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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에 관한 최초의 저술인 <조선창극사>에서 저자인 정노식은 충남 홍성 출신 최선달(최예운)과 천안 목천 출신 하한담이 부른 춘향가를 판소리의 효시라고 말하며, 판소리가 충청도 소리꾼에 의해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판소리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목원대학교 최혜진 교수도 제39회 대한민국국악제 학술세미나(2020년 10월)에서 "중고제는 홍성의 최예운(최선달)을 최초의 명창으로 하여 18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판소리의 중요한 줄기를 형성하였으며, 동편제와 서편제 등으로 분화발전할 수 있는 토양의 역할을 하였다"고 설명했다.
  
초기 명창들 대부분 충청도 출신, 서산은 중고제 본고장

그래서 판소리 초기 명창들 대부분이 충청도 출신이다. 전기 8명창 중 방만춘과 고수관 명창은 서산, 진양조장단을 창시한 김성옥은 논산, 가야금 병창을 만든 김제철은 청주(or공주), 황해천은 공주(or김제), 염계달은 예산(or충주, 여주)이다. 박동진 명창도 생존시에 "초기 판소리계는 전라도가 충청도를 당해내지 못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충청도 출신 명창 중에서 방만춘과 고수관, 방만춘의 손자 방진관(방응교), 김봉문, 당대 최고 소리꾼 심정순, 가야금병창의 달인 심상건(심정순의 조카), 심화영(심정순의 딸)은 서산 출신이다.

가수 심수봉이 심정순의 손녀이며, 가야금 명인 황병기씨가 심상건의 제자였으며, 마당극의 대가 윤문식 김종엽 배우도 서산 출신이다. 가야금산조의 대가 심창래도 서산 출신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산을 '예향의 마을', '판소리 중고제의 본고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구한말과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중고제는 동편제와 서편제에 밀려 점점 인기를 잃어갔고, 지금은 그 명맥마저 희미해져 사람들의 기억에서 아득해져 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서산시의회 이수의 부의장은 사라져가는 중고제 부활을 위해 2020년 9월에 중고제 판소리 보존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의하여 통과시켰다. 올해 1월 13일에는 5분 발언을 통해 서산 중고제의 학문적 체계화, 음반복원과 전승활동에 대한 지원, 저변확대를 위한 축제 개최를 제안했다.

이수의 의원을 지난 14일 오후 서산 해미읍성에서 만나 중고제 지원에 관한 조례와 최근 의회에서 발언한 제안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고제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 전국에서 처음
 
해미읍성 동헌 정문에서 이수의 의원은 전국에서 최초로 중고제 판소리 보존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통과시켰다. 그리고 서산시의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서산 중고제 가무악에 대한 학문적 체계화, 음반복원과 전승활동에 대한 지원방안, 중고제 축제 개최 등을 제안했다.
▲ 해미읍성 동헌 정문에서 이수의 의원은 전국에서 최초로 중고제 판소리 보존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통과시켰다. 그리고 서산시의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서산 중고제 가무악에 대한 학문적 체계화, 음반복원과 전승활동에 대한 지원방안, 중고제 축제 개최 등을 제안했다.
ⓒ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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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의 부의장은 2020년 4월 29일에 중고제 지원 조례를 발의하여 9월 25일에 조례가 통과되었다. 전국에서 중고제 판소리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은 처음 있는 사례다.

"서산에서 '심화영 중고제 판소리 보존회'가 있어 많은 활동을 하는데,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활성화가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중고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지원을 하더라도 법적 근거가 있어야 되니까 조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전국에서 처음 만드는 조례이다 보니 검토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한 5개월 정도 소요됐습니다."

그는 시차원에서 중고제를 육성할 필요가 있으며, 지속적인 연구와 조사를 통해 학문적 체계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도와 서산에 훌륭한 명창들이 많았음에도 우리는 중고제 판소리에 대해 너무 잊고 살았어요. 그래서 명창들의 음반과 자료들을 복원하고, 이것을 학술적으로 체계화시켜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 최근 중고제에 관한 세미나를 2번 정도 개최했는데, 지원을 통해 학문 연구가 계속 진행되다 보면 중고제에 대한 이론적 틀이 확립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자료와 음반 복원 필요, 축제를 통해 중고제 알려야

최근 공주시는 중고제 음반을 디지털로 복원해서 도서관이나 학교 등에 무료로 배포했다고 한다.

"서산시가 좀 더 일찍 중고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어야 되는데, 좀 늦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심정순 명창의 딸인 심화영 선생이 서산에서 충남문화재로 활동하셨기 때문에 그 분이 가지고 있었던 자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찾아서 복원을 시켜놓으면 연구와 중고제 전승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요."

이수의 의원이 축제를 제안했으나 중고제는 아직 이론적인 틀도 잡혀 있지 않고, 전승맥도 희미한 상태라 축제가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최근까지 심화영 명창으로 중고제 맥이 이어져 왔고, '심화영 중고제 판소리 보존회'에서 이것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고제는 경기 충청 지역에서 유행했던 판소리라 서산만이 가지고 있는 중고제는 아니지만 서산이 중고제의 본고장이었고, 이쪽에서 명맥을 계속 이어가고 있으니까 축제를 통해 다른 지역의 소리꾼들이 참여하는 그런 기회를 만들어 가다 보면 중고제가 복원되고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심화영 명창이 생존해 있을 때 중고제 판소리가 전승되지 못했다. '서산시에서 좀 더 일찍 지원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저도 중고제 판소리가 전승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데, 심화영씨의 승무분야 전수조교로 활동하고 있는 외손녀 이애리씨가 '심화영 중고제 판소리 보존회'를 만들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이예리씨가 심정순 선생 집안사람이니까 자료들도 많이 가지고 있을 겁니다. 이제 지원이 되면 그런 것들을 디지털화 해서 복원시키고, 복원된 자료들을 가지고 전승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올해부터는 지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심화영 명창도 생존에 "중고제 판소리를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전승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중고제가 근간이 되어서 동편제나 서편제로 흐름이 이어나갔기 때문에 판소리의 근간이 되는 중고제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중고제를 잘 모르고, '중고제는 재미가 없다', '좀 고루하다', '너무 옛 것이다'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유적지도 정비하고, 행사나 축제를 통해 사람들이 중고제를 자주 접할 수 있게 해서 인식을 바꿔나가야 돼요." 

중고제 명창들 생가 복원과 기념관 건립 등 갈 길 멀어
 
해미읍성내 풍경이 아름다운 객사앞에서  이수의 의원은 중고제 명창들의 기념관 건립 필요성을 말한다. 그는 "특정한 분을 위한 기념관 보다는 그동안 활동한 서산출신의 명창들을 위한 기념관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서산과 해미출신의 명창들이 많은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런 지역의 명창들을 잘 연구하고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해미읍성내 풍경이 아름다운 객사앞에서  이수의 의원은 중고제 명창들의 기념관 건립 필요성을 말한다. 그는 "특정한 분을 위한 기념관 보다는 그동안 활동한 서산출신의 명창들을 위한 기념관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서산과 해미출신의 명창들이 많은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런 지역의 명창들을 잘 연구하고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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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명창이 살던 집도 방치되어 있고, 심재덕 명창이 중고제 전승 장소로 사용했던 낙원식당도 보존되어 있지 않다. 서산 출신 명창들의 활동 흔적과 유적지가 어떻게 보존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고수관 명창 생가는 고북면에 있고, 심정순 명창 기념비는 서산문화원 쪽에 세워져 있어요. 아직 부족한 게 많은데, 서산 출신 중고제 명창들을 위한 기념관도 필요하고... 중고제 전승과 발전을 위해 우리 지역 출신 명창들을 잘 연구하고 기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수의 부의장은 최근 이날치밴드가 인기를 얻고, 세계적으로 뜨고 있는 현상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날치밴드도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원을 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가능한 것이지 개인의 힘만으로는 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산시도 앞으로 지원을 계속 하다 보면 중고제도 차츰 이름이 알려지고 자리도 잡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가 해미읍성 축성 600주년, 한옥마을 조성 필요
 
해미읍성 진남문 앞에서 240여 년간 충청병마사가 있었던 해미읍성은 오래전부터 내포지역의 중심지로서 전국의 수 많은 명창들이 왕래하는 중요한 거점지역이었다. 해미읍성에서 태어나 자란 분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해방이후 자신이 해미읍성내의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다닐 적에 학생들 숫자가 2,000명을 넘을 정도로 해미가 아주 번성했다고 말한다.
▲ 해미읍성 진남문 앞에서 240여 년간 충청병마사가 있었던 해미읍성은 오래전부터 내포지역의 중심지로서 전국의 수 많은 명창들이 왕래하는 중요한 거점지역이었다. 해미읍성에서 태어나 자란 분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해방이후 자신이 해미읍성내의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다닐 적에 학생들 숫자가 2,000명을 넘을 정도로 해미가 아주 번성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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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소속인 해미읍성이 올해로 축성 600주년을 맞는데, 이수의 의원은 관광활성화를 위해 해미에 한옥마을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해미에 사람들이 숙박할 수 있는 장소가 거의 없는데, 체류할 수 있고, 관광지도 되는 한옥마을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옥마을 지원 조례를 만들어 통과가 되긴 했는데 지원금액이 너무 적어요. 3천~4천만 원밖에 안 되는데, 이것으로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지원금이 더 많아져야 됩니다."

그는 어떤 모습의 정치인이 되고 싶을까

"저는 어떤 것을 바로잡아 나가면서도 비판이나 지적을 하는 것보다는 대안을 좀 제시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노력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그런 의원이 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민들로부터 민원을 접수해서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갔을 때 사람들이 상당히 좋아하잖아요. 그럴 때 저도 의원으로서 기쁨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덧붙이는 글 | 사진은 갤럭시노트20 울트라로 촬영한 것이며, 편집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기사는 저의 네이버블로그 '도흥진의 문화소식'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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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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