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화이자-바이오앤텍의 코로나19 백신
 화이자-바이오앤텍의 코로나19 백신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정부가 지난 24일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을 추가 계약했다고 발표하며, '백신 수급' 불안 논란은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총 물량을 9900만 명분까지 확보하면서 11월 집단면역과 더불어, 부스터 샷(3차 접종)까지 대비한다는 것이다. 

물론 화이자의 경우 국내 위탁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실제 공급까지 불안 요소가 있다. 그러나 홍남기 총리대행은 26일 대국민담화에서 "3월 24일부터 매주 화이자 물량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고, 제약사와 계약한 백신 도입 물량이 지연된 사례는 없다"며 공급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화이자 백신 2000만 명분 추가 계약은 단순한 백신 확보 의미를 넘어선다.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의 중심 축이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화이자로 이동함을 시사한다. 정부의 백신 도입 로드맵에 따르면, 현재 화이자와 직접 계약한 백신은 3300만 명분으로 정부가 도입하고자 하는 백신의 약 1/3을 차지한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한 백신은 1000만 명분에 불과하다. 

백신 접종 중심축의 이동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백신 수급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백신 수급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정부는 지난해(2020년) 7월부터 백신 선구매 협상에 나서면서 당시 3상 임상시험이 가장 빠르게 진행됨과 동시에 가격이나 유통 측면에서 우위에 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주로 접종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해명이 늦어, 미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3상 임상시험이 7주 동안 지연됐고, 유럽의약품청의 사용 승인도 1월 말에나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백신 접종도 늦어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희귀 혈전' 발생이 보고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접종 계획은 야당과 보수 언론의 공격에 직면했다.

결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선두주자이면서 동시에 가장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평가받는 화이자 백신 대량 확보에 나서 그간의 논란을 불식시키고 3분기·4분기 백신 접종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더나, 얀센, 노바벡스 등도 도입될 예정이지만, 아직 공급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스터 1회 접종까지 고려한다면 mRNA 플랫폼이 유리하다. mRNA는 변이된 부분을 편집해서 다시 제조하기가 간편하다"라며 화이자 등의 mRNA 백신이 선호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화이자는 가장 먼저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으면서 안전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라며 "청소년에 대한 임상 결과도 발표되고, 미국은 임산부에 대한 접종 계획도 시사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용률 낮아질라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전문가들은 화이자 백신 추가 도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역설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수용도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정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3분기에 화이자 백신이 본격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오히려 (아스트라제네카 중심의) 2분기 접종률이 떨어질 수 있다"라며 "주말 사이 현장에서 느끼는 백신 접종 동의율이 감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정부의 접종 계획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 국민들이 3분기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접종을 미루는 현상이 일어나면, '희귀 혈전' 논란이 있었던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등은 추후에 사용하기조차 어려워질 수도 있는 셈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선택지를 넓게 만든 건 좋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수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은 우려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60세 이상은 희귀 혈전증 케이스도 없고, 영국에서는 60세 이상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효과가 높게 나오고 있다"라며 "고령층을 설득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주로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언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보도를 지양해달라고 강조했다. '백신의 정쟁화'를 부추기며 접종률을 낮추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 

정기석 한림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정부로서는 화이자 위주로 접종 계획을 수정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잘 판단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수용도가 낮아지는 것은 우려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태그:#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