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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미성년자 성매매' 판결문 219개를 분석했다. 또 피해 여성 5명을 인터뷰했다. 아홉 차례에 걸쳐 그 실태를 해부한다. 이 기사는 그 일곱번 째다. [편집자말]
그들은 김은호(가명)씨를 납치했고 가뒀으며 성매매 했다. 김씨가 17살이던 2018년도였다. 당시 경찰은 위장수사로 김씨를 만나 그를 구조했다. 경찰은 김씨를 어머니에게 인도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가해자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 심지어 그들은 김씨의 이름은 물론 주소, 주민번호, 가족관계 등을 다 알고 있는 상황. 

지난 2020년 11월, 김씨는 다시 한 번 성매매 피해자로 경찰에 구조됐다. 가해자는 같았다. 2018년 경찰이 김씨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건을 조사하고 가해자를 수사했으면 달라졌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김씨 사건에는 미성년자 성매매를 다루는 경찰 수사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잘못 채워진 첫 단추, 단속과 수사 분리
 
 아이는 성매매를 강요하고 폭력을 일삼던 남자를 피해 도망쳤다.
 경찰의 위장수사로 구조된 김은호(가명)씨는 2년 후에 다시 경찰에 구조됐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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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방경찰청을 제외한 경찰서 단위는 미성년자 성매매 단속과 수사업무가 분리돼 있다. 단속은 생활질서계에서 맡고 수사는 여성·청소년계에서 담당한다.

여성·청소년계는 ▲청소년성매매 피의자 체포 ▲피의자 검거보고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보고 ▲피의자 검찰송치 등을 담당한다. 여기서 미성년자가 인신매매를 당했다고 판단되면 사건은 형사계로 넘어가기도 한다. 결국 미성년자 성매매와 관련된 업무는 생활질서계, 여성·청소년계, 형사계 등 3개 부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찰 내부에서도 단속과 수사가 이원화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 일하는 경찰 A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누가 봐도 수사는 단속과 수사를 함께해야 효율적"이라면서 "기존에 자기가 맡은 사건들도 많은데 중간에 사건이 넘어오면 그게 얼마나 집중이 되겠나"라고 되물었다.

20여년차 경찰 B씨의 입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경찰이 하는 일이 뭐냐. 크게 보면 범죄예방과 질서유지, 수사다. 그중에서 수사는 너무 중요한 경찰의 업무다. 미성년자 성매매에서 사실 수사의 시작은 단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처음 피해자와 대면한 순간 수사는 시작되는 거다. 게다가 성매매 문제 아닌가. 이런 범죄는 무엇보다 경찰과 피해자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 그래야 성구매자들 뿐만이 아니라 알선업자 수사 등 사건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그런데 단속과 수사 담당이 나누어져 있지 않나.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셈이다."

구조적으로 이원화된 단속·수사가 결국 미성년자 성매매 전반의 수사를 내실있게 만들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B씨는 "미성년자 성매매는 이미 하나의 시장이라고 봐도 될 정도"라면서 "오프라인에서 많았던 성매매가 온라인으로 확대되며 수사기법, 자금추적, 알선책 등 살펴야 할 부분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람이 없다

일선 경찰서의 인력구조도 미성년자 성매매 수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공안행정학회보에 실린 <경찰의 성매매 단속 개선방안에관한 연구>(송봉규·2017)는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서 생활안전과 생활질서계 전담경찰관 66명을 대상으로 경찰들의 성매매수사를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조사결과 경찰들은 성매매 중에서도 미성년자 성매매를 '우선 단속해야 한다'고 인식하면서도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연구에 따르면, 일선 경찰서 생활질서계에서 성매매를 전담하는 풍속담당 경찰관은 보통 1~2명이다. 그렇다고 이 경찰이 성매매 단속을 전담하는 것도 아니다. 일반 풍속 단속을 하며 성매매 단속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성매매의 특성상 야간에 집중적인 단속이 필요하지만 1~2명인 전담경찰관이 이를 담당하기는 역부족이다. 결국 일선경찰서에서는 성매매 단속 인원이 부족해 생활질서계 다른 경찰관을 동원하는 실정이다.

수사도 인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위에 언급한 경찰 A씨는 "여성·청소년계에서 1년에 몇 개 사건을 맡았나 평균을 내보니 330건이었다"라고 밝혔다. 쉬는 날을 제외하면 하루에 평균 1건 넘게 사건을 맡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최근 젠더와 관련된 범죄가 늘어나 여성·청소년계에 접수되는 사건이 많아졌다"면서 "n번방처럼 미성년자 성매매를 수사하려면 한 사건에 몇 개월을 투자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검사 출신 오선희 변호사 역시 "(미성년자 성매매는) 끝까지 붙잡고 고민하면서 풀어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개개인의 노력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라며 "경찰 여성·청소년계 업무가 늘어났는데도 인원 보충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발 더 나아가, 전담체계 구축한다면
 
원룸서 30대 얼굴 비닐 쓰고 숨진 채 발견 8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의 한 원룸에서 30대 여성이 얼굴에 비닐을 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여성이 발견된 원룸에 경찰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이원화된 단속·수사가 결국 미성년자 성매매 전반의 수사를 내실있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위 사진은 사건과 관련 없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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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통으로 불리는 30년차 경찰 C씨는 '전담체계'를 강조했다. 그는 "범죄자들은 이미 시스템화 된 구조 속에서 움직이는데 경찰은 이 부서 저 부서에서 사건을 맡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속, 수사의 일원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전담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전담체계가 '수사의 질'을 높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경찰도 공무원이다 보니 성과와 실적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미성년자 성매매는 시간은 오래 걸리고 결과는 바로 나오기 어려운 분야다. 해당 사건을 긴 시간 조사해본 경험 많은 베테랑 수사관이 필요하다. 이런 수사관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전담부서에서 미성년자 성매매만 집중 수사해본 경험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최소 3~5년 이상 미성년자 성매매만 전담할 수 있도록 조직반을 구성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는 "미성년자 성매매는 해당 사안에 전문성을 지니지 못하면 그 심각성을 인지하기 어렵다, 그런데 미성년자 성매매 단속 전담팀이 있으면, 성매매 단속의 노하우와 정보공유가 가능하다"라면서 "성매매 범죄 양상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경찰역시 전담부서를 기반으로 한 축적된 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성매매 포주들은 빅데이터 이용하는데... 경찰은 20년 전 상황 

성매매 단속을 위한 '맞춤 지원'도 보완되어야 할 요소다. 성매매 수단이 되고 있는 모바일 웹사이트나 랜덤채팅 앱의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비용이 발생한다. 랜덤채팅 앱의 경우 상대방과 대화하려면 유료결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러 앱에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장비와 비용이 요구되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 <경찰의 성매매 단속 개선방안에관한 연구>는 성매매 알선업자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경찰관의 전화번호와 아이디를 공유하며 성매매 단속을 피해가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경찰 A씨는 이렇게 말했다.

"특히 미성년자 성매매는 대부분이 모바일, 즉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다. 성매매 알선업자들의 기술은 빠르고 성구매자들은 쉽게 이 기술에 적응한다. 그런데 경찰의 미성년자 성매매 단속은 2000년대 수사방식에 머물러 있어서 되겠나? 다양한 성매매 단속·수사기법이라는 건 형사 혼자 개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경찰 개인 휴대폰으로 랜덤채팅에 접근해 한 두번 단속하면, 그 이후는 단속이 어렵다. 여러 장비 혹은 경찰이 여러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단속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지원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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