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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청년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정의당 청년 공동선대위원장 맡은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청년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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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의 '대리 랭크 게임'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류 후보가 대리인(당시 연인)을 통해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아래 '롤')의 등급(티어)을 부당하게 승급하였고, 이를 이용해 사회·경제적으로 부당 이득을 편취했다는 의혹이다.

롤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MOBA 장르의 게임으로 국제 e스포츠 리그도 활성화되어 있다. 또 '페이커' 등 세계 리그를 휩쓴 국내 프로게이머의 인기도 아이돌 못지 않은 만큼 류 후보의 '대리 랭크 게임' 의혹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이는 무엇보다 류 후보의 이력과도 연관된 이슈다. 그는 이화여대 게임 동아리 'Klass Ewha'의 회장이었으며 전국 e스포츠 대학 연합회 'ECCA'의 총무직을 역임했다. 모바일 게임회사 이노스파크에서 기획 인턴을 거친 뒤 스마일게이트에 입사해 모바일 IO 스튜디오 기획팀에서 근무했다. 당시 인터넷 게임방송 스트리머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내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권고사직 당했다. 그 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식품노동조합 홍보부장으로 일하다가 정의당에 입당해,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을 맡았다. 오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위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자 경선에 나서 1번을 부여받았다.

이러한 이력 탓에 '대리 랭크 게임' 논란은 류 후보의 해명과 사과에도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이 논란이 '부당 취업' 의혹으로 번지자, 정의당도 류 후보와 해당 회사를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류 후보도 조만간 추가적인 입장문을 내고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그렇다면 이 의혹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쟁점1] '대리 랭크 게임'으로 볼 수 있나

우선, 류씨의 ID로 다른 사람이 접속한 건 류씨측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대리 게임을 통한 랭크 획득'으로 단정하기에는 무리한 측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대리 랭크 게임'이라 함은, 등급을 올릴 목적을 가지고, 실력이 뛰어난 지정 대리인에게 ID를 대여하고, 이에 대한 금전적(혹은 기타) 대가를 지불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류씨가 전 애인 덕분에 자신의 실력보다 높은 등급(골드 1: 상위 약 16% → 다이아 5: 상위 약 2.5%)을 받은 것도 맞다. 류씨는 당시에도 해당 의혹이 불거져 한 차례 사과한 바 있다. 책임을 지고 동아리 회장직도 사퇴했다.

그러나 류씨는 자신의 계정을 여러 사람이 '공유'했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ID로 접속한 사람이 류씨의 전 애인만이 아니라 지인 다수였고, 게임 실력도 천차만별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들이 플레이한 경기 역시 게임 내 등급을 올리기 위한 '랭크 게임'만이 아니라 이와 무관한 '일반 게임'도 섞여 있었다.

물론 이러한 계정 공유 역시 게임 약관에 의거하여 대리 게임으로 간주, 게임 내에서는 제재를 받는다. 게임 내 얻은 보상 삭제, 게임 이용 제한 등이 따르고, 정도가 심한 경우 회원 가입 제한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류씨의 행위가 새로 개정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병 '대리게임금지법'에 의해 처벌받는 불법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 대리게임금지법 시행은 2019년 6월 25일로 소급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소급된다고 하더라도 애초에 "용역의 알선 또는 제공을 업으로 함"에 해당하지 않는다.

[쟁점2] 부당 취업인가

류 후보가 당시 대리인을 통해 획득한 '높은 등급(다이아 5 티어)'을 이용한 '스펙'을 활용해 부당한 사회·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한국경제>는 지난 10일 "류씨가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 입사 당시 입사지원서에 본인의 롤 티어(등급)를 기재했다"고 보도했다. 부당하게 얻은 높은 게임 등급으로 취업에서 이득을 얻었다는 게 보도의 요지이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이 보도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단, 시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롤은 매년 11월 기존 시즌을 종료하고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대리 게임 논란이 있던 것은 2014년 5월이고, 류씨가 스마일게이트에 최초 입사한 건 2015년 1월이다. 즉, '대리 랭크 게임' 논란 당시의 '다이아 5 티어' 등급은 이미 소멸된 상태였던 셈이다.

게다가 류 후보 측은 <오마이뉴스> 취재 때 "2015년 1월 스마일게이트에 비정규직으로 최초 입사할 당시엔 입사지원서에 롤 티어를 기재하지 않았다. 입사지원서에 있는 '자신이 플레이한 게임 목록'에도 롤을 기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한국경제>에서 보도했던 '다이아 4 티어' 등급은 2015년 12월 정규직 전환 때 제출한 입사지원서에 기재한 것이고, 류 후보 본인이 연습을 통해 같은 해 6월 획득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대리 랭크 게임' 논란 당시의 롤 티어가 자신의 게임회사 취업(정규직 전환)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일각에선 새 시즌이 시작되더라도 '랭크 게임'의 출발선상에 직전 해의 등급이 영향을 미친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본인의 실력이 없다면 등급을 유지하기 어렵다. 실제로 류씨측은 "플래티넘 3티어에서 시작해 다이아 4티어까지 올렸다"고 설명했다.

류 후보가 대학 재학 당시 이를 활용해 동아리 회장 및 대학연합회 간부직을 맡고 게임리그에 입상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류 후보 측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동아리 회장 및 대학연합회 간부직을 맡은 건 애초 '대리 랭크 게임' 논란 이전이었다"고 밝혔다. 또 "류 후보가 참가했던 아마추어 리그에는 등급 제한도 없었고 류 후보 본인의 실력으로 8강까지 올랐다"고 반박했다.

한편, 류 후보는 지난 10일 자신의 '대리 랭크 게임' 논란에 대해 "매우 잘못된 일이었다"라며 "부주의함과 경솔함을 철저히 반성한다"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또한 "금전 거래는 없었다.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대회에서의 반칙도 없었다"라며 "위 건 때문에 퇴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관련 기사: '대리게임 논란' 정의당 비례1번 류호정 "매우 잘못된 일, 사과")

태그:#류호정, #정의당, #리그오브레전드, #대리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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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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