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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역재방죽의 모습이다.
 홍성 역재방죽의 모습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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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에 있는 역재방죽 가시연꽃은 지난 1998년 EBS 자연 다큐멘터리 <지구는 살아있다>에 소개될 정도로 번성했다. 하지만 잇따른 방죽 준설 공사와 환경 변화로 현재는 멸종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실제로 가시연은 생태적으로도 멸종 위기 2급 식물이기도 하다. 가시연은 7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꽃이 피는데 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또, 1년생 수초라는 점에서도 희소성을 지닌다. 한 해 한 번만 꽃대가 피고 죽는 데다 씨앗이 물에 돌아다니다가 조건이 맞아야만 다시 피어오르는 '까다로운 식물'이기도 하다.

백청기 홍성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은 14일 홍성문화원에서 열린 강연에서 "지난 1998년 사진을 찍었을 때만해도 역재방죽에는 가시연이 가득했다"며 "창녕 우포늪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시연이 가장 번성 했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백 회장은 또 "일산 부여, 경포 등 많이 분포해 있지만 식재를 한 것"이라며 "홍성은 자생하는 가시연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더 깊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재방죽에 번성했던 가시연은 최근 그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방죽 준설 작업과 생태 환경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백 회장은 "역재방죽 가시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보전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역재방죽에는 가시연꽃이 단 한 개체도 없었다. 올해는 다시 가시연꽃이 나오기 시작했다. 희망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재방죽의 수난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백 회장에 따르면 역재방죽은 지난 1992년 운전면허 시험장 건립을 이유로 매립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또 97년에는 청소년 수련관 부지로 매립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다.
 
백청기 홍성지속협 회장
 백청기 홍성지속협 회장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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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재방죽 수난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06년 방죽 준설공사가 시작됐고 이후 2007~2008년 2차 준설, 2010년에 3차까지 준설을 마쳤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명물인 가시연꽃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역재방죽, 가시연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이와 관련해 백 회장은 "가시연은 오랫동안 축적된 영양분을 먹고 자란다. 따라서 준설은 절대 안 된다"며 "준설을 하고난 뒤 바로 그 다음해 갑자기 가시연이 이전 보다 더 많이 생겼다, 식물도 생각을 한다. 위기를 느낀 가시연이 생존을 위해 번식을 더 많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그때 앞으로 1년 후에 보자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로부터 1년 뒤 가시연꽃은 점점 더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백 회장은 역재방죽은 문화적 가치와 생태적인 가치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재 \방죽은 산불로부터 주인을 구한 '의견 설화'도 있고,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역재방죽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생태관광 상품으로 재 탠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회장은 "가시연을 지켜내고, 어떻게 하면 옛 모습을 되찾을 것인지가 고민"이라며 "역재방죽에서 연, 마름, 말즙, 붕어말 등을 제거하고 서식환경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역재방죽을 가시연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역재방죽 , #백청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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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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