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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4일, 박근혜 정부 고용노동부는 팩스 한 장으로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습니다. 오는 24일 전교조는 법외노조 6년째를 맞이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법외노조 통보가 취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교조 활동으로 인해 해직된 교사의 원직복직은 요원한 상황입니다. 법외노조 통보 6년을 맞아 해직교사들이 <오마이뉴스>에 릴레이 기고를 합니다. 두 번째 글은 조창익 전 전교조 위원장이 썼습니다.[편집자말]
  
 2017년 1월 19일 왼쪽부터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이을재 전교조 서울지부 조직국장,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도종환 국회의원
 2017년 1월 19일, 왼쪽부터 (당시 기준) 이을재 전교조 부위원장,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도종환 국회의원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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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때가 많이 지났습니다. 

잠시 세월을 복기해봅니다. 2017년 1월 19일 아침, 청와대에서 가까운 서울 시내 모 호텔에 들어설 때, 덩그러니 서 있는 연말연시 크리스마스트리 위에 빛나는 아침 햇살이 유난히도 싱그러웠습니다.

12차에 걸친 광장의 촛불은 혹한 속에서도 격정적으로 타오르고 있었고 시민들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절박한 행진의 나날을 위대한 혁명 정신으로 이어가고 있었던 터라, 조석으로 느껴지는 공기조차도 새로웠던 그때. 당선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의 만남을 앞두고 마음이 설레기도 하였습니다. 우리의 발걸음에는 세상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입시 지옥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올바른 교육개혁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었습니다. 

9시 40분, 연한 하늘색 넥타이를 맨 문 후보님을 반갑게 만났습니다. 전교조 출신 도종환 의원과 함께 바삐 들어서시는 모습에서 후보로서 분주한 나날을 소화하고 계시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산적한 교육 문제 해법을 놓고 이 나라 최고 책임자가 될 수도 있는 후보와 마주앉는 자리가 참으로 소중했습니다. 그만큼 반갑고도 긴장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9시 4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면담이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교육을 살려야 한다. 촛불 민심이 새로운 교육체제와 교육혁명을 명령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 가장 극심한 탄압을 받았던 전교조의 법외노조 상태를 극복시켜야 한다. 새 정부의 첫 번째 교육 과제는 그래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가 되어야 한다. 전교조를 인정하여 현장교육개혁의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우리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야 정의다. 현 단계 교육에 있어서 적폐의 본거지는 교육부다. 교육부를 해체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교육재정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등등의 내용으로 발언하였고 김학한 정책실장이 부연하여 정책을 중심으로 소상하게 설명을 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한참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던 문재인 후보는 '나는 YMCA 교육자협의회, 전교협, 전교조를 거치며 고문 변호사로서 전교조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누구보다 전교조를 사랑한다. 서울대 폐지론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냐? 정부 책임형 사립대, 공영형 사립대는 어떻게 해나가겠다는 것인가? 교육부 해체론에 동의한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 번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했다.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 것이냐? 전교조의 이미지가 순화되어 국민들의 마음에 더 많이 다가갔으면 좋겠다. 정권의 탄압과 이데올로기 공세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 사이에 전교조의 초심과 변화를 원하는 국민들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 또한 박근혜 정권의 전교조 법외노조 조치를 규탄해왔다. 법외노조 문제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임기 초반 조기에 해결할 것이다. 지금 교육재정이 몇 프로인가? 6%가 넘지 않고 있다는 말인가? 앞으로 전교조와 함께하겠다. 교육정책 담당인 도종환 의원과 연락하여 협의해나가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기다려달라'만 반복... 평양에는 왜 보내셨나요?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선서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선서후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5년 전 메시지가 그대로 담겼다.
▲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선서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선서후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5년 전 메시지가 그대로 담겼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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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박근혜 정권의 법외노조 조치를 규탄해왔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그 말씀, 그 약속 어디로 갔습니까? 

지난 2017년 5월 9일 새 정부 탄생 이래 수백 번 되뇌며 대통령을 향해 외쳤던 말입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 길 천막 농성장에서 우리는 갈급한 마음으로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교육개혁에 대한 진정한 성공을 기원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한 기대는 점차 실망으로 변하였고 이내 분노로 나아가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을 요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개혁의 주요 동력인 전교조의 법외노조 상태를 방치하는 처사야말로 전교조의 비판기능에 탄압으로 일관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의 차이를 구분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전교협 전교조 고문변호사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심경을 헤아려야만 했습니다. 그날 그 자리에서 말씀하셨던 전교조에 대한 굳건한 연대 의식과 신뢰. 최소한의 애정은 어디로 간 걸까? 말씀은 그렇게 하셨지만 혹시 전교조를 미워하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야속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애가 타서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전교조 문제도 문제려니와 교육 현장 개혁의 골든타임이 무너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생각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았습니다. 전직 고문(顧問) 변호사께서 전교조에 대한 소리 없는 고문(拷問)을 행하고 계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그것은 우리 전교조에게 고문을 넘어 매일 매일의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 일상의 탄압이 되어 다가왔습니다.  
 
대통령님! 국내외의 숱한 권고를 기억합니다. 몇 차례에 걸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는 말할 것도 없고, 적폐청산위원회인 노동부의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전교조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 노조법시행령 9조 2항의 삭제를 통하여 해결할 것 등을 권고했던 지난해 8월 1일을 기억합니다. 저는 그때 여러 날 단식 중이었습니다. 너무도 반가운 소식에 이제는 대통령님께서도 결단하시겠지 했는데, 정부의 즉각적인 부인에 다시 한번 절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만나보았던 여러 명의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은 한결같이 '전교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믿어 달라, 비겁하게 대법원 판결 뒤에 숨지 않겠다' 등등 사태 해결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로 전했습니다. 

또한 작년 6월, 스위스 제네바 ILO 총회장에서 만난 수많은 각국 노동자 대표들은 촛불혁명으로 시민들의 위대한 민주주의 역량을 만방에 알린 한국에서 새 정부 탄생 1년이 지나도록 전교조가 아직도 법외노조 상태라고 하니 모두 의아해했습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을 비롯한 여러 대표들은 문재인 정부가 조속히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뜻을 함께 하겠다며 적극적인 연대 의지를 표명해주시기도 했습니다. 국제여론은 국제기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한국 정부의 반노동자적 태도에 매우 비판적이었음을 엄중하게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4일, 청와대와 정부의 결정으로 교육 분야 대표로서 저는 평양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법외노조 상태인 전교조의 위원장이 방문을 하니 북측 관계자들이 의아해하였습니다. '어찌된 일입니까? 한편으로 법외노조 상태이면서 남북 통일을 향한 공식적 행사에 전교조 대표 참석을 허용한 것은 이제 청와대가 전교조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의 표명 아니겠느냐'며 환영하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조만간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가지고 말했습니다.

또 당시 평양에서 만나보았던 십 수 명의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전교조 문제가 지체되어 미안하다, 청와대 앞 단식농성장에 한번 찾아뵈려고 했는데 여기에서 이렇게라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고 법외노조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찾아보겠다' 등등 호의적인 자세로 전교조 위원장을 대해주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민주당 정부가 전교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의견에 대하여 완전히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실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하고 오라는 정부 관계자에게 저는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해결이 먼저 아니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일단 교육 분야 대표로 다녀오고 난 후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저의 평양행이 전교조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전향적 사전 조처라고 인정하고 북한 방문에 나서게 되었던 것입니다. 최소한 정부의 노력과 신뢰를 존중하겠다는 저의 의지이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일 년이 훌쩍 지나고 있습니다. 북측 관계자에게 했던 제 말은 아직까지도 허언이 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전교조 30주년 전국교사대회 25일 오후 서울 종각역 네거리에서 열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전교조 법외노조 즉각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 쟁취' '학교민주주의 교육자치 실현' 등을 촉구했다.
▲ 전교조 30주년 전국교사대회 5월 25일 오후 서울 종각역 네거리에서 열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전교조 법외노조 즉각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 쟁취" "학교민주주의 교육자치 실현" 등을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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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시간이 없습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 지금 당장 시행하시기 바랍니다. '해직교사 원직복직', 지금 당장 단행되어야만 합니다.

새 정권 탄생 900일, 개혁이 멈칫거리는 동안 광화문 광장은 수구우익세력에 의해 점령당했습니다. 그들은 촛불을 조롱하면서 역사의 퇴행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촛불 광장의 강력한 민주주의 에너지를 다시 결집시켜낼 수 있는 유일한 방도는 강력한 개혁 조치 밖에 없습니다. 현재 노동자들로부터 비판받는 ILO핵심협약 비준 뒤에 숨겨져 있는 반노동정책에 대한 신속한 '변경'을 조치해야 합니다.

국정 농단, 사법 농단세력들이 촛불혁명 완수를 위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를 위협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우리는 정부와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교육개혁 성공의 전제조건은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와 노동기본권 인정, 해고자 원직복직 등의 조치 선행입니다. 그리하여 현장 교육개혁 동력을 회복하고 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 논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구시대적 입시 중심 체제의 청산 차원에서 공동선발 공동학위 대학통합네트워크, 대입자격고사 제도 도입, 혁신교육체제 확산,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의 교육 민주화를 위하여 국가교육회의를 국가교육위원회로 변경, 교장선출보직제, 학교자치위원회 설치,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한 사학민주화, 또한 신자유주의를 넘어 질 높은 무상-평등 교육을 위하여 특권학교 폐지, 교육재정 GDP 6% 확대, 유아교육부터 고교까지 무상교육, 학급당 학생수 감축,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화, 그리고 교원과 학생의 기본권 신장을 위하여 교원의 노동 3권 보장, 정치기본권 보장, 교원평가-성과급 폐지, 학생 인권법 제정과 학생의 정치 참여 확대.

대통령님! 길어졌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아직도 늦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 개혁은 성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할 수 있는 일, 미루어 둔 일 등을 찾아서 서둘러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살아 숨 쉬는 학교로, 선생님들이 보람을 느끼는 교단으로, 학부모들이 신뢰하는 교육으로, 교육으로 나라의 미래를 도모하는 청사진을 펼쳐주시기 바랍니다. 그 시작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개혁의 동반자로 삼는 일입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을 노래하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희망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2018년 12월 10일, 청와대 앞 농성 176일차인 조창익 전교조 전 위원장
 2018년 12월 10일, 청와대 앞 농성 176일차인 조창익 전교조 전 위원장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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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법외노조 해직교사 릴레이 기고 ①] 법외노조 6년... 문 대통령은 다를 줄 알았습니다 (http://omn.kr/1leo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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