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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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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가 세습 논란으로 갑론을박할 당시 미자립교회 지원금으로 내놓은 기금 일부가 명성교회 세습에 우호적인 목회자들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이 드러났다. 

이 같은 정황은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장 김태영 목사) 산하 서울동남노회(김수원 노회장)가 2016-2018년 3년간의 재정 지출 내역을 자체 감사하면서 드러났다. 동남노회는 지난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회결의 사항에 대한 조사결과 별지 보고서'(아래 별지 보고서)를 냈다. 

목사는 물론 재판국원도 기금 수령
  
먼저 별지 보고서 작성 경위와 내용을 살펴보자. 지난해 10월 동남노회는 정기노회를 열었다. 이때 재정부 보고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동남노회 재정 지출내역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노회 측은 시간상 제약의 이유로 "추후 임원회나 감사위원회에 질의서나 감사청원이 들어오면 사실관계를 밝히고, 향후 건실한 노회 운영의 지침으로 삼자"고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후 노회원 중 일부가 감사자료 공개 청원서와 질의서를 제출했고, 이에 김수원 노회장은 관련 자료를 토대로 회원들의 질의와 청원 건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공식 보고하도록 직권으로 지시했다. 별지 보고서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됐다.

그런데 이 별지 보고서에서 명성교회 기금 중 일부가 명성교회 세습에 우호적인 임원들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시점은 2017년 12월이었다. 당시 동남노회 임원회는 재정 상황이 열악한 미자립교회 70여 개를 돕겠다며 명성교회에 2억 원의 후원금을 요청했다. 이에 명성교회는 5일 만에 '노회교회동반성장위원회' 계좌로 '노회 내 미자립교회 목회자 후원목적' 명목으로 2억 원을 송금했다. 

이번에 공개된 별지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노회장 최아무개 목사, 서기 김아무개 목사가 명성교회가 보낸 돈을 각각 300만 원씩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단 내 사법기구인 노회 재판국원 중 일부도 명성교회 기금을 수령했다. 이중 노회 재판국 서기 이아무개 목사는 돈을 받은 지 4일 후 재판국원으로 보선했다. 노회 재판국원 기아무개 목사도 기금 수령 한 달 후 재판국원으로 보선했다.

명성교회 기금이 노회 임원들에게 들어간 시점은 동남노회가 명성교회 세습 문제로 갑론을박하던 시점과 일치한다.

명성교회 기금이 흘러 들어가기 약 두 달 전인 2017년 10월 동남노회는 명성교회가 낸 김하나 목사 임명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부노회장이던 김수원 목사와 노회원 130여 명은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그러자 회의장에 남은 노회원들이 투표로 최 목사를 노회장으로 선출했다.
 
 명성교회가 세습 논란으로 갑론을박할 당시 미자립교회 지원금으로 내놓은 기금 일부가 명성교회 세습에 우호적인 목회자들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이 드러났다. 이 같은 정황은 명성교회가 속한 동남노회가 낸 자체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사진은 동남노회가 낸 자체 감사 결과 보고서 중 일부
 명성교회가 세습 논란으로 갑론을박할 당시 미자립교회 지원금으로 내놓은 기금 일부가 명성교회 세습에 우호적인 목회자들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이 드러났다. 이 같은 정황은 명성교회가 속한 동남노회가 낸 자체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사진은 동남노회가 낸 자체 감사 결과 보고서 중 일부
ⓒ 동남노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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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가 낸 기금은 세습 관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까?

노회장에 오른 최 목사는 줄곧 친 명성 행보를 보였다. 최 목사는 2017년 11월 김삼환 원로목사 취임-김하나 목사 임명 예배에서 사회를 봤다. 명성교회 세습을 허용한 노회장이 세습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사회를 본 셈이다. 다음 해인 2018년 3월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명성교회 세습에 적법 판단을 내렸다. 명성교회 기금이 세습 관철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점이 노회가 낸 자체 감사 보고서를 통해 공식 확인된 것이다.

동남노회는 별지 보고서에서 "명성기금이 접수될 당시 상황은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 청빙' 관련해 명성교회가 당시 헌의위원장이던 김수원 현 노회장을 직권남용,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했고, 불법으로 선출된 명성 측 최 노회장은 비대위 목사들에 대해서 노회질서 문란혐의로 기소 의뢰하는 등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었던 때"라면서 "교회동반성장위원회 내부에서도 우려했듯이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2억 원의 후원 출연기금 사용 목적은 '노회원들을 회유하기 위한 꼼수'라는 합리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노회가 관리하던 미자립 교회는 모두 27개 교회였다. 하지만 노회임원회는 미자립 교회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막연하게 70개로 말하고, 교회당 300만 원씩 후원한다는 명분으로 명성교회에 2억 원을 청원해 기금을 조성했다"라며 "노회가 파행된 상태에서 명성 측 인사들로 구성된 구임원회가, 그것도 노회 파행의 핵심 사유를 제공한 명성교회를 통해 기금을 조성해서 70개 교회의 목회자를 후원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삼척동자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돈을 받은 당사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최 목사는 "마침 러시아에 가 있던 선교사가 도움을 청해와 명성교회 기금을 줬다"고 답했다. 이 같은 전달과정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기자의 지적에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쓴 건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 같은 태도에 익명을 요구한 동남노회 관계자는 "이렇게 변명하면 참 궁색하다. 명성교회가 미자립 교회 도우라고 준 돈을 저들이 나눠 가졌다는 게 팩트다. 위임목사가 미자립 교회도 아닌데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기금을 받은 목회자 중엔 어려운 처지인 이들이 없지 않다. 명성교회에 우호적인 임원진이 기금 중 일부를 나눠 가지면서 어려운 처지의 목회자들을 난처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3년간 홍역 치른 동남노회

2017년 10월 이후 동남노회는 줄곧 표류했다. 2018년 3월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회장 지위를 잃게 되자 최 목사는 사회 법원에 '총회 판결에 대한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대법원은 잇달아 기각했다.

그러다 2019년 9월 예장통합 교단은 경북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열린 104회기 총회에서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임명을 승인하기로 한 명성교회 수습안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김수원 목사는 노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수습안은 동시에 2021년 1월 김하나 목사를 위임식 없이 임명하도록 했다. 104회기 총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습안을 거수로 통과시켰다. (수습안이 통과되자 세습을 유예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셌다)

올해 들어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부 비상대책위원회, 신학대학원 목회연구과 학우회, 신학과 학우회, 신학과 여학우회, 신대원 동아리연합회, 신학춘추 등 장신대 신학생 공동체는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교단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목회지 대물림(세습) 논란에 대한 수습안을 현장 거수투표만으로 통과시켰다"라면서 "절차는 부실했고, 교단 헌법의 법적 구속력과 권위는 무너져 버렸다"며 명성교회 세습을 허용한 104회기 총회 결의를 무효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기독교 인터넷 신문 <베리타스>에 동시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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