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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건교사 안은영>은 영적인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가 좋은 기운을 가진 한문 교사와 함께 학교 내외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영적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가슴 따뜻한 판타지입니다.

판타지라고 해서 유치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야기는 판타지를 따르고 있지만 내용은 사람의 마음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아픔이 많습니다. 사랑을 잃기도 하고, 나쁜짓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당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가슴아픈 비극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람의 마음이 보건교사 안은영의 눈에는 젤리의 형태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젤리들은 살아 움직이며 많은 사건들을 일으키죠. 주인공 안은영과 그의 짝꿍 한문교사 홍인표가 80~90년생 특유의 독특한 감각으로 이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참 재밌습니다.

이 책은 여성 문학적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느껴지는데요. 학생 때 배웠던 바리데기 설화를 기억하시나요? 버려진 바리공주가 지하 세계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영적인 능력을 얻어 마침내 한을 풀고 문제를 해결하는 여성 영웅 이야기입니다.

보건교사 안은영 역시 동일한 여성 영능력자 주인공 이야기로서 우리 문학에서 여성 영웅이 가진 신령한 능력과 한풀이 이야기를 현대 판타지로 계승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한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이 의미있는 이유 중 하나겠지요.

최근 넷플릭스에서 이 책을 드라마로 각색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드라마를 먼저 보고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요. 보통 먼저 본 것을 더 재밌다고 느끼지 않나요? 하지만 놀랍게도 나중에 본 '책'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책방에서 "재미있는 책 있나요?"라고 물으시는 손님께는 이 책을 첫번째로 추천해드립니다.

무려 세계고전문학 전집으로 유명한 민음사에서 인정한 판타지입니다. 재미 있을 수밖에 없겠지요? 정세랑 작가에게는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을 놓을 수 없게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겨울 전기 장판 이불 속에서 한 쪽엔 귤을 두고 한 쪽엔 책을 두고 키득키득 웃으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보건교사 안은영>을 추천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보건교사 안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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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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