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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인근에서 이동하는 배달 오토바이
 강남역 인근에서 이동하는 배달 오토바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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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했으면 배달일 하겠어요?"

지난 3일 한 커뮤니티에는 배달 대행업체 사장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학원 선생님으로부터 폭언과 비하 발언을 들었다"는 글과 녹음 파일을 올렸다.

누리꾼은 자신의 업체에 소속된 라이더가 학원에 배달을 갔을 때 선생님이 계산을 지연해 갈등을 빚었고, 그 후 선생님이 전화를 해서 20분 가량 항의를 했다고 하소연했다. 

녹음 파일에는 한 여성이 배달업체 지점장에게 "공부 잘하면 배달일 했겠어요", "공부 못하니까 할 줄 아는 게 배달밖에 없거든요", "기사들이 뭘 고생해, 오토바이 타고 부릉부릉하면서 음악 들으면서 다니잖아", "돈 많으면 하겠어요? 돈을 못 버니까 그 일을 하겠죠", "(투잡인 배달노동자에 대해) 회사에서도 인정받으면 그 짓 하겠어요?" 등의 비하 발언을 퍼붓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글은 '학원 강사 배달 갑질 사건'으로 명명되며 SNS상에 일파만파 퍼졌고, 학원 선생님이 재직중인 것으로 추정됐던 A어학원 동작캠퍼스에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라이더유니온은 3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 알려진 사실관계에 대해 정정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기사에 대한 갑질 녹음 파일은 피해자가 올린 게 아니다"라며 "라이더유니온과 피해자는 이 사건이 인터넷 상에 회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게시물을 올린 누리꾼이 피해 당사자가 아닐 뿐더러 공론화를 원치 않으므로, 라이더유니온 측은 "배달대행업체 지점장인 것처럼 올린 게시글은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A어학원 동작 캠퍼스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며 "가해자는 학원의 셔틀버스 도우미였으며 2월 1일 근무 후 일을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원에 대한 별점테러와 악의적인 비난을 멈춰 달라"라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피해자와 라이더유니온이 바라는 것은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어린 사과다. 손님은 공인이 아니며, 개인일 뿐이다"라며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사회적 비난을 자제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또한 "이것이 단순히 '나쁜 손님'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며 배달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배달노동자들에게도 최소한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고 여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가해자는 스스로 '천 만원 버는 학원 선생님'이라고 밝혔지만, 라이더유니온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학원 임시직으로 일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라며 "가해자가 공인이 아닌 만큼 과도한 비난은 멈춰 달라"라고 밝혔다.

태그:#배달갑질, #라이더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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