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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인사말이 있다. 바로 시간의 흐름에 놀라는 말들이다.

"벌써 6월이야?"
"1년의 반이 갔네."
"이젠 여름 날씨야."

달력의 숫자를 볼 때마다 나 역시 놀라긴 매한가지다. 집안일을 하며 푸르른 바깥 풍경과 생경한 달력 속 숫자를 번갈아 보곤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음이 힘들 때, 집 앞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며 우울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바깥 풍경은 초록초록 하니 싱그럽기 그지없다. 계절은 어느새 나도 모르게 바뀌고 있었다.
 
겨울과봄옷 아직 정리하지 못했던 아이의 겨울과 봄옷들... 거의 입을 일이 없었다.
▲ 겨울과봄옷 아직 정리하지 못했던 아이의 겨울과 봄옷들... 거의 입을 일이 없었다.
ⓒ 조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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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사람들의 옷차림만 봐도 대부분 반바지 반소매 차림으로 여름 초입임을 알 수 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여름옷은 천천히 꺼내는 편인데 아이들이 먼저 "엄마, 여름옷 좀 꺼내줘" 하는 걸 보고 계절이 바뀐 것을 또 한 번 실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집에만 있다 보니 내가 계절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부랴부랴 아이들의 긴 옷을 정리하고 반소매를 꺼내는데 뜻하지 않게 옷장 속 코로나 효과를 발견했다. 지난 겨울과 봄 외출복은 거의 입은 흔적이 없어 새 것 같은데 내복은 목과 무릎이 해져서 버려야 할 지경이 된 것이다. 우스개로 내복 남매라고 할 정도로 내복 차림으로 집에서 지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참고로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은 내복을 입고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이들의 옷을 사러 남대문에 가는 것이 나의 연중 행사인데 올해는 그러지 않았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가기가 꺼려진 데다 옷을 미리 쟁여놓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옷장 정리를 하며 깨닫게 된 것이다.

바뀐 날씨만큼이나 야외 활동이 더 많아졌지만 오히려 예전보다 바깥 활동이 더 힘들어졌다. 옷차림은 가벼워졌지만 마스크 쓰기는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처음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겨울이라 마스크가 보온 효과도 있고 해서 그리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젠 마스크를 쓰고 조금만 걸어도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숨이 턱턱 막혀온다. 짧은 거리도 걷지 않고 뛰는 아이들은 더 답답함을 호소하며 짜증 내는 횟수가 늘었다.

더워서인지 종종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어 바깥 나들이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나 역시도 사람들이 없는 곳에선 턱밑으로 마스크를 내렸다가 또 사람이 눈에 띄면 급하게 마스크를 올리는 수고로움이 생겼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KF 지수가 높은 마스크보다 좀 더 얇은 덴탈 마스크를 문 앞에 걸어두었다. 계절에 맞춰 이제 마스크도 여름용으로 갖춰놔야 한다니 코로나가 우리 일상에 얼마나 깊이 침범했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덴탈마스크  문 앞에 여름용 덴탈 마스크를 걸어놓았다.
▲ 덴탈마스크  문 앞에 여름용 덴탈 마스크를 걸어놓았다.
ⓒ 조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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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동안에도 아직 완전한 개학을 하지 못했다. 더 놀랄 일은 한 달여 후면 또다시 여름방학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수업일수 때문에 방학 기간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왠지 시간을 통째로 날려버린 듯한 기분이 든다. 개학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여름방학이라니...

수도권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갈수록 한숨이 더욱 늘어난다. 초등학생 때는 공부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주리라 다짐했던 내 계획은 죄다 무산됐다. 지난 반년 동안 나와 아이들은 뒹굴족으로 전락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지난 시간을 보상하듯 더 많은 활동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아직도 코로나19는 물러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속수무책으로 흐르는 계절의 흐름을 체감하며 이제 코로나 시대에 '현명한 여름나기'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온다는데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해야 할지부터 고민했다. 덴탈 마스크를 씌워서 학교에 보내도 될지, 에어컨을 켜는 건 괜찮은지, 면역력 증진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다. 

6월의 첫날인 오늘, 나는 지난 시간의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좀 더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을 보낼 수 있을지 연구할 것이다. 그리고 올해의 남은 절반도 허둥대며 보내지 않도록 새해계획 또한 다시 한 번 꼼꼼히 점검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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