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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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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이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조국 정국'에서 정치권이 보여줬던 모습이 실망스러웠고 이제는 무기력하다는 말을 했다. 사실 조국 정국에 대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입장은 서로 다를 순 있지만, 나는 이 의원의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다음 대답에 조금 더 주목했다(관련 기사 : 불출마 선언한 이철희 "조국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청년 감수성이 절실하다. 당·정·청이 공히 청년 감수성을 차용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 메시지나 정부정책, 당에서 하는 프로그램까지. 청년 감수성을 깔고 가야 한다. (중략) 그들이 불만이 있다면, 이념을 떠나서라도 대응을 해야 한다. 그 점에선 386이 과감히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목이 유독 눈에 들어왔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간 기성 정치권은 청년 정치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리고, 그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중앙일보>는 청년들의 정치 도전과 관련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인터뷰했다. 대표적인 학생운동 출신 정치인인 우 의원을 <중앙>이 조명한 것은 꽤 괜찮은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 인터뷰에서 우 의원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다. 
 
- 젊은 정치인의 국회 진입이 현재 어려운 것은 사실 아닌가.
"당 지도부가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다 보니 과감한 청년 발탁을 피했다. 그러면 비례대표라도 과감하게 발탁해야 하는데, 과거 청년 발탁 사례를 성공적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많다. 장하나·김광진 전 의원을 청년 비례로 데려왔는데, 청년 세대와 소통하는 게 아니라 자기 관심 있는 활동을 주로 했다. 그런 사람들을 세대 대표 경선을 해서 데려와야 하느냐를 두고 당내 이견이 있었다."

'청년 세대와 소통'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며, 왜 후배 의원들의 의정 활동이 '자기 관심 있는 활동'으로 폄하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김광진 전 의원은 군 인권 향상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2013년 군형법 92조의 6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가 저항에 부딪히기도 했고, 2015년 국정감사에서는 트랜스젠더의 군 면제 기준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장하나 전 의원 역시 19대 국회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 뛰어다닌 청년 정치인이다. 2013년 동물원의 동물복지 기준 부재 및 동물원 관리 부재를 개선하기 위해 동물원법을 대표발의하는가 하면, 김광진 전 의원과 군형법 92조의 6 폐지 법안을 공동발의하기도 했다. 또 2012년에는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들과 차별금지법을 공동발의했다. 
 
 11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발표에서 후보로 선출된 안상현, 정은혜, 김광진 후보가 한명숙 대표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함께 선정된 장하나 후보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현장에 머무르고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2012년 3월 11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발표에서 후보로 선출된 안상현, 정은혜, 김광진 당시 후보가 한명숙 당시 대표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함께 선정된 장하나 후보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현장에 머무르고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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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치가 필요하다  

당시 우 의원의 인터뷰가 문제적이었던 것은 '청년 정치'에 대한 기성 정치인의 편향적인 판단이 상당히 개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김광진, 장하나 전 의원 정도 되는 정치인의 의정활동이 깎아내려지는 정치판에서 과연 어떤 청년이 선뜻 정치에 도전할지 의문이다. '청년세대와 소통'이란 무엇일까? 상술한 의정활동은 청년과 관련이 없는가? 청년문제에만 국한된 법안은 아니지만, 청년들에게도 큰 변화를 끼칠 것임은 분명하다. 

문화연구자 김선기는 <청년팔이 사회>에서 이런 부분들을 지적한다.
 
"정치인이나 위원 같은 직위를 떠올릴 때 우리는 언제나 '중년 남성' 이미지를 상상한다. (더불어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가 온통 50대 이상 남성이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또한 중장년층 남성의 신체는 제도권에서 특별하게 인식되지 않는 데 비해 '젊음'이라는 특성은 유독 부각되며, 이것이 종종 청년활동가·정치인의 자질을 의심하는 기제가 된다. 청년들의 정치 활동을 정당 공천의 힘("1번이면 무조건이지")이나 배려의 결과("청년이라 혜택 본 거지")로 바라보는 시각도 다분하다."

'청년' 자리에 다른 다양한 소수자들을 집어넣어도 마찬가지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의 사회적 소수자들은 정치적 자질을 의심받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그 자질을 펼쳐 보일 기회 자체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결국 제도권 정치가 이들을 대변하기란 힘들어진다. 

사회적 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지금 목소리를 내는 이들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미 다양한 곳에서 소수자의 목소리가 과소대표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녹색당이 진행하고 있는 '2020 여성출마 프로젝트'가 있다. 여성할당제가 논해진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국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17%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돌아오는 총선에 준비된 여성, 청년 후보를 양성하고 실제로 출마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의당에는 현재 청년당원모임 '모멘텀'과 '민주적 사회주의자'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87년 체제'의 낡은 요소들을 바꾸기 위해 페미니즘, 생태, 평화 등 다양한 의제를 제도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이들은 '이념이 있는 대중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청년이나 여성, 성소수자 등 다양한 이들을 대변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할 때마다 많은 이들이 왜 그들은 자격이 안 되는지 이런저런 근거를 대지만, 정작 이미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에는 게으르다. 이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보고 대화를 시작하는 게 어떨까.   
 
 녹색당의 '2020 여성출마 프로젝트'
 녹색당의 "2020 여성출마 프로젝트"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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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말고 '지금 당장'을 외치는 사람들
 
"(386 세대는) 사회적으로 봐도 기득권이 분명하다. 이건 스스로 인정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다. 누릴 만큼 누렸다. 젊은 세대들이 들어갈 길이 다 열려 있다면 상관 없겠지만, 막혀 있다면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내려와야 한다. 386세대가 다 나가야 한다는 건 아니다. 그 세대가 어떻게 책임질지도 고민해야 한다. 기득권을 연장하고 싶다면 뭔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다시, 이철희 의원의 말이다. 반복하지만, 이 의원이 짚은 '청년' 자리에 무엇이 들어가도 상관없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기성 정당부터 바뀌어야 한다. 사람들은 정치가 자신을 대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치로부터 등을 돌리고, 체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놓고 투표율이 낮다느니, 정치에 관심이 없다느니 하면서 비난하는 것은 기만적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지금 당장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뛰어다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성실하게 들어야 한다. 이철희 의원의 문제의식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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