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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유한국당은 총선 영입 인사 1호로 '공관병 갑질' 논란이 있는 박찬주 전 제 2작전사령관(대장)을 영입 대상이라고 내놨습니다. 공관병 갑질 논란은 시민단체 군인권센터가 박찬주 전 대장과 부인이 공관병에게 업무와 상관없는 일을 지시하고 폭언·폭행을 일삼았다는 공관병들의 증언을 모아 폭로한 사건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당 내외 비판을 받고 '박찬주 영입'은 철회했지만, 박찬주 전 대장은 아직도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할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박찬주 전 대장에 대한 자유한국당 주류의 시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황교안 대표의 "귀한 분" 발언입니다. 황교안 대표는 10월 30일 '박찬주 대장을 영입발표에서 배제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배제라뇨? 정말 귀한 분이에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박찬주 전 대장은 11월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겠다며 나섰습니다.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 시간에 나온 발언들은 상식을 벗어났습니다.

언론들은 현재 일제히 박찬주 전 대장 영입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박찬주 전 대장을 적폐청산의 피해자로 추켜세우면서 그의 몸값을 올린 것은 바로 조중동이었습니다.

'적폐청산 피해자'로 박찬주 전 대장 추켜세운 조중동
  
4월 26일, 서울고법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장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박찬주 전 대장의 뇌물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고, 부정청탁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이 선고된 것입니다. 그 후 박찬주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검찰이 별건 수사를 통해 기소한 김영란법 위반만 벌금이 나왔다'며 자신이 '적폐청산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일부 언론이었습니다. 조중동은 항소심 재판 결과가 나오자마자 박찬주 전 대장을 '적폐청산의 피해자'로 추켜세웠습니다.
 
 △ 박찬주 전 대장 항소심 판결부터 1주간 박찬주 전 대장 관련 보도량(4/27~5/4)
 △ 박찬주 전 대장 항소심 판결부터 1주간 박찬주 전 대장 관련 보도량(4/27~5/4)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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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전 대장의 재판 결과가 나온 올해 4월 26일부터 5월 4일까지 일주일간 보도량을 보면 조선일보는 총 9건, 동아일보는 4건의 기사를 내며 박찬주 전 대장의 항소심 재판 결과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크게 다루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 박찬주 전 대장 뇌물도 무죄, "국가권력의 린치" 어떻게 보상하나>(4/29)에서 "(박 전 대장 부부는) 군인권센터의 폭로에 이어 여론 재판과 마녀사냥, 별건 수사를 통해 무차별적인 인격 살인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때려잡기식 적폐청산에 경종 울린 박찬주 뇌물죄 항소심 무죄>(4/29)에서 "박 전 대장 사례는 현 정부 초기 적폐청산이 몰아치기식으로 진행되면서 빚은 폐해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라고 하면서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기소되었지만 무죄를 받은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사례와 묶었습니다. 중앙일보 <최상연의 시시각각/'어쩌다 대통령'>(5/3, 최상연 논설위원)도 "적폐청산 대상이란 게 적폐가 아닌 적패(적의 무리)인 경우가 허다하다. 당장 무죄 판결 난 박찬주 전 육군대장,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그렇다"고 주장했습니다.

법 적용상 문제로 무혐의, 그렇다고 사건이 사라지나
  
'돈 봉투 만찬 사건'이란 최순실 게이트 수사 책임자인 이영렬 지검장과 안태근 검찰국장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불구속 기소 처리 한 뒤 2017년 한 음식점에서 수사팀 간부 6명과 검찰국 과장 2명에게 70~100만 원의 금일봉을 나눠 준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식사비와 격려금을 나눠서 금품 수수 규모를 100만 원 이하로 판단하고, 김영란법에서 수수 금품이 100만 원 이하일 경우 벌금이 아닌 과태료로 처벌하도록 한 것을 근거로 들어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과 공관병 사건의 공통점은 누가 봐도 사회적 지탄을 받을 만한 일이지만 법 적용상의 문제로 무죄 또는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돈 봉투 만찬 사건'과 공관병 갑질 사건을 같은 사안으로 묶으면서 '적폐 청산' 문제로 처리했습니다. 이런 시각은 조선일보 필진들에게도 나타납니다. 조선일보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잠기지 않는 정부의 수도꼭지>(5/7,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도 "변창훈, 이영렬, 이재수, 박찬주 등 나라의 동량들을 그(적폐청산)의 불쏘시개로 소모하고도(후략)"이라며 적폐 수사의 예로 박찬주 전 대장과 함께 이영렬 전 지검장을 든 것이 대표적입니다.
  
조중동의 '적폐청산 탓'이 왜곡보도인 이유

그러나 지난 5월, 검찰이 박 전 대장을 불기소 처분 하면서 내놓은 불기소 결정문은 "객관적으로 볼 때 박찬주의 직무수행과 거리가 멀고 나아가 제7기동단장‧육군본부 참모차장‧제2작전사령관의 일반적 권한 범위 내의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며 '직권남용에 대한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결론만 내렸습니다. 검찰은 박 전 대장이 갑질 발언과 행동을 했더라도 권한을 남용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을 했을 뿐입니다.

중앙일보도 <박찬주·이재명 '나쁘지만 무죄' 판결…양승태는 웃고 있다>(5/20)에서 검찰이 불기소 처분 이유서에 공관병들의 진술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아닌 그런 지시들이 형식상·외형상 직무수행으로 인식될 것을 전제로 한다"며 "박찬주의 지시는 사령관의 일반적 권한 범위 내의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사회적 비난 가능성'은 있지만 공관병 갑질은 육군 사령관의 직무 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직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이에 5월 9일 군인권센터는 <보도자료/박찬주 공관병 갑질 사건 불기소 이유 공개 및 검찰 항고>(5/9)에서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 전문을 공개하고 검찰의 법 적용을 비판하며 항고했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입니다. 게다가 공관병 갑질 혐의는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박찬주 전 대장의 부인은 여전히 공관병 갑질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중입니다. 그런데도 조중동은 이들의 잘못은 가리고 엉뚱하게 '적폐청산 탓'을 해 왔습니다.

정권 비판마다 소환된 박찬주 전 대장
 
일부 언론의 세계관에서 '적폐청산의 피해자'로 자리매김한 박찬주 전 대장은 이후 시시때때로 정권 비판에 소환되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5월 6일부터 10월 29일까지 8번이나 박찬주를 등장시켰습니다.
 
 △ 5월 6일부터 박찬주 영입 보도가 나온 10월 30일 이전까지 박찬주 전 대장 언급한 기사량(5/6~10/29)
 △ 5월 6일부터 박찬주 영입 보도가 나온 10월 30일 이전까지 박찬주 전 대장 언급한 기사량(5/6~10/29)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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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사설/ 득보다 실이 컸던 대통령의 '장학썬' 수사 지시>(6/6)에서 "(장학썬 사건에 대해)진상을 규명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무색해진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권위가 상처를 입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수사를 독려한 '서울중앙지검장 격려금' 사건과 '박찬주 대장' 사건도 사실상 무죄로 판명이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일보 <선우정 칼럼/ 검찰 개혁을 바란다면 이재수 묘를 참배해야 했다>(9/18, 선우정 부국장)에서는 "조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 개혁이 국민이 생각하는 검찰 개혁이라면 (중략) 대통령 한마디에 갑질 피의자로 전락하고 별건 수사 폐습의 무고한 희생양이 된 박찬주 예비역 대장을 찾아가 사죄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찬주 전 대장의 단독 인터뷰 기사는 조선·중앙·동아 3사에 모두 실렸고, 조선일보에는 박찬주 전 대장의 기명 칼럼 <공수처 설치에 대한 어느 부장판사의 우려>(5/13, 박찬주 전 육군대장)까지 실렸습니다. 내용은 '공수처 설치 반대'가 주제였습니다.
   
용납할 수 없는 수준 드러낸 박찬주 전 대장의 해명
  
"자기 부고만 아니면 모든 기사가 반갑다"는 말은 정치인과 언론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말입니다. 일부 언론이 이 정도의 스피커로 키워준 박찬주 전 대장을 보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정말 귀한 분"이라는 평가까지 한 것이겠지요. 언론의 이와 같은 후광에 힘입어서인지 박찬주 전 대장은 대부분의 갑질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몇 가지 사실은 인정하며 해명을 덧붙였는데 이 발언이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박찬주 전 대장은 '병사들을 GOP로 유배 보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관병들이 매일 공관에서만 있고 지루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나중에 전역해서 군대 얘기 하면 무슨 이야기 할까 싶어서 보냈다"고 했고, '병사들에게 감을 따게 하고 골프공을 주우라고 했다'는 데에는 "편제표에 나온 대로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감 따고 골프공 줍는 것이 공관병의 공식 임무라고 하는 것도 어이없지만, 공관병을 GOP로 보낸 것은 딱히 '공식 임무'와 관련 없는 사적인 감정으로 했다는 것이어서 앞뒤도 맞지 않습니다.

기자회견 중 나온 발언의 백미는 이것입니다. '보통 공관에서 아들 친구들 불러 파티를 여는 게 일반적인 일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찬주 전 대장은 "그 정도는 사회 통념상 인정해 줘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공관병들이 서빙한 것도 아니고 같이 논 건데. 저는 군인권센터가 병사들을 해서 사령관을 모함한다는 것은 군의 위계질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산주의자들이 유치원 때부터 자녀들 교육해서 너희 아버지가 김일성 욕하면 신고하라는 식으로 인륜을 파괴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공산주의에 비유한 뒤,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하지 않나"고 한 것입니다.

박찬주 '삼청교육대' 발언에 '빠른 손절' 보여준 조중동
 
삼청교육대는 1980년부터 전두환 정권이 '사회정화'라는 명분으로 무고한 일반인과 일부 정적들을 무차별적으로 강제수용해 각종 가혹행위를 일삼은 사건입니다. 삼청교육의 피해자는 알려진 것만 3만9742명입니다. 이 중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이 54명,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람은 397명, 부상 및 상해를 입은 사람은 2678명에 이릅니다. 이렇듯 박찬주 전 대장이 군사정권 시절에나 어울릴 법한 언동으로 밑천을 드러내자 조선·중앙·동아도 도저히 더는 그를 옹호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중동은 언제 박찬주를 참 군인의 표상처럼 보도한 적이 있었냐는  듯 빠른 '손절' 움직임을 보입니다.

박찬주 전 대장의 기자간담회가 있던 다음 날인 5일 동아일보는 <"삼청교육대 보내야" 막말 쏟아낸 박찬주>(11/5), 조선일보는 <'삼청교육대' 한마디로... 혹 떼려다 더 붙인 박찬주>(11/5), 중앙일보는 <박찬주 '삼청교육대' 발언에... 황교안 결국 영입 제외>(11/5)를 내고 박찬주 전 대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사설/"삼청교육대" 발언, 국민이 얼마나 공감하겠는가>(11/5)에서 "삼청교육대는 대표적 인권침해 사례로 꼽힌다"며 "잘못한 사람은 적법 절차 없이 벌을 가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의 소유자 아닌지 의문을 품게 한다"고 썼습니다. 물론 조선일보 사설의 나머지 대부분은 군인권센터를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그동안의 보도들은 '갑질 군인'에 대한 무리한 포장이었다는 것을 이들 스스로 증명한 것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4/27~11/7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경제, 한국경제(*지면보도에 한함)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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