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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만드는청소년'이 11월 3일 오후 창원 분수광장에서 '경남청소년인권문화제'를 열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이 11월 3일 오후 창원 분수광장에서 "경남청소년인권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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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청소년들이 '학생(저항)의 날'에 이같이 외쳤다.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활동하는 청소년들의 모임인 '조례만드는청소년'은 3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경남학생인권문화제'를 열었다.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은 경남도교육청이 발의했지만, 자유한국당과 일부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남도의원들이 반대해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부결되었고 7월 19일 폐기되었다.
  
청소년들은 계속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학생인권문화제에서는 어린이책시민연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경남퀴어문화축제 기획단 등에서 체험 활동을 벌였다.
  
행사는 박경석(밀양영화고 3년)‧권리모(활동명) 학생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박경석 학생은 "2017년에만 청소년 114명이 폭력 등에 의해 사망했고 그중에 13명은 입시경쟁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안이 경남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되었지만 우리는 죽지 않고 계속 싸울 것이다.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한 것이다"면서 "오늘 문화제를 계기로 다시 추스르고 힘을 모아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권리모 학생은 "학생인권조례안은 죽었지만 학생인권은 죽지 않았다. 우리는 학생인권조례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귀홍(활동명) 학생은 '여는 말'을 통해 "11월 3일은 학생(저항)의 날 90주년이 되는 날이다. 경남에서 2017, 2018년에 이어 올해도 학생의날 경남청소년인권문화제를 진행한다"고 했다.
  
폐기된 경남학생인권조례안과 관련해 그는 "최근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니 어쩌면 더 오랜 시간 청소년들이 요구해온 경남학생인권조례는 외면당했고 마침내 폐기되었다"라고 했다.
  
귀홍 학생은 "학생의날의 사전적 정의는 학생 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 시켜 학생들에게 자율 역량과 애국심을 함양시키기 위하여 제정한 날입니다"라면서 "학생의날 마저 학생을 교육시키고, 발전시키고, 무언가를 학습시키는 날이라고 정의합니다. 학생의 날에 학생은 없습니다"고 했다.

그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청소년의 모습이 더는 대견하거나 자랑스럽거나 혹은 질풍노도의 시기 따위로 소비되지 않기를 원한다"면서 "학생들의 목소리와 선언을 기념비적으로만, 역사적으로만 남기려 하는 학생의 날을 거부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청소년은 바로 현재 이 자리에서 우리의 요구를 외치며 존재하고 있다. 우리를 끌어내리려는 누군가의 손길에 좌절하기도 하고 차가운 외면 속에 쓰러지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이 11월 3일 오후 창원 분수광장에서 '경남청소년인권문화제'를 열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이 11월 3일 오후 창원 분수광장에서 "경남청소년인권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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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참가자들은 "완전한 두발 복장 자유를 보장하라", "모든 체벌을 퇴출하라", "학교 안 성차별·성폭력을 퇴출하라", "실질적인 학생회 자치권 보장하라", "야간 자율학습‧보충학습 폐지하라", "학교운영위원회 학생 참여를 보장하라", "탈학교 청소년 지원을 확대하라", "청소년 노동자의 노동인권을 보장하라",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라", "경남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라"고 외쳤다.
  
어른들도 힘을 보탰다. 박은영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마산지회장은 "지난 7월 학교비정규직들이 총파업할 때 학생들이 보내주었던 지지와 응원이 큰 힘이 되었기에, 학생들의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되었다"고 했다.

박 지회장은 "아이들이 우리 어른들을 위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잘 싸워달라고 그렇게 지지해 주었는데, 정작 학생들의 행복할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고 좀 더 애쓰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권'이라는 것이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누구나 가지는 권리라고 했는데, 학생들의 인권이 어른들의 정치적 성향에 좌지우지되었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다"고 했다.

박 지회장은 "노동자들의 권리는 노동자에게 물어야 하고 학생들의 권리는 학생들에게 묻고 만들어 가야 그것이 상식 아니냐"며 "인권이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대한민국에서 당연한 것도 싸워야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저도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오늘 이 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여러분들과 저희 아이들이 앞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함께 하는 엄마 노동자들을 믿고 힘을 내 달라. 여러분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은 "경남도의회에서 경남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지 않았고 결국 조례가 만들어지는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청소년인권과 학생인권이 보장되는 세상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이 11월 3일 오후 창원 분수광장에서 연 '경남청소년인권문화제'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손팻말을 만들고 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이 11월 3일 오후 창원 분수광장에서 연 "경남청소년인권문화제"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손팻말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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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만드는청소년'이 11월 3일 오후 창원 분수광장에서 '경남청소년인권문화제'를 열었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이 11월 3일 오후 창원 분수광장에서 "경남청소년인권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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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학생의날, #조례만드는청소년, #학생인권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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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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