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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이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의존하는 모든 공공 인프라를 민영화한다는 망상은 상황을 오도하는 것일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현명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모든 시민의 일상생황을 대중이 거의 또는 전혀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업적 이해관계자들의 손에 맡기고 모든 사람의 일상을 유지하는 서비스에 접근하고 지휘할 능력을 줄이는 것은 민주적 거버넌스와 관리 감독의 무조건 포기나 다름없다."
<제러미 리프킨, 글로벌그린뉴딜(2020, p48)>

한국사회에서는 시장경제 내 모든 기업이 투자, 즉 민간투자를 하는데도 민간투자사업이 하나의 정책사업의 명칭으로 사용된다. 현행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하 민간투자법)은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여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운영을 도모함"(제1조 정의)이라고 하면서 민간부문을 "공공부문 외의 법인을 말한다"(제2조 12호)고 한다. 마치 공공부문을 제외한 모든 민간법인이 대상인 것처럼 간주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민간법인이 사업시행자가 되기 위해서는 법이 정한 사업규모 같은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사실 건설사, 금융사 투자가 곧 민간투자자가 된다.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민간투자사업 업무 매뉴얼>도 사업시행자의 구성에 건설사, 금융사를 명시했다. 이를 두고 '각종 인프라펀드에 투자한 사람은 일반 국민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개별 국민도 대상이다' 라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극히 낮고, 이들은 복수의 인프라 이윤에 대한 이해관계를 가지지 해당 인프라의 공익성 혹은 공공성에 대한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문제는 '공공이 초기의 인프라 건설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운영과정의 합리화를 통해서 비용감축에 도움이 되는가' 이다. 통상 민자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측은 다음 그림과 같이 재정사업으로 할 경우 초기에 필요한 재원을 민간투자의 방식으로 외부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다소 운영과정에서 재정지출이 더 나오더라도 이는 30년 정도의 운영기간을 고려하면 공공의 손실이 아닌, 공공과 민간의 현금흐름에 시간차를 통한 합리적 분배구조라고 설명한다.(아래 그림)
 
 그림 1. 민자사업에 대한 공공 측의 현금흐름(의도의 측면) ?* 출처 : 박수진(2016), 민간투자사업의 공공성 제고 방안 연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그림 1. 민자사업에 대한 공공 측의 현금흐름(의도의 측면) ?* 출처 : 박수진(2016), 민간투자사업의 공공성 제고 방안 연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 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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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래 그림과 같이 한국에서 진행된 민자사업 특히, 철도 지하철 분야의 민간투자사업은 그런 주장을 지지해 주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민자사업이 ③의 요인을 줄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민간투자사업의 초기부담이 생각보다 작지 않고(①) 특히 환승할인이나 미세먼지 대책을 위한 무임승차 등의 정책 사업이 진행될 때마다 운송손실을 재정으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②)가 발생한다.

이는 똑같이 환승할인제도를 적용하지만 공공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환승할인 부담을 자체적으로 부담하는데 반해 지하철9호선과 같은 민자사업은 서울시가 보전해주는 것에서 확인된다.   
 그림 2. 민자사업에 대한 공공 측의 현금흐름(경험의 측면) ? *박수진, 위의 출처(이미지 변경은 필자)
 그림 2. 민자사업에 대한 공공 측의 현금흐름(경험의 측면) ? *박수진, 위의 출처(이미지 변경은 필자)
ⓒ 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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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왜 정권의 성격을 막론하고 민간투자사업에 목을 매는 걸까? 이 부분은 사회공공연구원이 연초에 내놓은 <궤도 민자사업의 문제점 분석과 공영화 전략 모색 연구>(http://www.ppip.or.kr/board_MRhQ99/4621#0)를 통해서 자세히 분석한 바 있다. 우선, 처음에 법정 계획으로 추진될 때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재정의 여건에 따라 변동된 재정사업과 달리, 민자사업은 대부분 지역 정치인들이나 대통령 등의 공약을 통해서 등장하고 이것이 기존의 법정계획 자체를 압도한다.

민자사업이기 때문에 '어떤 돈으로 그걸 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피해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민자사업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발표만으로 지역의 개발사업 등에 수혜를 가져간다. 그리고 토지가와 집값이 오른다. 민자사업은 사업의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사업추진의 이익을 사전에 가져올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대책의 첫 번째로 민간투자사업의 확대를 천명하고 나섰다. 작년 말에 이미 15조 정도의 민자사업을 집행 발굴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코로나19를 핑계로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민자사업이야 말로 민간기업에게 재정지원을 해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만약 민자사업이 애초 정책설계대로 민간사업자가 '장기간' 회수해야 하는 구조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한 것이 무엇이겠나? 초기에 금융권에 막대한 대출을 발행하는데 그 선순위자가 민간사업자로 들어온다. 엄청난 토건사업을 해야 하는데 그 건설을 담당할 건설사들이 민간사업자로 들어온다. 겉으면 보면 10조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사실은 민간사업자들이 미리 나눠가지는 돈에 불과하고 나중에 운영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이자수익에 가깝다. 좀 더 직접적인 비유를 하자면 민자사업은 기업에 대한 기본소득에 가깝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요행히 운영이 되더라도 약속을 한 당사자와 부담을 지는 당사자가 달라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예컨데 의정부 경전철도 용인 경전철도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지역의 문제를 낳았지만 정작 그로 인해 이익을 본 사람들은 다 사라진 이후였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지역 주민들과 노동자들이다.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 때문에 부담이 크고 이용하지 않는 주민들은 막대한 기업에 주는 재정지원금을 부담한다. 경전철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생활환경은 좋은데 그것을 이용하지 않는 지역 주민들이 경전철 이용주민들을 위해서 부담을 지는 불평등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이라면 준수해야 하는 안전기준이나 적정한 서비스를 공급해야 하는 의무로부터 자유로운 민간사업자는 적정기준을 언제나 최소기준으로 바꾼다. 그렇게 해서 비용을 줄인다는 것인데 대부분은 사람/비용 즉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임금과 적절하게 고용해야 하는 일자리가 줄어든다. 

구의역 김군의 죽음 뒤 4년이 지났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노동자들을 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대부분 하청, 위탁 등 간접고용노동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와 다른 공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난하는데 익숙하다. 하지만 정작 그런 노동자들을 양산하는 것이 민자사업이라는 것, 위탁사업이라는 것에는 눈을 감는다. 궤도부문의 민자사업이 지금과 같이 광범위하게 확대되면 잠재적인 '김군'이 우리 사회 곳곳에 생기게 된다. IMF 구제금융 이후 본격화된 민자사업에 대해 '과연 이익은 누가보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동시에 '그 부담은 누가 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답을 할 때가 되었다.

덧붙이는 글 | 김상철 /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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