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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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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일본이 과연 받아들일지 모르겠네요."

16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통화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행에 대해 이렇게 조심스런 견해를 밝혔다.

이날 오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이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도록 국제사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수십년 간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하나만 바라고 싸워온 할머니의 마지막 호소였다.

90이 넘은 이 할머니는 "나는 나이도 이제 많고 (먼저 간 다른) 할머니들이 '여태까지 너는 뭘하고 왔느냐' 하면 할 말이 없다, 여태까지 묵묵히 해나갔고 다 했지만 아무 진전이 없다"며 눈시울을 훔쳤다.

보도를 통해 할머니의 호소를 접했다는 호사카 교수는 "90년대초 김학순 할머니의 폭로 이후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1월 8일 한국 법원에서 위안부 판결이 할머니들의 승소로 끝났는데, 일본은 판결을 철저히 무시하고 오히려 한국측이 국제법 위반을 저질렀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게 이같은 판단의 배경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그런 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격으로 위안부 문제가 정말 국제법 위반인지 할머니가 최고의 재판소로 생각하시는 ICJ에 회부해 판단하자는 취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재판에도 응하지 않는 일본이 ICJ에 갈까"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고 배춘희 할머니를 비롯해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고 배춘희 할머니를 비롯해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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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그리 밝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ICJ행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몇 년 전 ICJ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됐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리 한국측이 ICJ에 제소하더라고 일본측이 받지 않으면 재판에 갈 수 없다.

사실 최근 일본에서도 위안부 판결에 자극받은 일부 세력 사이에서 ICJ로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가 ICJ행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집권 자민당 외교부회가 ICJ로 가자는 의견을 외무성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을 우려했는지 지금은 잠잠하다.

호사카 교수는 "한국 재판에도 응하지 않는 일본이 ICJ에 왜 가겠냐"며 부정적으로 봤다. 오히려 그가 우려하는 것은 일본측이 독도 문제까지 같이 ICJ에 가자고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독도 문제를 ICJ로 가져가자고 주장해왔어요. 그런데 독도는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죠. 너무나 명백한 한국땅입니다. 그런데 한국이 위안부 문제를 ICJ로 가져가자고 하면 일본은 반드시 독도를 걸고 넘어질 겁니다. 한국 정부는 이런 부작용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 된 거죠."

"법정에서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면 다퉈볼 만하다"

그러나, 만약 한국이 이러한 난관을 헤치고 실제 ICJ에 간다면 일본과 다퉈 이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6일 아사히신문의 웹진에 실린 <일본은 위안부판결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도 패소한다>라는 글을 소개했다.

이 글을 쓴 일본 오비히로축산대학 스기타 사토시 교수는 3가지 이유를 들어 일본이 주장하는 '주권면제(국가는 재판의 대상이 아니다)'가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점쳤다.

▲ 첫째, 위안부 재판의 대상이 보편적 문제인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는 점 ▲ 둘째, '인도에 반하는 죄'에 대해 일관되게 책임을 인정해온 독일과 달리 일본은 국가 책임을 전적으로 인정한 적 없다는 점 ▲ 셋째 위안부 제도는 한반도가 식민지였기 때문에 대규모로 이뤄질 수 있었는데, 식민지배에 대한 최근의 인식변화가 판결에 적잖은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 등이다.(관련기사 : 일본 교수 "위안부 판결, 일본은 ICJ 가도 패소할 것")

사토시 교수는 특히 지난 2012년 독일이 2차대전중 이탈리아인 강제노동 ICJ 판결에서 '주권면제'를 인정받았는데 이 판례에 따르면 일본측의 '주권면제' 주장도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오히려 공판의 사실인정 절차를 통해 위안부의 실체가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사카 교수는 "한국 정부가 이러한 점들을 ICJ 법정에서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면 다퉈볼 만하다"고 말했다.

"램지어 교수 논문 국제적인 검증작업 진행중"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킨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킨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 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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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교수는 "최근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내용의 미국 하버드대학교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한 국제적인 검증작업이 벌어지고 있다"며 "검증이 완료되면 ICJ 재판에 준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논문을 싣겠다던 학회지가 정식으로 전 세계의 학자들로부터 코멘트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ICJ재판과 유사한 방식의 학술적, 법적 반박이 이뤄질 것이라며 분명하게 '위안부는 성노예'라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사카 교수는 다만 이런 학문적 결과가 나오더라도 일본 극우파들은 계속 똑같은 주장을 할 것이라며 "ICJ에 가는 것은 이런 논란을 끝낼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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