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대구시 신임 경제부시장에 취임한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홍의락 신임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이제까지 하던 대로 안 되니까 다른 방법으로 해달라는 것 아니겠나."

7월 1일 정식으로 취임한 홍의락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이 고심 끝에 찾은 답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더욱 침체된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한 '변화구'로 자신이 선택됐다는 뜻이다.

독일 장비 수입업체 대표 출신인 그는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대구 북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민주당으로 복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며 대구시 예산 확보에 적극 나서왔다. 지난 4월 15일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에 져 고배를 마셨다.

권영진 대구시장으로부터 당을 초월해 경제부시장 직을 제의받은 그는 '왜 하필 자신일까?'라는 물음을 붙들고 여러 사람을 만나 의견을 구했다. '시장의 심부름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부터 '기업인·의원 출신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는 격려까지 다양했다.

장고 끝에 그는 잠시 정당인 신분을 내려놓고 대구의 변화를 위한 역할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죽하면 미래통합당 소속인 권 시장이 민주당 정치인에게 손을 내밀었을까 싶어서다. 그는 "이것저것 해봐도 달라지지 않으니까 (권 시장이) 자기 입장에서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것"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하든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하든, 새로운 접근 방식을 (내게) 부탁했다고 본다"고 짚었다.

홍 부시장은 "권 시장은 자기한테 독이 될 수 있는 약을 썼다고 생각한다, 저도 독배를 마시는 거니 성공하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정말 불가능해 보이는 협치를 대구에서만큼은 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홍 부시장이 취임하기 하루 전인 지난 6월 30일 대구시 북구 과거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홍 부시장과의 일문일답.
 
"권 시장 입장에선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것"

 
 지난 2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 권영진 대구시장이 언제 경제부시장직을 제안했나.
"한번 보자고 전화가 왔다. 6월 2일 점심에 시장실에서 도시락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느닷없이 경제부시장 이야기를 꺼내길래 처음에는 시답잖게 생각했다. 농담이구나 했는데 계속 진지하더라. 그래서 '생각해보자' 정도로 답했다.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서."

- 제안을 받고 주변에서 여러 의견을 들었나.
"친한 의원들이랑 의견을 나눴다. 대구가 어렵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시정을) 도울 수 있는 길이 있겠다면서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였다. 그래서 내가 웃으며 '다들 내 생각은 안 하고 대구 생각만 하느냐'고 농담하기도 했다."
     
- 권영진 시장이 왜 그런 제안을 했다고 보나.
"과거 역사를 보면서 답답했을 것이다. 이전 시장들이 어떻게 했는지 돌아보고, 자기가 시장 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다하지 않았겠나. 이것저것 해봐도 달라지지 않으니까 (권 시장이) 자기 입장에서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것이라 생각한다."

- 대구의 첫 협치라고 의미를 두는 사람들도 있다.
"권 시장은 자기한테 독이 될 수 있는 약을 썼다고 생각한다. 제게도 독배라고 생각했다. 저한테 도움이 되겠느냐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았다. 저도 독배를 마시는 거니 성공하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대구의 자부심이 많이 훼손되고 자존심도 일그러진 상황에서 협치, 정말 불가능해 보이는 협치를 대구에서만큼은 해내고 싶다. '대구형 협치'라고 일컬을 만한 성과를 얻으면 대구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 권영진 시장과 역할을 나누거나 앞으로 어떻게 하자고 사전에 논의했나.
"권 시장 입장에서는 이제까지 하던 대로 안 되니까 다른 방법으로 해달라는 것 아니겠나? 발상의 전환을 하든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하든. 그걸 세상 사람들은 혁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쨌든 새로운 접근 방식을 (내게) 부탁했다고 본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나 이낙연 의원에게도 조언을 구했나.
"이해찬 대표는 내 개인 신상(일시적 탈당 등)에 대해 걱정을 제일 많이 해주셨다. 자기 경험을 쭉 이야기하면서 잘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이낙연 전 총리도 전화로 한참 얘기했는데 걱정은 되지만 대구 형편을 생각하면 같이 도와주고 실력을 발휘해주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와도 의논했다고 들었다.
"이재명 지사는 '실물 경제를 아는 사람이 들어가면 대구가 달라질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김경수 지사도 '대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줬다."
  
"이유 없이 대구 '패싱'했다면 단호히 대처"

- 경제부시장 제의를 받고 난 후 SNS에 '줄탁동시'를 강조했다. 어떤 의미인가.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대구가 그간 플레이어로서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자로서 같이 뒹굴고 땀 흘리며 극복하는 게 필요하다. 경제부시장 하나 불러놓고 '네가 잘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쳐다본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이 들어온다고 성공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계란을 깰 때 밖에서 깨면 그냥 프라이가 되지만 안에서 깨고 나오면 생명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이다."
 
- 미래통합당 안에서는 반대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싫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대구를 위해 함께 노력해 보자는 것이다."

- 대구의 변화를 강조한 말 같다.
"출향민이 대구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방법이 뭘까 고민부터 시작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출향민들은 대구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그분들이 애향심이 없는 게 아니다. 하지만 대구 정치인들은 그들이 안중에도 없다. (미래통합당이면) 꽂기만 해도 당선될 수 있으니까. 대구 사람들도 대구에 관심이 굉장히 적은 편 같다. 나라 전체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나라 걱정보다는 대구 문제, 우리 스스로의 문제를 고민하고 걱정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러면 우리 문제가 많이 해결될 것이다."
     
 대구시 신임 경제부시장에 취임한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홍의락 신임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 코로나19 이후 대구의 경제가 상당히 어렵다. 경제부시장이 되면 무엇부터 할 생각인가.
"당장 무얼 하겠다고 덤비기보다는, 대구가 갖고 있는 현재의 문제, 그간 꼬였던 부분, 막혔던 부분, 구부러진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서 그걸 해결하는 일이 우선이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건 제쳐놓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게 길이라고 덤볐다가 잘못되면 크게 손해를 볼 수 있다. 부족하고 좀 유치하더라도 우리에게 유익한 돈벌이가 되는 것들을 모아서 하나하나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 코로나19 현안 가운데 의료인 수당 쟁점이 있다. 대구 소재 자동차부품 업체가 직장을 폐쇄하거나 정리해고하는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들어가서 한 번 규정을 갖고 차근차근 살펴보겠다. (자동차 업체의 경우)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철수하겠다는 것 아닌가. 3, 4차 하청업체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을 텐데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
      
- 대구시에 들어가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하겠다고 생각한 게 있나?
"가장 큰 숙제는 실무적인 업무 파악이 먼저다. 대구시 공무원과 많이 교류하고 도움도 주고 협조도 해왔지만 그건 아무래도 밖에 있을 때 일이다. 어렵다고 하는데 얼마나 어려운지, 실제로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대구가 홀대를 당했다는데 실제로 어떻게 당했는지, 덜 준비되고 부족한 건 없었는지 파악해 봐야 할 것 같다. 이유 없이 (대구를) '패싱'했다면 단호하게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 당장 내년에 (정부로부터) 예산을 많이 확보해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들도 많다.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다른 도에서도 하고 우리도 하겠다고 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 스스로 미래의 비전을 만들어서 예산을 가져와야 한다. 올해 못 가져오면 내년에 가져와서 추진하면 되는데, 장기적인 플랜 없이 운영비 위주의 예산은 의미가 없다. 반성해야 한다." 

- 그동안 경제부시장의 역할을 두고 제한적이라는 말이 있었다. 시장의 심부름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던 대로 해보니까 안 되니 (나보고) 들어와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취임 후) 여러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추구하지만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구성원이 너무 힘들어하면 못할 것이다. 그것도 숙제다."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