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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보다시피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매주 구독하는 잡지에서 튀어나온 글이다. 프랑스 작가 모파상이 쓴 <여자의 일생>에 있는 문장이라고 한다. 이 문구가 입체적으로 다가온 것은 내 나이가 마흔이 되어서 일까. 누구에겐 짧은 인생이겠지만, 돌이켜보면 나에겐 또 긴 인생이었다. 내 인생도 '보다시피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일 년이라는 세월을 보낸다는 건 한 언덕을 오르고 내리는 것과 같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기뻐 춤출 때가 있었고 슬퍼서 눈물 흘릴 때가 있었다. 좌절하여 주저앉아있을 그땐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뒤돌아보면 한 '점'에 불과하더라. 즐거웠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쁨마저 한순간이었다. 결국 지드래곤(G-Dragon)의 노래 가사처럼 '영원한 건 절대 없다'. 사람도 변하고 환경도 바뀐다.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건 무엇보다도 바로 '내 마음'이더라. 힘들거나 기쁠 때 나에게 해주는 얘기 또는 글귀 세 개가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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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이 또한 지나가리(This shall, too, pass away)'이다. 이 짧은 문장에 유대민족의 왕이었던 다윗과 솔로몬의 영광과 탄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윗이 전쟁에서 승리한 후 한 세공사를 불러 반지에 글귀를 새겨달라고 명령한다.

'큰 기쁨에도 교만하지 않고, 절망 가운데서도 좌절하지 않도록' 용기를 줄 수 있는 문구를 생각해 달라고 했다. 세공 기술자는 그런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솔로몬을 찾아간다. 솔로몬 왕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글귀를 건네준다. 승승장구하고 있는가? 곧 지나갈 것이기 때문에 우쭐거릴 필요 없다. 우울의 늪에 빠져있는가? 그 고통 또한 지나가리라.

두 번째는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이다. 어차피 인생은 예측불가이다. '전화위복'과 '호사다마'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게 인생이더라. 노인이 키우는 말이 도망쳤다. 이웃들은 노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노인은 말한다.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압니까?" 도망간 말은 암말 한필과 함께 돌아왔다. 이웃이 축하하자 노인은 또 말한다. "이 일이 화가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노인의 아들이 말을 타다가 떨어져서 다리가 부러진다. 이웃이 위로하자 노인은 말한다. "이게 또 복이 되겠죠" 얼마 뒤 전쟁이 나서 젊은이들이 모두 끌려나가 전사했다.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다쳐 징집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인생은 이런거다. 지금 '기쁨'의 가면을 쓰고 다가온 것의 정체가 '슬픔'일 수도 있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

세 번째는 성경 잠언 16장 9절과 33절 말씀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니라',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결국 인생은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오 리(五里)나 되는 짙은 안갯속에서 혼자 걷는 것과 같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나약한 인간은 신을 의지하게 된다. 짧은 40년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한순간도 빠짐없이 나의 삶에 간섭하셨음을 느낀다. 그분의 인도함을 믿으면서 이 '안개' 속을 걷고 또 걷는다.

마흔이다. 언제부터인가 '거창한 미래'를 꿈꾸지 않게 되었다. 단지 눈 앞에 놓여 있는 '현재'에 충실할 뿐이다. 이동진 작가가 쓴 <밤은 책이다>에 이런 문구가 있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어차피 계획대로 흘러가는 인생 아니지 않은가.

'이 또한 지나가는' 인생, 신세 한탄하며 허비할 필요가 없다. 이렇든, 저렇든 흘러가는 시간, 적어도 나를 자책하며 괴롭히진 말자. 나중에 깨어나면 '일장춘몽(一場春夢)'일 테니.

"괜찮아.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금세 좋아질 거야. 그래 봐야 또 힘들어지겠지만..." 

고깝게 들린다면 반대로 읽자.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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