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건립 공동지원책 마련을 위해 2019년 9월부터 시의회, 인천시, 인천경제청, 중구청, LH, 인천국제공항공사와 6자 협의체를 구성, 운영하면서 적극적으로 정부를 설득하며 설립 추진을 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조광휘 의원 "전국민 서명운동 전개할 생각"
 
제269회 인천광역시의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조광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제269회 인천광역시의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조광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인천광역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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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의회 조광휘(중구 제2선거구) 의원은 지난 2018년 제8대 인천시의회가 개원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인천시와 정부가 앞장서서 조속히 공공종합병원을 건립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오면서, 건립 문제와 관련한 대부분의 일정에 참석하였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민공감대 형성'과 '명확한 대응논리를 가지고 정부를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대구 및 대전 등 다른 지역 사례들처럼 인천도 시민단체 등과 민관협력체를 구성하여 전국민 서명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조광휘 의원은 지난 인천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 자리에서 기존 6자협의체에 인천시의회 인천공항 경제발전특별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을 포함한 민관협력체를 구성 및 운영할 것을 인천시에 제안하여 지역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민관협력체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영종도 공공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전국민 100만 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지난 3월 '제269회 임시회'에서 언급한 바 있어,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생각이냐"라는 질문에 조광휘 의원은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병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인천국제공항지역에 공공종합병원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대다수의 국민들께서 이해하시고 공감하시리라 생각한다. 이를 중점으로 하여 서명운동을 전개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또 "왜 꼭 영종도에 공공종합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주민들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생명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며, "공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형 항공기 재난 사고는 물론 해외 감염병 유입 요소가 상존하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인천국제공항지역에 공공종합병원 건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여 공공종합병원 건립이 코로나 사태에만 한정되어 있는 문제가 아닐뿐더러, 지역 주민들을 포함한 모든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 생명권과도 직결되어 있는 문제임을 지적했다.

"공공종합병원 설립을 위해 지금 당장 어떤 문제가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감염병 등의 사회재난 예방을 위해 예비타당성을 면제하여 공공의료시설 확충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에 종합병원 설립의 예비타당성 면제 조치를 강력히 요청해야 하며, 실제로 지난 인천광역시의회 본회의 시정 질문 자리에서도 건의한 바 있다"고 답했다. 

예비타당성이란 국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에서의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평가된다. 조광휘 의원은 "예비타당성 면제가 반영된다면 행정절차 2년, 공사 3년으로 5년이면 공공종합병원 개원이 가능하다"며 "인천시가 중앙정부를 지속적으로 설득하여 예비타당성이 면제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태그:#영종국제도시, #공공종합병원, #조광휘,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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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에 재학중인 이채연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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