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지난 10년간 87만 평의 공공택지를 민간에 팔아 5조5000억여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의 최근 10년간 23개 지구 택지 판매이익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는 SH공사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사업지구별 택지매각 현황(2011년 1월 1일∼2020년 12월 31일), 분양가 공개서를 참고했고, KB부동산과 부동산뱅크 등의 시세 정보를 활용했다.
조사 결과 SH공사는 2011∼2020년 서울 시내 28개 사업지구에 총 86만7993평의 택지를 팔았다. 총 매각액은 14조2363억원으로 1평당 평균 1640만원에 팔았다. 매각한 택지의 전체 조성원가(토지 수용과 조성)는 8조7679억원. SH공사가 토지 매각을 통해 5조4684억원의 이득을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업지구별로 보면 마곡 지구에서 가장 큰 이득을 봤다. 마곡지구는 3조9624억원(37만평)을 들여 토지를 조성해, 모두 6조5009억원에 팔았다. 총 2조5385억원의 이득을 봤다. 평당 차액이 가장 큰 곳은 문정지구로 판매가는 2858만원, 조성원가는 1734만원으로 1125만원의 차액이 있었다.
경실련은 "이렇게 판매된 토지의 현재 시세를 따져보면 평당 4340만원, 총 37조7000억 원"이라며 "신도시 공공택지를 민간에 팔지 않고 장기 공공주택으로 공급했다면 값싸고 질 좋은 공공주택을 대거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H공사는 공적임대주택 건설 등 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조성 토지를 매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SH공사 측은 "13만호의 공적임대주택 건설 사업을 추진하며 매년 3500억원 수준의 막대한 손실이 발행했으며, 공공분양사업과 택지 매각을 통해 발생하는 최소한 수익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