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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지하상가 어벤저스 4인방. 왼쪽부터 정태희(39, 여자옷 아저씨), 이대엽(36, 이사장 부띠끄(매장명:위 플래시), 김경훈(39, 데님스토리), 박윤서(37, 임마누엘(매장명:옷값이 순진합니다)씨다.
 부평지하상가 어벤저스 4인방. 왼쪽부터 정태희(39, 여자옷 아저씨), 이대엽(36, 이사장 부띠끄(매장명:위 플래시), 김경훈(39, 데님스토리), 박윤서(37, 임마누엘(매장명:옷값이 순진합니다)씨다.
ⓒ 김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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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기, 소상공인의 어려움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런 때에 새로운 자구책을 마련해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부평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태희(39, 여자옷 아저씨), 김경훈(39, 데님스토리), 박윤서(37, 임마누엘[매장명:옷값이 순진합니다]), 이대엽(36, 이사장 부띠끄[매장명:위 플래시])씨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라이브 커머스(라이브 스트리밍과 전자상거래의 합성어로, 실시간 동영상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송) 판매자로 나섰다. 플랫폼은 라이브 커머스 쇼핑앱 그립(GRIP)이다. 특별한 장비 없이 일주일에 3, 4번 휴대폰 어플을 활용해 실시간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한 번 방송 할 때마다 약 400~600 명가량의 소비자들이 참여하는데 이들과의 소통이 곧 매출로 이어진다.

아직은 시작단계인 만큼 이들은 서로 돕는 차원에서 합동방송을 진행하기도 하고, 정보도 공유하며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져나가고 있다. 특히 가끔 진행하는 합동방송 이후 실구매자들로부터 '부평 어벤저스 4인방'이란 닉네임을 얻었을 만큼 사이도 돈독하다. 위기를 기회 삼아 함께 걸어나가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네 명의 젊은 사업가들을 만나보았다.

포멀, 기본스타일 옷, '여자옷 아저씨'​

독특하거나 개성 있는 옷보다는 무난한 스타일의 여성 옷을 판매하는 곳이다. 정태희 대표는 여성복 엠디(MD) 경력을 살려 4년 전 부평지하상가에 문을 열었다.

"사실 코로나 이전까진 괜찮았어요. 그런데 이번엔 제 노력으로 극복이 안 되는 상황이었죠. 특히 이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편인데 발길이 뚝 끊어지니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여자옷 아저씨' 정태희 대표와 라이브 방송 장면
 "여자옷 아저씨" 정태희 대표?와 라이브 방송 장면
ⓒ 김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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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라이브 방송에서 가격대비 퀄리티 높은 상품만을 소개하며 재구매율을 70%까지 끌어 올렸다. 재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또 다른 비결은 구매자의 욕구에 맞는 정보 전달력이다. 여기에 가끔은 협력업체에서 들여온 고가의 옷을 특가상품으로 내놓기도 한다.

그는 "아내의 권유로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하게 됐는데 굉장히 즐겁다"며 "원래는 부평지하상가에서 4~5개의 매장을 갖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젠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으로 꿈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갑자기 닥쳐온 코로나로 하루하루 무기력하고 우울했다는 정 대표는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성취감은 물론 마인드까지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는 "라이브 커머스로 판매되는 상품은 무척 다양하다"며 "판매하려는 상품을 소개하고 배송까지 가능하다면 누구나 제약 없이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바지 고수의 집, '데님 스토리'​

17세부터 청바지만을 판매해온 청바지 고수, 김경훈 대표의 가게에도 코로나 한파가 밀려왔다. 코로나 이전엔 줄을 서서 계산해야 할 만큼 좋았던 가게 매출이 90%까지 떨어졌다. 유동인구가 없어진 시점에선 아무리 좋은 물건이어도 답이 없었다. 그러던 중 다른 옷가게에서 라이브 커머스 판매자로 나선 가게주인을 보게 되었다.

"라이브 방송판매도 꽤 좋다는 옷가게 주인 말 한마디에 그날 밤 바로 방송을 준비했어요. 하지만 솔직한 심정은 '내가 왜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었죠. 또 한편으론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데님 스토리’ 김경훈 대표
 ‘데님 스토리’ 김경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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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는 현재 이용하고 있는 플랫폼 '그립'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연예인을 제외한 소상공인 중에서 1순위다. 덕분에 이달의 그리퍼로 선정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전부 해결된 건 아니지만 매장을 유지할 정도의 수준까진 회복되었다.

"사실 첫 방송 이후 3~4개월 정도는 매출도 적고 방송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울 앞에 서서 끊임없이 연습했죠. 방송이 끝나면 빼놓지 않고 다시보기를 하며 놓친 부분이나 수정할 사항이 없는지도 분석했고요."

여기에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진행하는 이벤트와 할인쿠폰 추첨, 바지 무료나눔 등 판매 전략도 매출을 올리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

그는 "이곳 상가에서도 제 권유로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신 분들이 꽤 있는데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사람마다 방송 진행방식도 다르고, 상품에 대한 전략도 다른데 막연히 희망만 갖고 시작했다 안 되면 접는 것 같다, 무엇보다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남녀 빅사이즈 옷 전문, '임마누엘(옷값이 순진합니다)'
  

박윤서 대표는 부평지하상가가 생겨난 초창기부터 20여 년 넘게 운영해 오던 부모님의 가게를 6년 전부터 맡아 운영하고 있다. 오래된 가게이니만큼 단골손님도 꽤 많았지만, 여지없이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위태위태 했죠. 그러다 옆 가게에서 수시로 택배가 나가는 걸 보고 신기해서 직접 가 물어봤어요. 당시는 사장님과 친하지 않았는데도 친절하게 라이브 커머스 판매에 대해 알려 주시더라구요. 물론 그 전부터 저도 온라인 판매는 준비하고 있었는데 오픈매장까지 운영하다 보니 쉽지만은 않았어요. 그에 비해 라이브 커머스는 시스템 자체가 너무 편하게 느껴져 바로 시작하게 됐죠."  
 
(왼쪽) ‘임마누엘’ 박윤서 대표 / (오른쪽) ‘임마누엘’ 라이브 방송 장면
 (왼쪽) ‘임마누엘’ 박윤서 대표 / (오른쪽) ‘임마누엘’ 라이브 방송 장면
ⓒ 김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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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을 통한 실시간 방송에서 박 대표의 전략은 단연 가격이다. 신상 위주의 좋은 제품을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이미 만들어 놓았으나 코로나 여파로 판매가 어려워진 제작사의 물량을 전부 구입하는 대신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받아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에 서로 좋은 거지요. 저렴하게 팔면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고요. 좋은 물건을 싸게 판매해 줘서 고맙다는 댓글을 보면 보람과 감동도 느낍니다."

여기에 아내와 함께 진행하며, 서로 티격태격 하는 모습 등 솔직하면서도 재미요소까지 더한 방송은 방문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덕분에 코로나로 없어졌던 매출 80% 중 40% 정도는 회복되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 이것저것 해보려는 노력을 참 많이 하다 그립을 알게 되었고, 실시간 라이브 방송도 시작하게 되었는데 다른 분들도 빨리 시도해봤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 좀 더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판매해보고, 열심히 해서 하루하루 발전하고 가족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중·저가 착한가격 옷, '이사장 부띠끄'


이대엽 대표는 중·저가 의류를 판매한다. 그가 라이브 커머스 판매자로 나서게 된 계기는 매장에 손님으로 온 중국인 유학생 때문이었다. "우리 매장에 온 손님이 실시간 방송으로 옷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구입 후 재판매하더라고요. 그 전엔 온라인 판매가 다인 줄 알았는데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 거죠."

"지난해에는 2단계 넘어가면서 매장에서의 적자가 무척 심했어요. 특히 지하상가가 밀폐된 곳이다 보니 오가는 사람이 매우 적었죠. 전년 대비 60~70% 까지 매출이 하락할 정도였어요."
  
(왼쪽) ‘이사장 부띠끄’ 이대엽 대표 / (오른쪽) ‘이사장 부띠끄’ 라이브 방송 장면
 (왼쪽) ‘이사장 부띠끄’ 이대엽 대표 / (오른쪽) ‘이사장 부띠끄’ 라이브 방송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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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6월부터 오후 8시 이후 매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시작 당시엔 고객과 친해지며 소통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다 가을 즈음 단골고객이 늘면서 매출도 차츰 오르기 시작했다. 현재는 월세와 생활비를 방송 매출로 충당할 만큼 성장했다. 비결은 퀄리티 높은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방송에서 2~3가지 정도의 품목을 정해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추첨을 통해 무료나눔도 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시장 트렌드가 바뀌어 실제로 방송 잘하는 친구 중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아예 접고 온라인 판매로 가닥을 잡으려는 친구도 있다"며 "지금 이렇게 어려운 시기야말로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기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바쁘게 지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제 최종 목표가 자사몰을 만들어 상품제작과 판매를 함께 하는 것인 만큼 이를 위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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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글쓴이는 'I-View' 객원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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