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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이 구의역참사 4주기를 추모하면서 남기고 간 구의역 승강장 내 포스트잇.
 시민들이 구의역참사 4주기를 추모하면서 남기고 간 구의역 승강장 내 포스트잇.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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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28일 이면 '구의역 스크린도어사고' 4주기다. 구의역에서 고장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19세 '김군'이 전동차에 치어 사망한 날이다.

시민과 전문가들이 포함된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기본적인 안전수칙도 지킬 수 없었던 열악한 작업환경과 인력구조, 외주수리업체와 원청과의 안전소통 부재 등 외주용역의 원·하청 구조가 근본적 원인임을 밝혀냈다. "위험의 외주화"로 알려진 이 구조적 문제는 2년 후 태안화력 김용군씨 사망사고, 최근의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에서도 바뀌지 않고 있다.

"김군"이 소속된 업체(간전고용 비정규직)는 '은성PSD'라고 하는 서울교통공사(당시 서울메트로)의 외주 용역업체였다. 승강장 안전문(PSD, Platform Screen Door)이 선로와 승강장을 공간적으로 분리함으로써 승객의 안전과 열차 운행의 안전성을 확보한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안전설비가 외주 용역업체에 맡겨졌고, 그 업체는 기본적인 정비인력도 확보하지 못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업무에 대한 외주화 금지와 직영전환이라는 원칙이 추가되었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도 그렇게 해서 나왔다. 이윤과 효율을 위해 무분별하게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업무까지 외주화된 현실의 반성이었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김군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하청구조를 일컫는 '외주용역 위·수탁구조'는 여전하다. 서울교통공사는 CIC(사내독립기업 Company-In-Company)를 포함하여 모회사와 동일한 업태인 '도시철도운영'을 하는 3개의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9호선2,3단계(신논현~중앙보훈병원)를 운영하는 CIC방식의 '9호선 운영부문', 김포도시철도를 운영하는 '김포골드라인(주)', 서해선 소사~원시 구간을 운영하는 '소사원시운영(주)'이다. 

이들은「지방공기업법」 상 지방공기업의 자회사로, 공기업이 아닌 민간회사다. 민간회사는 이윤을 바탕으로 한다. 물론 이 세 회사는 각각 3년, 5년 등 계약을 갱신하며 별도의 시행사/소유자에게 수탁받는 사업자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피라미드", "다단계 회사"라는 말이 나온다.  

놀랍게도 이 세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나름 정규직 직원이다. 하는 일도 모기업의 노동자들과 같다. 하지만 위와 같은 구조 때문에 구의역 사고의 외주용역업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당연히 모회사 퇴직자의 계약직 채용,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한 높은 이직율, 그에 따른 안전운행의 위협 등이 재발한다. 자회사로 포장된 또 다른 '은성PSD'다. 

2019년 위 세 자회사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처우에 저항하며 파업을 했다. 노동자에게 파업은 최후의 무기라지만 가장 부담스러운 행위이기도 하다. 그만큼 절박했을 것이다. 4년이 되어가는 그 사고가 있었던 이상, 또 다른 "김군"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모회사(서울교통공사)의 외부 민간위·수탁 자회사의 노동자들을 위한 장·단기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당장 '9호선운영 부문' 노동자들의 처지가 불안하다. 서울시 소유 구간(9호선 신논현~중앙보훈병원)의 위탁 기간이 8월 31일로 종료하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 파업을 통해 확보한 노동과 임금 조건의 유지 등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해결책이 없는 것도 아니다. 3년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의 통합은 서울시 소유의 도시철도운영기관의 통합운영을 염두해 둔 것이었다. 이용자의 안전과 사회·공공서비스로서 도시철도운영의 공공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위탁기간이 종료되는 9호선 2,3단계를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에 현물 출자함으로서 노동조건과 처우, 공공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9호선 1단계 외국계 운영사(프랑스 RAPT)의 계약해지로 시작된 9호선 전면 공영화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변화는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두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주)의 기초(김포시) 또는 광역(경기도)직영화, 서해선(소사~원시) 위수탁관계 단순화 등으로 변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는 9-4 승강장에서 먼저 간 그를 추모한다. 그러나 우리에겐 추모만이 아니라 변화도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변현석 <공공교통 시민사회노동네트워크> 정책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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