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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동화상경마장폐쇄주민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이날로 폐쇄되는 대전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 앞에서 해단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주민대책위가 보도에 세운 표지석.
 "월평동화상경마장폐쇄주민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이날로 폐쇄되는 대전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 앞에서 해단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주민대책위가 보도에 세운 표지석.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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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동화상경마장폐쇄주민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이날로 폐쇄되는 대전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 앞에서 해단식을 개최했다.
 "월평동화상경마장폐쇄주민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이날로 폐쇄되는 대전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 앞에서 해단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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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으로부터 우리 아이들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 주민과 시민사회가 함께 한 21년을 기억합니다."

31일 오전 대전 서구 월평동에 위치한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앞 보도에 '월평동화상경마장폐쇄주민대책위원회(이하 주민대책위)'가 마련한 표지석이 제막식을 통해 드러났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월평동 화상경마장은 31일부로 영업을 종료한다. 지난 1999년 7월 영업을 시작한 화상경마장은 주거지 및 학교 등과 가까워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로부터 끊임없는 이전 요구를 받아왔다.

처음 화상경마장이 들어설 때는 지역경제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됐다. 지하 6층·지상 12층 규모의 건물에서 매주 금·토·일 열리는 화상경마장에 수천 명의 입장객이 몰렸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업소도 하나둘 늘어났다. 실제 이곳은 2019년 기준 2442억 원의 매출과 195억 원의 레저세 등의 세금을 냈다.

하지만, 지역은 점차 피폐해졌다. 화상경마장이 영업을 하는 금~일요일에는 주차 전쟁이 일어났고, 도박에 빠진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했으며, 유흥시설 및 퇴폐업소만 늘어갔다.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에 주민들이 떠나갔고, 지역 상권은 갈수록 침체됐다.

결국, 지역주민들은 화상경마장이 확장하던 2014년 주민대책위를 꾸려 '폐쇄'를 위한 대응활동을 시작했다. 수많은 집회와 기자회견, 1인 시위를 진행했고, 정치권과 행정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이러한 노력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이전' 공약으로 채택됐고, 2017년 '이전지 결정과 관계없이 2021년 3월 31일 폐쇄'가 결정됐다.

주민대책위 "마을 되살리는 과제 남아... 지속적 관심 가지고 참여할 것"

드디어 화상경마장이 문을 닫는 이날, 주민대책위는 해단식을 열고 그동안의 노력과 성원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인사말에 나선 김대승 주민대책위원장은 "1999년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후 약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도박장이 우리 마을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2014년 주민대책위가 꾸려진 후 많은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정치권, 행정기관 등에서 힘을 모아 주셔서 결국 이 화상경마장이 폐쇄되게 됐다"며 "정말 감격스럽다. 그 동안 이 결과를 위해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비록 주민대책위는 해산하지만 이 공간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이곳에 좋은 시설이 들어와서 우리 마을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1일 대전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에 내걸린 폐쇄 안내현수막.
 31일 대전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에 내걸린 폐쇄 안내현수막.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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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동화상경마장폐쇄주민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이날로 폐쇄되는 대전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 앞에서 해단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표지석 제막식 장면.
 "월평동화상경마장폐쇄주민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이날로 폐쇄되는 대전 서구 월평동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 앞에서 해단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표지석 제막식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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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책위는 또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1999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장밋빛 환상 속에 주택가 한가운데 들어선 도박시설은 지역을 피폐하게 만들었고, 주민들을 떠나가게 했다"며 "늘어난 세금은 시민들이 그보다 몇 배에 달하는 돈을 도박에 탕진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는 묻혔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2014년 화상경마장 확장 소식에 주민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인근 자생단체를 비롯해, 대전의 많은 시민사회가 함께 모였고, 도박시설이 마을에 있는 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본질을 알게 됐다"면서 "그 이후 정부, 자치단체, 국회, 청와대 등 어디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드디어 오늘 월평동 화상경마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밝혔다.

주민대책위는 끝으로 "화상경마장은 사라지지만 도박시설은 우리 아이와 이웃을 위협한다는 것을, 그리고 화상경마장 폐쇄는 주민과 시민사회, 언론, 정치권 모두가 힘을 합쳐서 얻어낸 결과라는 것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며 "아울러 우리 마을을 되살리는 남은 과제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해단식에서는 그 동안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해 노력한 허태정 대전시장, 박범계 국회의원, 장종태 서구청장, 전문학 전 대전시의원 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한 김대승 대책위원장에게도 공로패를 전달했다.

한편, 이날 해단식 마지막 순서는 그 동안의 주민대책위 활동을 기념하는 '표지석' 제막식이 장식했다.

태그:#화상경마장, #마권장외발매소, #주민대책위, #도박장, #월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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