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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에 걸친 비대면, 언택트 시대가 시작되었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일환으로 건물 엘리베이터 곳곳에 항균필름이 붙여졌다. 항균 필름 부착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대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런 걸 붙여서 효과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뿐 불편함은 없었다.

뉴스를 보다가 머리를 치는 기사를 발견했다. 항균 필름이 엘리베이터의 점자를 막아 시각장애인의 점자 인식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뿐 아니라 더 넓은 면적으로 만져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 6월 24일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메뉴얼을 마련했다. 장애인이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장애'가 가지는 특수성으로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는 것을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메뉴얼
▲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메뉴얼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메뉴얼
ⓒ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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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살펴보면 항균 필름에 관한 내용은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을 어떻게 알리고 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까?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한 4명의 학생이 모이게 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의 시작, 일상 속 점자 두기
 
수익금 제작을 위해 직접 굿즈를 제작했다.
▲ 홍보 카드뉴스 수익금 제작을 위해 직접 굿즈를 제작했다.
ⓒ 이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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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이미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을 인지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천에 있는 해밀 도서관은 부천시 내 공공기관 엘리베이터 약 40대를 대상으로 배포 및 부착 활동을 진행했다. 

해밀 도서관에 자문을 구하고 협조를 얻어 점자 항균 필름 제작을 의뢰했다. 점자 1개당 500원이다. 점자 항균 필름 제작을 위해 직접 굿즈를 제작해 수익금을 마련했다.
총 51명의 도움으로 312개의 점자를 제작할 수 있었고 부착 활동과 홍보 활동을 했다. 우리 팀의 난관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많은 공공기관이 닫아 협조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프로젝트의 의의를 좋게 평가해 주며 많은 기관이 호의적으로 협조해 주었다. 서울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강서구청, 성동구립도서관, 성동구립금호도서관 등 총 15개의 건물에 부착 활동을 진행했다.
 
312개의 점자 항균 필름을 건물별로 소분한 모습
▲ 점자 항균 필름 312개의 점자 항균 필름을 건물별로 소분한 모습
ⓒ 이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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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립도서관에 점자 항균 필름을 부착한 모습
▲ 홍보카드뉴스 성동구립도서관에 점자 항균 필름을 부착한 모습
ⓒ 이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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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어떤 개선 작업이 필요할까

항균 필름뿐 아니라 키오스크, QR코드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시각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 더 인식하고, 공감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항균 필름은 제도적으로 점자 자체가 포함된 항균 필름, 또는 점자 항균 필름을 덧붙이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키오스크는 음성 안내 기능을 의무적으로 포함하기, QR코드 대신 안심콜 출입관리 시스템을 함께 보급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 

작은 관심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에 공감하고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한 세상이 되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인한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모인 올인팀입니다.


태그:#시각장애인, #점자항균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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