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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친구가 대구 아파트 밀집 지역에 살고 있나 봐요. 그 집에 다섯 살 애가 있는데, 엄마가 직장을 쉴 수 없어 친정엄마가 와 계시나 봐요. 몇 주째 어린이집에도 못 가고, 아파트는 좁고, 위층이라 뛰지도 못하고, 아빠가 인터넷 (설치) 기사인데 동료 몇 명이 격리 중이라 너무 바빠 놀아주지 못하고. 얼마 전부터 엄마가 퇴근하면 밖에 나가자고 칭얼대곤 했대요. 그런데 일하는 엄마는 평일에 놀아주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며칠 전, 잘 자던 애가 한밤중에 벌떡 일어나더니 거실 커튼을 확 젖히고 놀이터를 바라보며 '엄마 쟤들은 놀고 있잖아. 나도 나갈래!' 큰 소리로 말하더래요.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들어가 자더랍니다. 그걸 본 아이 엄마가 울컥, 눈물을 쏟고 말았대요. '맘껏 나가놀지도 못하는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나가 노는 꿈을 꾸며 저럴까?' 싶어서. 그래서 주말에 아이를 꽁꽁 싸매 마트에도 가고, 놀이터로 데려가 그넷줄에 손 세정제를 뿌린 후 놀게 했대요. 그런데 아이가 텅 빈 놀이터를 멍하게 바라보더니 재미없다고, 그냥 집에 가자고..."


라디오를 듣다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사연을 하나 들었다. 울컥, 마음 짠해졌던 이야기다. 코로나19는 어린아이들에게도 큰 상처가 되고 있다. 어서 빨리 종식되어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지간하면 책을 놓지 않고 살아왔는데 요즘에는 책을 자주 놓게 된다. 코로나19 때문이다. 관련 정보를 찾아 채널을 돌리고 돌리는 것이 습관처럼 돼 버렸다. 그나마 좀 나아진 것. 한동안 책을 아예 읽지 못한 날도 많았으니 말이다.

이처럼 코로나19 때문에 막연히 불안하고 어수선한, 그래서 일도 그 무엇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을 보내게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 같다. 이런 와중, 잠시라도 위로를 받곤 했던 것은 즐겨 들어온 프로그램이나 CD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지친 눈을 감고 쉬는 것이었다.
 
 Radio gaga/Queen: 인생의 희로애락 지식 그 모두를 라디오를 통해 배웠다고, 라디오는 아직 죽지 않았다고 외치는 라디오 찬가입니다. 퀸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가 작곡한 라디오 예찬 곡이죠.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도 관객의 흥을 돋우는 곡이었습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이, 과연 이 '가가(gaga)'가 무슨 뜻일까 하는 걸 텐데요. 로저의 아기가 화장실에서 '카카 카카' 하는 소릴 듣고 영감을 얻어 가가로 개사했다고 합니다. 또 하나, 세계적인 팝 가수 '레이디 가가'도 이 곡에서 본인의 이름을 따왔다고 해요. (35~36쪽)
 
<팝의 위로>(흔들의자 펴냄)는 노래 혹은 팝송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권하면 좋을 것 같다. 이처럼 어떤 내용의 가사다, 어떻게 나온 곡이다, 그 곡을 부른 가수에게 어떤 일이 있었다 등, 팝송 한 곡을 둘러싼 사연들을 자분자분 들려주니 말이다.
 
 <팝의 위로> 책표지.
 <팝의 위로> 책표지.
ⓒ 흔들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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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지쳐 있다.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다른 재난과 달리 의료지식이 없는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현장으로 가 도울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비롯한 개인이 지켜야 하는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으로 감염을 최대한 막자로 코로나19 종식 노력에 마음을 더한다.

이런 와중, 코로나19 종식을 향한 헌신과 노력, 이어지는 기부 소식은 울컥 감동하게 한다. 어제(24일)는, 철원의 한 중학생이 용돈을 아껴 47개의 마스크를 구매해 기부했다는 소식이 훈훈하게 전해졌다. 누군가의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한 나눔은 감동으로 그치지 않고 어떻게든 이겨내자는 끈끈한 연대의 힘이 된다.

이처럼 대중들의 삶이 위협받을 때 특정의 사람들이 연대함으로써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중 하나는 대중의 관심과 애정으로 존재하는 음악인들이 특정 음반 제작이나 공연, 행사 등에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해 창출된 수익을 기부하는 것이다.

< Drop The Debt-빚을 내던져라 >나 < Gaia >, < Songs Around The World >와 같은 앨범들이 그렇게 나온 경우.

앨범 모두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전 세계 수많은 음악인이 뜻을 모아 나온 앨범들인데, 이중 < Drop The Debt-빚을 내던져라 >는 더욱 남다르게 기억하는 앨범이다.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정신적·물질적 독립을 지향하며 전 세계 음악인들(세자리아 에보라 등)과 그룹 100팀이 참여한 이 앨범에 한대수 등 우리 음악인들도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 책 <팝의 위로>에서도 이처럼 동시대를 함께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 불행에 처한 누군가의 행복한 삶을 위해 뭉친 여러 경우를 만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축적의 힘(91~94쪽)'이란 제목의 글과 함께 소개되는 USA For Africa의 'We are the world'에 얽힌 이야기다.

1980년대 중반, 이디오피아의 극에 달한 기근으로 수많은 난민이 죽어간다. 이에 그들을 돕고자 영국의 음악인들이 모여 'Band Aid'를 결성, 자선 공연으로 기금을 모아 이디오피아 난민들을 돕는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본 사람들이라면 더욱 의미 있게 기억할 사연이다. 당시 영국의 대표적인 그룹이었던 퀸도 참여, 영화의 마지막 공연 장면이 그 공연이라니 말이다.

영국 음악인들의 이와 같은 활동은 미국 음악인들을 자극, 뜻깊은 일을 위해 연대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 퀸시 존스의 주도로 USA For Africa가 결성되고 그에 45명의 팝스타가 참여한 것. 이어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 협업으로 전설적인 곡이 탄생한다. 꾸준한 사랑을 받는 We are the world가 바로 그 곡.
 
We are the world/USA For Africa: 모두가 하나이며 다 같이 힘써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밝은 미래의 세상을 만들자는 내용의 웅장한 곡이죠. (중략) 수십 명의 팝스타들은 한자리에 모여 10시간 넘게 철야 녹음을 강행하며 명곡을 완성했습니다. 뮤지션으로 각자의 존재감을 뽐내면서도 유려한 하모니를 이뤄냈고요. 전 세계 8000개 이상의 라디오 방송사들이 이 곡을 동시에 송출하는 역사적인 이벤트까지 이끌어 내기도 했는데, 그 결과 빌보드 정상은 물론이고 2억 달러를 모금하면서 전 세계에 인류애를 보여준 사건으로도 기록되었습니다. (94쪽)
 
아마도 Radio gaga나 'We are the world' 관련 사연을 읽으며 이 두 곡이 훨씬 의미 있게 와 닿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으리라. <팝의 위로>를 통해 만날 수 있는 팝송은 67곡. 노래를 듣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어떤 사람의 절박했던 사연과 함께 소개되는 머라이언 캐리의 'Hero'나 배우로 또 가수로 자리잡기까지 온갖 잡일로 버텨야만 했던 역경의 사연과 함께 소대되는 배트 미들러의 'The rose' 등, 누군가 힘들거나 절망에 빠졌을 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던 그 팝송, 그 사연들을 만날 수 있다.

20년째 즐겨듣는 라디오 방송이 있다. 그 음악방송을 즐겨듣는 이유는 좋아하는 곡들이 많이 선곡되어서이기도 하지만 오프닝 멘트나 소소한 일상을 바탕으로 하는 사연이 좋아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유지수 아나운서. 방송을 진행하며 겪는 이야기와, 코로나19로 놀이터에 나가놀지 못하며 마음병을 앓고 있는 한 다섯 살 꼬마의 이야기처럼 가슴 짠하며 여운 깊은 일상이 바탕이 된 생활 에세이도 함께 읽을 수 있다.

팝의 위로 - 팝, 그 속에 숨은 온기

유지수 (지은이), 흔들의자(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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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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