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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은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형식적 의견수렴! 여성들 기만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은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형식적 의견수렴! 여성들 기만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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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여성계를 초청해서 '낙태죄'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으나, 현장에서 여성계의 항의로 간담회 자리가 무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여성계는 복지부가 형식적인 '명분쌓기식' 간담회를 연 것에 대한 반발로 자리를 나왔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의 연대체인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은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형식적 의견수렴! 여성들 기만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여성계의 의견을 수렴해서 낙태죄를 전면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여성계는 형법상 낙태죄를 존치하고, 14주 주수제한과 상담·숙려기간 의무화 등의 규정을 두고 있는 정부의 낙태죄 개정안(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 예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모낙폐에 따르면 정부는 여성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 없이 지난 10월 7일 낙태죄 개정안을 입법 예고 했다. 지난 6월 복지부는 여성계에 긴급하게 간담회를 제안했다가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일을 세 차례나 반복했고, 이후 어떠한 의견 수용 없이 개정안을 발표했다.

뒤늦게 지난 3일 오후 6시 경이 되어서야 4일 오후 2시에 있을 여성계와의 간담회 참석 요청 메일을 보내왔고, 모낙폐 등은 급작스러운 요청이었지만 '법안이 예고된 중요한 시기'임을 감안하고 참석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여성계와 논의할 수 있는 안건 자체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안건지에도 '모자보건법 입법예고안 조문 비교표'만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상당수의 여성단체들은 보건복지부가 여성계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논의를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서 항의를 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날 간담회에는 모낙폐를 비롯해 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정치연구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YWCA연합회,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등이 참석했다.

나영 모낙폐 공동위원장은 "간담회 안건 자료도 없는 다섯줄짜리 메일을 보내왔다.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은 요청이었지만 참석했다"면서 "저희가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해서, 여성들의 현실적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인지 물었으나,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인구아동정책관 등은 어떤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모낙폐는 아무 성의도 없이 무책임하고 형식적인 명분용 의견 수렴 자리를 만든 것에 항의하고 자리에서 나왔다"면서 "낙태죄 법 개정은 누구보다도 여성들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일인데, 문재인 정부는 여성들 의견을 중요하게 귀담아듣는 자리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나영 공동위원장은 지난 10월 <한겨레>가 공개한 국무조정실 주재로 8월에 열린 낙태죄 관련 차관회의 내용을 언급하며 "정부는 여전히 임신중지를 태아 살해 행위로 규정하고 정부 부처들과 함께 여성들을 기만하고 시간끌기를 하는 전략을 짜놓았다"면서 "정부 전략 속에서 부처들은 형식적인 의견 수렴을 하며 명분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4일 간담회에 참석한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보건복지부에서는 5천 개의 의견서가 들어왔고, 그중 여성계의 의견이 있어서 여성계를 불렀다고 말하는데, 기가 막혔다"면서 "여성들의 의견이 5천 개의 의견서 중 n분의 1로 대해야 할 의견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 여성국장은 "정부는 여성들의 임신중지가 안전과 생명권의 문제임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는 여성계의 의견을 들었다는 알리바이를 통해서 문재인 정부에 또 한 가지의 보고서를 만드는 용도로 우리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낙태죄에 관해 정부가 보이는 행태가 여성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입법예고된 '낙태죄 개정안'을 철회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태그:#낙태죄,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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