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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매출 감소 소상공인에게 100만~300만원을, 특수고용직(특고)·프리랜서 등 고용취약계층에겐 50만~1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3차 재난지원금을 11일부터 지급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불가피한 이유로 지원 자격 기준에 맞지 않아 재난지원금을 못 받는 사람도 있어 그 이야기를 싣습니다. [편집자말]
저는 사우나에서 이발을 하고 있는 금년 70세 된 노인입니다(목욕탕에 세 들어서 일하는 용역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규모가 큰 사우나일수록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 일을 하고 있는 곳에 2020년 3월에 들어와서 현재 10개월째 일을 하고 있는데, 그때 이미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죠. 그동안 메르스 때를 보더라도 몇 개월만 지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설마 이렇게 오래 가리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전에 일하던(목욕탕) 곳에서 수입이 시원찮아 좀 더 벌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일하는 곳을 자주 옮겨 다녔습니다. 주어진 복이 그뿐인지 여기 저기 옮겨봐도 다 거기서 거기더라고요(지금에 와서야 애초에 이럴 줄 알았으면 옮기지 말고 한 군데서 오래 있을 걸 하고 후회도 많이 합니다).

자주 옮기다 보니 귀차니즘도 있고 또 언제 옮길지도 몰라 관청에 신고를 안 하고 운영을 하였습니다. 실제로 여러 군데를 옮겨 다니기도 했는데 길게 일한 곳이 1년 아니면 2~3개월 만에 그만둔 곳도 허다했습니다. 

이곳에 와서도 신고를 안 하고 업주와 계약만 하고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자꾸 격상되다 보니 손님의 수가 날이 갈수록 자꾸 더 줄어드는 겁니다. 관리비를 주고나면 한 달에 몇 십 만 원 수준이죠.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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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 주인도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고(저희보다 훨씬요) 목욕탕이 부도까지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 관리비 깎아달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이곳만 보더라도 저뿐만 아니라 세신사, 매점, 마사지사 모두 다 해당합니다. 전국의 목욕탕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이 다 저 같은 경우에 해당 되겠죠?

사람이 살아가자면 빚 없는 사람이 있나요? 은행 빚이든 사채든. 지출은 일정하고 버는 액수가 적으면 빚은 자꾸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안 먹고 살 수도 없고. 앞으로도 이 상황이 오래 계속 된다면 신용불량자까지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난지원금은 실제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는 걸로 아는데 저 같이 신고를 안 했거나 2020년에 신고한 사람은 해당이 안 된다는 겁니다. 신고를 안 하고 영업을 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늦게 신고한 학원이나 신고를 못한 개인 자영업자들은 아무 혜택도 못 받는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보면 수없이 많을 것인데요. 뉴스를 접해 보면 실제로 문을 닫은 업소들이 엄청 많더군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런 숨겨진(드러나지 않는) 사람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행정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따지고 보면 사우나, 학원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업종들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네요. 쓸 줄도 모르는 글이지만 두서없이 작성해 보았습니다.

태그:#사우나, #목욕탕, #재난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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