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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얼마 남지 않은 날, 3차 유행이 생각보다 길어졌고, 영국 변이까지 전파되고 있었기 때문에 2020년 겨울 방학식도 결국 줌(Zoom)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만큼은 즐겁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진도 걱정은 내려놓고 양 팀으로 나누어 게임도 하고, 한 명씩 이름을 부르며 사담도 많이 나누었다. 방학생활을 안내하며 이제 방학이니 줌에 들어오지 않아도 되고, e학습터 수업도 없다고 했더니 늦잠을 잘 수 있다며 신나 했다.

방학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방학 계획표도 만들었다. 고학년인 만큼 동그랗게 그려서 매일 같게 짜기보다일 매일 다르게 계획을 짜보라고 했다. 겨울방학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실천 내용을 반영한 계획표로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계획표 꼭 안 지켜도 돼요?"라는 질문을 했다. 생각해보면 난 초등학교 때 3일 정도 계획표대로 살았던 것 같다. 그것도 자유시간을 듬성듬성 아주 많이 넣어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라
 

아이들의 계획표를 받아보니 학교에 등교하는 수업보다 원격수업을 더 많이 한 해여서 그런지 다들 자신의 취향대로 개성 있게 잘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 계획표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를 정하여 즐기는 시간을 반영한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방학계획표 5학년 학생의 방학 계획표에 자신이 좋아하는 보석십자수 시간을 확보했다.
▲ 방학계획표 5학년 학생의 방학 계획표에 자신이 좋아하는 보석십자수 시간을 확보했다.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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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명의 29가지 장래희망
 

며칠 전 아이들에게 본인의 미래 명함을 만들어 보라고 하였다.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많이 하는 활동이다. 등교 수업이었으면 반 친구들 명함만 봤을 텐데, 원격수업이라 페들렛에 올려 5학년 전체 아이들의 미래 명함도 구경 할 수 있었다.
  
5학년 아이들의 미래명함 5학년 아이들이 미래 명함을 만들어 페들렛에 전시한 모습
▲ 5학년 아이들의 미래명함 5학년 아이들이 미래 명함을 만들어 페들렛에 전시한 모습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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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출한 아이들의 미래 명함을 보니 참 다양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궁금해졌다. 2019년 교육부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가 운동선수, 2위는 교사, 3위는 크리에이터, 4위는 의사, 5위는 요리사였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어떨까?
  
56명 29가지 장래희망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의 장래희망
▲ 56명 29가지 장래희망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의 장래희망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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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를 내보니 1위는 요리사, 2위는 선생님, 운동선수, 유튜버 크리에이터, 5위는 디자이너였다. 우리학교 5학년 장래희망 특징은 56명 제출한 아이들의 장래희망의 종류가 29가지나 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종류의 장래희망이더라도 그 직업이 주제로 삼는 내용은 달랐다.
  
유튜버 미래명함 유튜버가 되고 싶은 지민이의 미래명함
▲ 유튜버 미래명함 유튜버가 되고 싶은 지민이의 미래명함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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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유튜버 크리에이터의 경우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따라 게임, 스포츠, 요리, 그림, 만들기로 각자 모두 다른 내용을 주제로 삼았다. 아이들은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었다.

세상에 없는 직업, 하고 싶으면 만들어내면 되지
  
전국로봇총독부가 되고 싶은 김장한 없는 직업도 만들어 낼 수 있다.
▲ 전국로봇총독부가 되고 싶은 김장한 없는 직업도 만들어 낼 수 있다.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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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그 직업이 없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기본으로 하여 미래의 직업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김장한 학생이 만든 미래 명함을 보면 '전국로봇총독부'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이는 검색해봐도 나오지 않는 직업이다. 요즘 조선총독부 관련된 역사를 배우고, 로봇을 관리하는 최고행정기관의 의미로 만들어 낸 직업이 아닌가 싶다.

나의 방향은 내가 정해
  

이어령 박사는 같은 방향으로 뛰면 1등은 하나밖에 없고, 동서남북을 뛰면 네 사람이 1등을 하고 360도 방향을 각자 달리면 모든 사람이 1등을 하게 된다고 했다. 교사로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귀하게 여기고 성장시켜야 한다고 매일 다짐하지만 나는 때때로 교실에서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한 방향만 옳고, 가치 있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홀로 많은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키우며 자신의 방향을 향해 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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