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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대문에서 청바지를 팔던 '잘 나가던 사장' 김종술은 4대강 사업에 빈털터리가 됐다.
 서울 동대문에서 청바지를 팔던 "잘 나가던 사장" 김종술은 4대강 사업에 빈털터리가 됐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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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도 악몽에 시달립니다.

꿈속에서 창문을 열면 죽은 물고기가 나뭇가지에 매달려서 나를 노려봅니다. 온몸에서 구더기가 달라붙어 꿈틀거리는 물고기들입니다. 꿈속에 걷던 금강변 어딘가에서는 누군가가 '나 좀 살려달라'고 외칩니다. 이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깨어나면 머리가 깨어질 듯한 두통이 밀려옵니다. 약봉지를 입에 털어 넣는 것 외에는 달리 할 방법이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입니다. 영화 <삽질>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도 저는 여전히 4대강사업 이후 2012년 일어난 물고기 떼죽음 사건에 대한 악몽을 꿉니다. 금강은 세종보-공주보-백제보 수문 개방 이후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3개의 보가 존재하는 한 언제 닫힐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백제보는 지금 닫힌 상태입니다.

[괴물 영화] 제작비 22조2천억 원
 
 김종술 시민기자가 1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다룬 영화 <삽질> 시사회에 앞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김종술 시민기자가 1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다룬 영화 <삽질> 시사회에 앞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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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 <삽질>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괴물입니다. 4대강사업 이후 돌변한 녹색 괴물 강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을 속이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는 태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국가권력이 검찰과 국정원, 기무사까지 동원해서 불법을 자행하지 않았다면 <오마이뉴스>가 이 영화를 세상에 쏘아 올리는 일도 없었을 겁니다.

이 영화는 흐르는 물을 막아서 강을 살리겠다는 기상천외한 사기극의 민낯을 파헤칩니다. 사이비 교주와 같은 학자들, 지금도 떵떵거리면서 잘 살고 있는 부역자들을 추격합니다.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현혹했던 언론도 등장합니다. 모두 단군 이래 최악의 삽질이라는 4대강사업을 추앙했던 공범자들입니다.

막대한 국민 세금을 투입한 4대강사업은 2012년 세계 최고의 습지와 최악의 습지를 선정하는 국제습지 어워드(The Wetland Globe Awards)에서 최악의 습지파괴 사업으로 선정됐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눈길을 끄는 자본의 쓰레기들'로 표현한 세계 10대 건축물·시설에도 한국의 4대강 사업이 포함됐습니다. 영화 <삽질>이 태어나기 전부터 세계적 삽질로 선정된 것입니다.

영화 시사회 때 투자배급사인 <엣나인>의 정상진 대표가 말했듯이 결국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이 괴물 영화의 제작비는 4대강사업에 투입한 세금 22조2천억 원인 셈입니다.

[녹색 손] 기록을 위한 몸부림
 
 21일 오후 충남 서천군 화양면 망월리 금강에서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녹조에 손을 담궈 녹조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하고 있다.
 8월 21일 오후 충남 서천군 화양면 망월리 금강에서 김종술 < 오마이뉴스 > 시민기자가 녹조에 손을 담궈 녹조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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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첫 장면부터 거대한 손이 스크린 화면을 꽉 채웁니다. 녹조를 가득 담은 저의 녹색 손입니다. 영화 포스터에도 실렸는데, 잠깐 스쳐가는 이 한 개의 신만으로도 4대강사업의 민낯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묻은 남조류 속에는 청산가리 20~200배에 달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이 들어 있습니다. 4대강사업을 통해 막대한 세금을 들여가면서 강에 독극물을 푼 셈입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녹조를 만지지 말라"고 충고하는데도 그럴 수 없는 것은 강이 죽어가는 처참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금강에 출몰했던 큰빗이끼벌레를 먹어가면서 특종 보도했던 것은 기사를 쓰기에 앞서서 '괴생물체가 내 몸에 해롭다면 강의 생태계에도 해로울 것'이라는 기자 근성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악몽에 출현하는 학살의 그 날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파리 떼처럼 몰려든 중장비가 물고기와 새들, 야생동물과 사람들의 휴식처이자 보금자리를 한순간에 파헤쳤습니다. 장기가 터져 널브러진 물고기 사체 더미에서 피비린내가 진동했습니다. 까마귀 떼가 몰려들어 그 물고기들을 먹어 치웠습니다.

당시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 취재를 중단하지 않았던 저를 보고 지인들이 붙여준 별명이 '금강의 요정'입니다.

저는 카메라와 취재 수첩을 들고 모든 것을 기록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공사장에서 카메라를 들면 인부들은 삽을 휘둘렀고 갖은 협박과 폭언을 했습니다. 친한 지인들조차도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호들갑이냐"고 비아냥대기도 했습니다. 최악 수질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깔따구를 찾으려고 맨손으로 시궁창 펄을 뒤적거리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했습니다.

수많은 언론은 제가 물고기 떼죽음, 큰빗이끼벌레 창궐, 실지렁이 발견 등의 기사를 쓸 때마다 벌떼처럼 달려들었습니다. 이들은 거의 똑같은 기사를 3~4일동안 토해낸 뒤에 종적을 감췄습니다. 선정적인 뉴스만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강이 죽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서도 정부 당국자들의 변명을 검증 없이 받아 적었습니다.

이 영화는 언론은 대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되묻고 있기도 합니다.

[드디어 예매 창구가 열리다] "아니, 월세도 못 내는 사람이 무슨 기자라고..."
  
영화 <삽질>을 몇 번이고 돌려보면서 저는 회한에 빠지기도 합니다. 차의 기름이 떨어져 배낭을 메고 걷던 기억, 빵과 물이 다 떨어져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녹조가 끼인 강물을 벌컥 마시고 탈이 나서 혼자 밤새도록 강변에서 뒹굴던 그 날. 얼어붙은 강변에서 날이 밝기만 기다리며 밤새도록 온몸을 비비며 입김으로 손발을 녹이던 겨울의 그 어느 날.

"아니 월세도 못 내는 사람이 무슨 기자라고 지랄을 해."

30만 원 월세금을 6개월 치 밀려서 집주인한테 구박을 받던 일도 눈에 선합니다. 잘나가던 지역 신문사 대표였던 저는 신문사를 접고 1년 340여 일을 금강에 나가서 미친 듯이 취재만 하고 다녔습니다. 이 와중에 친구와 형제들에게 빌린 돈을 모두 탕진한 뒤, 집에 있는 컴퓨터까지 팔아서 거머쥔 돈 5600원을 가지고 마지막 취재에 나섰다가 큰빗이끼벌레 특종을 했던 그 날도 떠오릅니다. 영화 <삽질>은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최근 개봉을 앞두고 많은 사람이 물어옵니다. '10년 전에 끝난 4대강사업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됐냐'고 말이죠. 저는 그들에게 말합니다. 아직도 4대강의 숨통을 틀어쥐고 있는 16개의 콘크리트 쇠말뚝을 걷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다시는 인간의 오만과 탐욕으로 자연을 망치는 사업이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이죠.

4대강 삽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삽질을 종식할 수 있는 영화 <삽질> 상영을 위한 전국 영화관의 예매 창구가 열리고 있습니다. 좀 더 많은 관객이 예매를 해야만 더 많은 개봉관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많은 사람이 영화관 앞에 줄을 서야만 '4대강 삽질의 종말'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예매 창구에서 접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예매가 가능합니다.

영화 <삽질> 예매 사이트 
http://movie.yes24.com/Ticket/Ticket_Movie.aspx?m_id=M000075456
 
 영화 삽질 포스터
 영화 삽질 포스터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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