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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중동 먹자골목 부천 중동 먹자골목 밤 11시 풍경
▲ 부천 중동 먹자골목 부천 중동 먹자골목 밤 11시 풍경
ⓒ 장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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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늦은 저녁에 외출을 했다. 밤마실이었다. 늦게 귀가한 남편과 늦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니 이미 오후 10시가 지나 있었고, 답답한 속을 달랠 겸 집을 나섰던 것이다.

평일에도 사람이 많은 상가 밀집 지역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곳에서 많은 인파를 보게 되었다. 마침 토요일이기도 했지만, 지난 몇 달간 보았던 인파 중 가장 많은 듯했다. 코로나 이전에 보았던 것보다 더 많은 것 같았다. 

지난 2월에 코로나 환자가 급격히 늘기 시작하며 동네 상권이 죽었다. 회복의 조짐이 보인 건 지난 4월 경기지역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부터다. 경기도와 부천에서 주는 1인 15만 원의 파급 효과가 이렇게 클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상가에 앉은 사람들을 반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

그렇게 5월에 접어들며 주말이나 저녁 무렵의 풍경이 조금씩 더 활발해졌다. 지난주 우리가 밤마실 나간 그날은, 이 흐름이 절정을 맞은 느낌이었다.

집을 나설 때만 해도 '기왕 나가는데, 우리도 시원한 맥주 한 잔 하고 오자'고 말했었다. 지나칠 때마다 손님이 줄곧 많아서 가보고 싶던 곳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 가게 앞에 도착하니, 빈 테이블이 하나도 없었다.

둘씩 셋씩 모여 있는 테이블마다에 빈 병과 조촐한 안주 그리고 이미 취한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오후 11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먹자골목 시계탑 주변에도 상가에서 만들어 놓은 간이 테이블에 사람들이 빈틈없이 앉아 있었다.

놀랍고 신기했다. 한편으로 걱정도 됐다.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치고 있었고, 매장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들이 많았다. 비틀거리는 사람들 주변에 다른 손님들이 오갔다. 아무런 경계심도 없는 모습들이었다. 적당한 자율 규제와 자유로운 활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일일 사망자 수가 많은 큰 나라들도 이미 셧다운을 해제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는 뉴스를 봤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안정적이고 모범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방역의 최일선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애쓰시는 분들이 있다. 

그럼에도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재유행 단계로 접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누적 확진자 수도 1만2715명을 넘어섰다(29일 기준). 여전히 코로나19는 전 지구적인 걱정거리이자 우리가 해결할 과제이다. 

휴일이 지난 며칠 후, TV 채널을 돌리다 보게 된 tvN <미래 수업>은 '지금은 긴장을 풀 때가 아니'라는 내 마음에 확신을 주었다. 이날 방송 중 화면 가득 어떤 이의 손이 보였다. 퉁퉁 불어 허물이 다 벗겨진  손이었다. 출연진들은 '도대체 저게 뭔가' 하는 표정들이었다. 진행자는 그 손이 대구에서 코로나19 의료 지원을 했던 간호사의 손이라고 설명하며, 그 주인공을 소개했다. 
 
tvN '미래수업' 방송 화면 캡처 tvN '미래수업' 방송 화면 캡처
▲ tvN "미래수업" 방송 화면 캡처 tvN "미래수업" 방송 화면 캡처
ⓒ 장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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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손은 얼굴보다 더 선명한 인상을 심어준다. 방송에서 보여준 손이 그랬다. 몇 겹의 장갑에 싸여 땀이 고이고 퉁퉁 불어 허물이 다 벗겨진 손. 그 손을 통해 그들이 있던 현장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수십 마디의 말보다 손 하나가 상황을 더 정확하게 표현해 줬다. 그 손 앞에서 누구도, 어떤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얼마나 힘드냐'는 위로의 말은 너무 가볍고 쉽다고 생각했다.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개발 중이다. 굳이 공포스러운 상황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치료법이 없고 아직 진행 중인, 확산력이 빠른 질병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 각자의 행동에 책임지는 성숙한 자세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공식 홈페이지에는 고위험 시설의 사업주와 종사자, 이용자를 위한 핵심 방역수칙이 강조되어 있었다. '마스크 쓰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역지침이다.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과 가르치는 교사들은 수업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했다.

스스로를 위해서도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하지만, 동시에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부주의가 다른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마음 속에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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