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 자랑하는 최고의 문인, <제왕운기>와 최초의 사행록인 <빈왕록>을 집필한 동안거사 이승휴의 영정을 만들기 위한 전문가 포럼이 28일 솔비치 삼척에서 개최됐다.
이승휴의 정체성에 관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기 위해 마련한 표준영정 전문가포럼은 지난 5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진성규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와 조용진 한국형질문화연구원 원장, 김도현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이 각각 발제자로 참여했다. 차장섭 강원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10명의 토론자와 정구복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도 좌장으로 함께했다.
'동안거사집에 나타난 이승휴의 불교이해와 대원관'이란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진성규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이승휴는 간장사에서 10년간 불경을 공부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웃에 있는 삼화사에서 불경을 빌린 것으로 보아 그곳의 승려와의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불경을 독학하고 '몽산덕이'란 승려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형질문화연구원 조용진 원장은 '용모제정의 방법설정'에서 "심환지의 초상화가 한국 초상회의 최고의 걸작이라고 한다. 그러나 단정할 수는 없고 계량화할 뿐이다. 이승휴 영정은 삼척인의 용모 특징을 잘 추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발제로 참여한 문화재청 김도현 전문위원은 '이승휴 사상의 현대적 계승방안'에서 "<제왕운기>에 실린 단웅신화를 통해 단군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시작을 알리고 격동기 고려의 대원정책과 대원외교를 민첩한 문장솜씨로 풀어나가는 이승휴의 외교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빈왕록은 최초의 시행록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명숙 삼척시의원은 "720년이 지난 역사책 <제왕운기>가 저평가 되는 이유를 알고싶다. 복식 제작은 삼척삼베를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림대학교 김태욱 박사는 "이승휴의 영정은 타협하지 않는 동안의 강한 성품을 이미지에 담고 복색시기는 <제왕운기> 저술 시기인 고려전기의 복색을 담아야 한다. 또한 <제왕운기>는 한국사의 체계화와 대중화에 기여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승휴 선양사업과 관련, 좌장을 맡은 정구복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삼척, 동해는 물론 대학과 강원도민 전체가 참여해 인문학적 요소, 문화예술이 접목된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켜야한다"고 통큰 선양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2021년 12월까지 추진되며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상징인 제왕운기 역사사업의 하나로 민족역사와 혼을 일깨워준 동안 이승휴 선생의 표준 영정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