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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정인이는 왜 죽었나?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이미지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정인이는 왜 죽었나?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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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4일 오후 5시 51분]

"정인아 미안해" 외침에 국회가 응답하고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사고에 애도를 표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정치권의 노력을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국민의힘은 신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경찰 등 책임자 처벌을 강조했다.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정인이는 왜 죽었나' 편을 방송했다. 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이 입양 후 10개월여 만에 사망한 사건을 추적한 것. 양부모로부터 지속적으로 학대당한 정황이 나왔고, 지난해 10월 13일 당시 췌장 절단 등 심각한 부상을 입어 응급실에 실려 왔으나 끝내 사망했다. 양부모는 사고사를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 조사결과 아이를 유기·방임했음은 물론, 상습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아동학대 근절 위한 당정협의 추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년미래연석회의 출범식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이 대표, 박성민 공동의장,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년미래연석회의 출범식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이 대표, 박성민 공동의장,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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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성민 최고위원은 "16개월 손길 하나 닿는 것도 조심스러운 아이가 양부모의 잔인한 학대 속에 생명의 빛을 잃었다"라며 "의사·교사들이 학대의 징후를 발견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를 몇 차례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지킬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정치권이 실질적 아동학대 근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더 꼼꼼히 지켜봤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더욱 노력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라며 "아동학대 의심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의심신고시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아동을 분리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적극적 아동학대 방지책의 표준을 만들고 아동학대 방지책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부족함을 보완해 가겠다"라며 "또한 우리 민주당은 집권여당답게 당·정·청 원팀의 정신으로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당·정협의를 추진하고 이같이 가슴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겠다"라고 당 차원의 노력을 당부했다.

노웅래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인아 미안해' 국민생명존중 무관용 3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음주운전, 산재사망에 대해 처벌 강도를 대폭 상향"하는 것이 입법 취지다. 특히 아동학대 무관용 처벌법과 관련해 "현행 '아동학대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아동학대치사와 중상해에 대해 현행 5년이상을 10년으로, 3년 이상을 6년으로 처벌 수준을 2배로 강화 ▲아동학대치사 또는 중상해자에 대한 신상공개 ▲아동보호 이행실태 조사 등 법원의 의무를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아동학대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노 의원은 "불과 16개월만에 세상을 떠난 정인이 같은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아동학대에 대해 철저히 무관용으로 처벌하고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는 등 확실한 방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며 "아동학대뿐 아니라 음주운전과 산재사망사고 또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반복되는 상황이기에 엄격하게 무관용 처벌을 통해 재발률을 낮춰 나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자필로 "정인아 미안해"... 김미애는 눈물 보여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양부모의 학대로 짧은 생을 마감한 만 16개월 정인(입양 전 이름)이 사건을 애도하며 "정인아 미안해"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양부모의 학대로 짧은 생을 마감한 만 16개월 정인(입양 전 이름)이 사건을 애도하며 "정인아 미안해"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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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인아 미안해"라고 자필로 쓴 A4 용지를 들어 보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인이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많은 국민께서 분노하고 계신다"라며 "너무도 마음이 아프고 정인이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웃, 어린이집, 소아과에서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신고했지만 경찰은 안일한 태도를 보였고 아이는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라며 "진상규명을 통해 이 사건의 책임자에 대한 엄벌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출산 극복을 위해 한편으로 많은 재원을 하면서 한편에서 소중한 아이가 학대를 당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부끄러울 뿐"이라며 "법 제도 정비는 물론 시스템 측면에서도 개선 방안이 필요한 정치권이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미애 의원은 "지난해 12월 16일 경기도 양평 차가운 언덕에 있는 정인이를 만나고 왔다"라며 "정인이의 밝은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일어날 수가 없었다"라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살아 있을 때 안아주고 업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했다"라며 "학대에 죽임을 당한 정인이를 둘러싼 왜 국가보호체계는 왜 그렇게 무심하게 작동했는가"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아무리 좋은 다양한 제도가 있어도 이를 적용하는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 모두 그 제도만 믿고 안심하면서 사회적 방임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양부모에게는 아동학대치사죄가 아니라 살인죄로 의율해야 된다고 감히 주장한다"라며 "정인아 미안해,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만나면 안아주고 마음껏 업어줄게"라고도 이야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박완수 의원은 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에서 "아동폭력뿐만 아니라 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 등도 마찬가지"라면서 "경찰은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는다. 잘못하면 해당 경찰관 개인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가지 정황상 폭력이 확실시 될 때는 경찰이 긴급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법적으로 부여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 경찰서에 아동청소년과가 있기는 하지만, 경찰들 개개인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라며 "교육이 안 돼 있는 채로 단순히 인사 조치로 발령되어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화된 전담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라는 주장이다. 그는 "국민들이 경찰에게 권한을 크게 준만큼, 경찰 스스로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청년당인 청년의힘도 목소리를 보탰다. 청년의힘 공동대표인 김병욱·황보승희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의 공범과도 같은 경찰은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라며 "경찰청장은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경찰과 보건복지부는 하늘로 간 정인이의 영혼 앞에 사과해야 한다"라고도 재차 요구했다.

입법 의지도 밝혔다. 이들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4개의 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피해아동, 아동학대범죄신고자, 목격자 등이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도록 아동학대행위자와 격리 조사해 신변안전조치 강화 ▲사법경찰 또는 아동보호전담공무원이 아동학대 행위자 또는 피해아동의 주거에 출입하여 피해아동을 우선적으로 보호 ▲아동 건강검진 시 아동학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추가 ▲아동학대행위자에게 피해아동의 상담, 교육 및 의료적·심리적 치료 비용을 부담 등의 내용을 골자로 삼았다.

정의당 "대한민국의 민낯, 국회와 정치권의 책임도"
 
정의당 이은주 의원(오른쪽)과 정연욱 정책위의장. 사진은 지난해 11월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정의당 이은주 의원(오른쪽)과 정연욱 정책위의장. 사진은 지난해 11월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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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이 서럽고 처참한 죽음 앞에 대한민국은 과연 무슨 말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사건이 더욱 충격적이고 절망스러운 것은 아동학대 발견을 위해 우리 사회가 만들어놓은 시스템은 정인이에게 아무런 보호도, 방패도 되지 못하고 그저 무용지물이었다는 것"이라며 "아동학대에 대한 대한민국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사건 과정에서 책임이 있는 관계기관과 관계자를 일벌백계로 엄벌하고, 이런 천인공노할 사건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울러 국회와 정치권의 책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부모의 자녀체벌을 금지하는 민법 개정안조차 상임위에 묶여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이 무책임한 상황은 국민에게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는가"라고도 덧붙였다.

경찰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비례대표) 역시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결국은 살릴 수 있었다는 거잖느냐. 경찰 조사 관련해서 비슷한 일이 자꾸 반복되고 있다"라며 "경찰이 처벌을 위한 조사만 하고, 제대로 된 진상조사는 해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아동학대 등의 사건에 대해서 경찰에만 조사를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라는 주장이었다.

또한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등과 관련해 경찰의 전문성도 매우 떨어진다고 지적한다"라며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해당 경찰들이 '경고' '주의' 등 경징계 처분을 받은 것을 두고도 "과거 경찰 내 성비위 사건에 대해서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사례들을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바 있다"라며 "국회 행안위가 열리면 현안질의 등을 통해 꼼꼼하고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진상조사를 통한 제대로 된 보고서" "입양 아동과 관련한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 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태그:#정인아미안해, #아동학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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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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