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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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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과 평양이 접점을 찾은 것일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한 후 연기만 피우던 실무회담 일정이 나왔다. 북미가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회담을 예고했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1일 담화를 통해 이 사실을 발표했다. 같은 날, 미국 국무부도 실무협상이 일주일 이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단계적 비핵화'를 강조해온 북한과 '포괄적 비핵화'를 밝히며 하노이 회담의 결렬로 이어진 미국 사이의 틈이 이번 실무 회담을 통해 좁혀질지 주목된다.

실무회담 전, '실무접촉' 왜?

 북미 모두 '실무 회담' 사실은 인정했지만, 실무 회담이 어디서 열릴지 장소를 밝히지 않았다. 최선희 부상의 담화에서도 미국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의 입장문에도 실무 회담이 열리는 장소가 언급되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은 '일주일 내'라고만 했을 뿐, 실무 회담의 날짜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북미의 발표가 똑같지 않은 셈이다.

이를 두고 북미가 협상 자체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북미가 협상이 불발될 수 있다는 '변수'를 고려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미가) 대략적인 시점을 정하긴 했지만, 의제 등 합의를 이뤄야 할 부분이 느슨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예비접촉'을 못 박아 둔 것도 특이한 지점이다. 1·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는 여러 번 실무 회담을 했지만, '예비접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는 북한이 본격 회담에 들어가기 전 미국에 요구했던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가 가능한지 분위기를 파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하노이 회담 이후 여러 경로로 '새로운 계산법'이나 북한이 강조한 '동시적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언급한 적은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한 적은 없다. 하노이 트라우마가 있는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의도를 정확하게 알고 싶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핵 신고, 사찰, 검증 등 비핵화 프로세스만을 강조한 미국이 '새로운 자세'로 이번 합의에 나설지 예비접촉을 통해 확인하겠다는 것. 북미가 비핵화 협상의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예비회담'에서 서로의 의중을 파악할 가능성이 크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예비접촉이야말로 북미의 불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정이다. 북한은 미국이 과연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는지 진의를 파악하고 싶을 것"이라고 짚었다. 고유환 동국대(북한학) 교수도 "북미가 예비회담에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해 (북한의 경우) 훈령을 받고 협상을 재조율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북미, 비핵화 '입구'에 동의할까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북미협상 조기 재개 방안을 논의한 뒤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북미협상 조기 재개 방안을 논의한 뒤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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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의제다. 북미가 이번 실무 회담 테이블에 어떤 의제를 올려두고 어디까지 비핵화 합의를 끌어내느냐에 따라 3차 북미 정상회담이나 이후 실무협상의 진전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실무회담에서는 비핵화의 '입구'를 정할 가능성이 크다. 비핵화 협상 결국 비핵화를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입구'와 '출구'를 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그동안 북미가 엇갈린 지점도 '비핵화의 입·출구'였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을 비핵화의 입구로 제안했고 미국은 영변 플러스알파를 요구하며 이른바 '빅딜'을 시도했다. 입구에서 막힌 비핵화 협상은 좀처럼 진전되지 못했다.

최용환 전략연 실장은 "북미가 비핵화의 최종목적지인 이른바 '엔드 스테이트(end state)'를 합의하려다 보면, 실무협상은 어려워질 거다"라며 "결국 이번 회담은 비핵화를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입구'를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핵시설이나 핵물질, 핵무기를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합의이행을 결정하기보다는 '핵 동결' 등을 비핵화의 입구로 내세워 비핵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한다는 뜻이다. 판문점 회동 직후 미국 국무부에서도 핵 동결을 비핵화 과정의 출발점으로 시사한 바 있다.

지난 7월 9일(현지시각)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핵 동결)은 결코 과정의 해결이나 끝이 될 수 없다"라면서도 "분명히 우리가 시작점 (beginning)에서 보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가 비핵화 '입구'에 동의한다 해도 남은 숙제는 상당하다.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행동'에 미국은 어떤 '상응 조치'를 내놓을지 여기에 북한이 만족할지 여부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하노이 이후 북한은 체제안전 보장을 말하기 시작했다. 북미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해도 미국이 제안하는 상응 조치에 북한이 만족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북미 연락사무소나, 평화선언, 제재해제 등 보상의 순서를 조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무회담에는 수십년간 대미 문제를 다룬 '미국통'인 김명길 전 베트남주재 대사가 외무성 순회대사 직책으로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마주 앉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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