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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가 9일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조국 장관 임명을 놓고 우리 사회에 벌어진 논란을 3가지 층위로 나누어 설명했다. 박 대표는 밑바닥에 깔린 불평등 문제만 가지고 접근할 경우 자칫 적폐세력에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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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 아이콘이 됐지만, 가족 수사와 관련된 검찰의 범죄행위를 직접 감찰할 순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길을 정리해줘야 한다."

박석운(64)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선출된 권력'과 '검찰 권력' 간에 권력 쟁투가 벌어졌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검찰에서 조국 장관 가족 수사를 계속 진행하게 하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수사자료 유출이나 피의사실공표 등 범죄행위가 있었는지 고강도 감찰을 해야 한다"면서 "(조국 장관이 직접 진행하긴 어렵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민간인이 60~70% 이상 참여하는 감찰단을 만들어 국민 앞에 진상을 투명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석운 대표 인터뷰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이 알려지기 직전인 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도렴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진보진영의 마당발인 박 대표는 지난 7월부터 국내 75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아베규탄시민행동' 공동대표를 맡아 촛불항쟁 불씨를 되살렸다. 지난 8월 31일까지 매주 진행했던 아베규탄 촛불문화제를 월 1회로 바꾸고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나라 안팎으로 경계의 끈은 놓지 않고 있었다. 박 대표가 이른바 '아베 앞잡이'라고 부르는 국내 적폐 세력의 시선이 조국 장관을 향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베정권 기습공격은 촛불항쟁 체제 뒤엎으려는 것"
   
시민단체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아베 정권 규탄한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 흥사단 등 682개 단체 소속 회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아베 정권을 규탄하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를 촉구하고 있다.
 8월 2일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 흥사단 등 682개 단체 소속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아베 정권을 규탄하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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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7년까지 이어진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 이후 이렇게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건 2년 만인데, 아베규탄시민행동을 결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7월 초만 해도 굉장히 심각한 사태인데도 정부나 언론도 중심을 못 잡고 바라보고만 있던 상황이었다. 아베정권의 경제보복은 강제동원과 식민 지배를 부인한 역사왜곡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촛불항쟁 때문에 생긴 문제다. 촛불 항쟁이 아니었으면 2015년 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박근혜-아베 야합이 엎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강제동원 판결을 미룬 사법농단도 바로잡히지 않았을 것이다.

난 한국의 촛불 체제에 대한 아베정권의 반동이라고 본다. 군국주의를 꾀하는 아베정권이 한국을 굴복시켜 경제적·군사적 하위파트너로 만들려고 했는데 촛불항쟁 때문에 깨진 것이다.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핑계 삼아 한국 경제 급소를 기습 공격했는데 다행히 촛불항쟁의 저력이 되살아났다."

박 대표는 10년 동안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를 지낸 언론운동가이기도 하다. 지난 7월 16일 아베정권 경제보복에 대한 첫 시민사회 기자회견이 열린 곳도 바로 조선일보사 앞이었다.(관련 기사 : "<조선> 보도→ 일본이 받고→ 한국당이 정부 공세" http://omn.kr/1k26h)

"경제보복 초기 언론들의 공론화는 한심한 수준이었다.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 내용은 한동안 다루지도 않고 아베정권 발언 받아쓰기와 경마 중계식 보도로, 양비론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저널리즘 실패뿐 아니라 공론화 방향이 거꾸로 돼 대법원 판결 취지가 실종되고 말았다. 아베의 기습공격이 촛불항쟁 체제를 뒤집어엎고 한국을 군사적·경제적 하위 파트너로 굴복시키려는 의도라는 걸 국민에게 알리려면 다시 촛불을 드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진보연대, 민주노총 등 6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7월 17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월 20일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첫 번째 아베규탄 촛불문화제를 예고했다. '제2의 촛불항쟁' 서막이었다. (관련 기사 : '아베 규탄' 촛불집회 연다는 소식에, 일본 언론 총 출동 http://omn.kr/1k2qb)

"1차 촛불에 1천 명이 모였고, 2차 5천 명, 3차 1만5천 명으로 늘어가는 걸 보고 촛불이 확산될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폭염에 휴가철인데도 1차 촛불 때 모인 1천 명 가운데 조직된 단체는 거의 없었고 30~50대 여성 참가자들이 유독 많았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대중들의 분노가 굉장히 근본적이고 폭발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덕분에 8월 15일 광화문광장에 10만 명이 모일 수 있었다."

- 8월 31일까지 7차에 걸쳐 진행된 아베규탄 촛불항쟁이 거둔 성과는 무엇인가.
"아베정권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고강도 갈등 국면에서 지소미아 파기를 계기로 중저강도 갈등 국면으로 넘어간 상황이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아베정권과 '일본회의'라는 극우파 그룹이 주도하는 아베 일당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1차 반도체 핵심부품 3가지 수출규제, 2차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에 이어, 새로운 3차 공격도 예상된다. 중기적으로 갈등 국면이 지속돼 길목을 잡고 계속 투쟁을 이어가다가 추가 공격이 있으면 다시 촛불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방사능에서 안전한 올림픽 만들기' 캠페인으로 아베 급소 공략
  
 학생과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74주년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 규탄 및 정의평화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사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등을 촉구하고 있다.
 8월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74주년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 규탄 및 정의평화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문화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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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예상되는 추가 공격과 아베정권에 맞선 투쟁 계획은 무엇인가.
"강제동원 관련 법원에서 압류한 재산을 강제 처분하는 과정이 또 하나의 정점이 될 수 있고, 11월 23일 지소미아 공식 파기가 추가 공격 계기가 될 수 있다. 오는 9월 28일 촛불문화제에선 10일 출범하는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가칭)'에서 주관해 언론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10월 30일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1주년에는 강제동원 문제를 주로 다룰 계획이다.

평화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일본 평화세력들도 '전쟁가능법'이 통과된 10월 19일과 평화헌법 제정일인 11월 3일에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집회 일정이 확정되면 한일 시민사회가 양국 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집회뿐 아니라 아베 정권의 '급소'를 찾아 반격하는 국제 캠페인도 고민하고 있다.

"국내에선 부산과 서울에서 전범기업 제품 불매 조례를 제정했는데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국제 사회를 향해 인권, 평화, 전쟁범죄 등 보편적 가치를 앞세운 캠페인을 벌여, 반인도적 범죄에는 시효가 없고 국가와 개인 책임은 다르다는 사실을 알릴 계획이다.

아울러 아베에게 급소가 될 수 있는 '방사능에서 안전한 올림픽 만들기' 국제 캠페인도 검토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보이콧'은 스포츠를 정치적 가치로 접근한다는 역풍이 불 수 있지만 '방사능 프리'는 탈핵·환경단체들이 추구하는 국제적인 가치다. 아베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방사능 공포를 극복했다고 일본 국민들을 상대로 여론 조작을 하고 있는데, 아베가 스포츠를 정치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걸 거꾸로 공략해야 한다."

아베규탄시민행동이 상대해야 할 '적'은 아베 정권만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 항쟁 당시 3대 적폐로 꼽았던 언론과 재벌, 검찰 '삼각 동맹'도 여전히 건재하다.

"국내 친일적폐청산도 심각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 시민들은 놀랍다. 나도 그동안 언론운동, 민중운동, 시민운동 오래 했는데 촛불항쟁 이후 시민들이 앞서 나가고 있다. 촛불문화제하면서 6차례 행진했는데 조선일보사 앞으로 가면 불평하기는커녕 '조선일보 폐간'이란 구호가 시민들 입에서 먼저 나온다. 시민들도 적폐 언론이 나라를 망친다는 걸 이미 체험해서 알게 된 것이다.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항쟁 때도 '언론도 공범, 재벌도 공범, 검찰도 공범'이라고 외쳤는데, 제대로 적폐 청산이 제대로 안 돼 지금 되치기 당하고 있는 거다."

지소미아 종료 성과 거뒀지만 7차례 촛불로 빚만 4500만 원 남겨

- 시민행동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라는 성과도 거뒀다. 예상했던 결과인가?
"사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리도 지소미아 파기 집중행동을 준비했지만 한국 정부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촛불정부가 아니었으면 못했을 거란 점에서 결국 촛불항쟁의 성과이기도 하다. 일본군 '위안부' 야합, 지소미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 알박기 모두 당시 한국 정부도 떠밀려선 한 것이어서 촛불 정부로선 외곬 수순이었다. 아베나 네오콘(미국 신보수주의세력)도 촛불항쟁 민초들을 계산에 넣지 않은 판단 착오를 했다."

- 일본 정부 안에서도 사태 초기에 한국의 대응을 과소평가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도 있었다.
"아베정권이 촛불을 몰랐고 조선일보 (일본판) 덕도 있다. 지금까지 과정은 고통스러웠고 위태로웠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우선 아베가 설익은 상태로 무리수를 쓰는 바람에 국내 앞잡이 세력이 다 드러났다.

두 번째로 한국경제 구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 세 번째는 자칫 지소미아에 이어 군수지원·병력지원협정까지 갈 뻔했던 일본의 경제적·군사적 하위파트너 재편에 제동을 걸 수 있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안일하고 느슨하게 진행했던 촛불 개혁에 다시 한번 신발끈 고쳐매고 나설 수밖에 없도록 좋은 자극제가 됐다."

이처럼 아베규탄 촛불항쟁도 짧지 않은 기간 나름 성과를 거뒀지만 재정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아베규탄시민행동에서 지금까지 7차례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는 데 들어간 돈만 1억 5천여만 원. 동참한 시민단체 분담금으로 4천여만 원을 충당하고 시민 현장 모금으로 5천여만 원을 모았지만, 여전히 4500여 만 원이 빚이 남아 있다.

"조국 수석이 아베규탄 촛불 공론화 계기 마련"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박석운 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선출된 권력"과 "검찰 권력"간에 "권력쟁투"가 벌어졌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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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터뷰 도중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다는 속보가 떴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조국 장관을 둘러싼 또 다른 '적폐' 논란으로 이어졌다.

- 자유한국당과 보수 언론에서는 조국 사태를 덮으려고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거꾸로 된 얘기다. 촛불 논의할 때 시민사회에서 먼저 문제제기하면 제도권에서 받아주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초기 국내 언론에서는 <오마이뉴스>를 빼고 별로 받지 않았는데, 그 와중에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응답해 공론화 계기가 됐다. 조국 이슈를 덮으려고 지소미아 종료하는 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지소미아를 둘러싼 국제 상황을 이해 못 하는 저열한 정세 인식에서 나온 주장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가 9일 서울 종로구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조국 장관 임명을 놓고 우리 사회에 벌어진 논란을 3가지 층위로 나누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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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조국 장관 임명을 놓고 우리 사회에 벌어진 논란을 3가지 층위로 나누어 설명했다. 밑바닥에 깔린 불평등 문제만 가지고 접근할 경우 자칫 적폐세력에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경고였다.

"조국 문제는 기저, 중층, 상층 등 3중 이상의 다중적인 층위 문제다. 가장 기저에는 자산불평등과 교육불평등, 불공정사회에 대한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실망, 불만, 분노가 깔려 있다. 두 번째, 적폐 세력의 총궐기 측면이 중층이다. 세 번째, 상층에서는 선출된 권력과 검찰 권력 간의 대쟁투가 벌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적폐세력이 총궐기하면서 대중적 불만에 편승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밑그림이 있다. 그래서 굉장히 인화성이 높고, 근본적으로 분리해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조국 문제를 권력형 비리와 연결하는 것도 맞지 않다. 말 제공 사건 등에서 보듯 최순실-정유라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저지른 권력형 비리였다. 2012년 당시에 조국 교수가 권력이었나? 권력형 비리라기보다 불평등 사회에서 구조적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실망스럽고 불만스럽지만, 적폐세력 총궐기 국면에 편승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박 대표는 조국 청문회를 계기로 드러난 교육불평등 문제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실망과 불만, 분노는 정당하다면서도, 이같은 국민적 감정을 이용하려는 검찰과 언론 행태는 비판했다.

"나도 이번에 세 번 놀랐다. 교육 불평등 문제와 관련된 강남 부자들의 적나라한 민낯이다.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일반 국민이 실망하고 불만, 분노하는 것도 이해한다. 나름 정당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기자들의 '기레기(기자+쓰레기 합성어로, 일부 언론의 그릇된 보도 행태를 비꼬는 말)성'을 보고 또 놀랐다. 민언련 공동대표 10년 하면서 봤지만, 기자들이 저렇게 기본기가 안 돼 있고 기본적 취재도 안 하고 동어 반복하는 수준 미달이란 건 몰랐다. 언론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9월 2일 조국 후보 검증 차원에서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시청한 수많은 국민들이 절감했을 것이다.

세 번째 놀란 건 인사청문회 전후 검찰의 준동이다. 모두 비판해온 검찰의 적나라한 민낯을 국민들이 실감하게 됐다. 검찰의 정치개입에 대해 나도 오죽했으면 '권력 쟁투'라고 표현했겠나. 난 조국 문제를 이렇게 입체적으로 보면서, 3가지 층위에 맞는 주권자로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정원 대체한 검찰 권력이 선출된 권력 길들이려 해"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박 대표는 조국 청문회를 계기로 드러난 교육불평등 문제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실망과 불만, 분노는 정당하다면서도, 이같은 국민적 감정을 이용하려는 검찰과 언론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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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대부분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말을 아꼈다. 경실련에서 지난 8일 조국 장관 임명 반대 성명을 발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민중진보단체들은 (일반 시민단체보다) 더 핍박받고 바닥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 불평등 문제에 대한 실망과 불신, 분노가 더 심하다. 하지만 조국 문제가 중층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가는 게 올바른지 지켜봤다.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이 문제 제기하고 검찰이 준동하면서 조국 장관은 검찰 개혁의 아이콘이 돼 버렸다."

한발 더 나아가 박 대표는 "(조국 문제는)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싸움이 아니라 검찰 권력과 선출된 권력의 싸움"이라고 규정하고 "1987년 6월 항쟁으로 검찰 공안부나 정치검찰 등 이른바 '검찰 권력'이 국정원이 무력화된 틈바구니를 뚫고 들어가 주인 행세하면서 선출된 권력을 길들이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 화살 역시 언론을 향했다.

- 시민행동은 그동안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을 국내 적폐세력으로 분류했다. 이번 조국 장관 가족에 대한 언론 보도 행태를 어떻게 보나.
"언론이 검찰의 수족이 돼 버렸다. 출입처 언론 플레이에 동원돼 '단독 보도' 같은 헛된 경쟁에 빠져 출입처에서 흘려주는 꼬랑지 정도 물고 난리를 쳤다.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검찰 공식 발표도 아닌 '카더라'인 경우가 많다.

검찰이 수사 자료를 유출하고 피의사실을 공표하는데 언론은 팩트체크나 확인 취재도 안 하고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의료원 PC 자료나 조국 장관 부인 PC에 총장직인 파일이 있다는 둥 검찰 쪽에서 확인 안 해주면 어떻게 보도했겠나. 검찰이 조국 문제 기저에 깔린 국민들의 실망과 불만, 분노에 편승해 선동하고 있고 언론이 앞잡이,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피의사실공표 등 검찰 범죄행위 고강도 감찰해야"

- 조국 사태를 계기로 검찰 권력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조국 장관은 검찰 개혁 아이콘이 돼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진퇴양난일 때는 정면 돌파하는 게 국민을 위해서도 좋다. 선출된 권력과 검찰 권력이 이 판에 제대로 한번 공개적으로, 정면으로 싸워야 한다. 당연히 선출된 권력이 앞서야 하고 이번 기회에 검찰 적폐들을 개혁해야 한다. 조국 장관 임명이 정파적 행위로 머물게 되면 문재인 정부에도 심각한 위기가 될 것이다. 정면 돌파만 해선 안 되고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 단호하고 즉각적인 검찰 개혁에 나서야 굉장히 정교한 칼질이 필요하다."

- 조국 장관이 가족 수사 부담 때문에 검찰 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거란 우려도 있다.
"사실 걱정스럽다. 인사청문회에서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당시 조국 후보자에게 '민정수석할 때 (검찰개혁 안 하고) 뭐했냐'고 따졌는데, 정말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 바람만 잡고 이미지만 좋게 만들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제대로 칼질해야 하는데 조국 장관이 너무 물러서, 대충할까 싶어서 걱정이다.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지만 자기 문제와 관계되는 걸로 칼질 못 한다는 게 딜레마다. 그런 의미에서 조국 임명에 난색을 표한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고 조국 장관을 임명하지 않았다면 이 정부는 '식물 정부'가 된다. 선출 권력이, 국민 주권이 검찰 권력에 복속되는 심각한 민주주의 파괴 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국 가족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 자료 유출, 피의사실공표 같은 범죄행위가 있었는지 고강도 감찰을 해야 한다. 조국 장관이 고감도 감찰을 진행하면 불에다 기름 끼얹는 꼴이 된다. 검찰이 노리는 것도 바로 그거다.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민간인이 60~70% 이상 참여하는 감찰단을 구성해 고강도 감찰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그와 함께 대통령은 검찰에게 조국 가족 수사를 제대로 하라고 해야 한다. 이렇든 저렇든 투명하게 제대로 국민 앞에 진상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아울러 박 대표는 지난 5월 활동을 종료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대해 "제대로 활동하지도 못했고 시늉만 한 것"이라면서 "대통령 직속 국민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지난 20년간 검찰 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르는 사이에 발생한 각종 국민적 의혹들에 대해 추가로 진상조사를 하고 그것을 검찰 개혁의 지렛대로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 위기 맞다. 위기는 위험하지만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기회를 살리려면 경제적, 사회적으로 과감한 개혁을 해야 한다. 과감한 사회복지, 교육특권 해소,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정원 외 특례 입학 폐지도 필요하다. 교수, 의사, 판·검사, 변호사, 기자 같은 전문직을 특정계층에서 독과점하지 않도록 공영화해야 하고 그러려면 중고등학교와 대학 체제도 바뀌어야 한다. 바닥에서 일어나는 국민들의 광범위한 실망과 불만, 분노를 개혁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게 유일한 혈로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정치적 위기가 올 위험이 있다."
 

덧붙이는 글 | * 아베규탄시민행동 촛불문화제 후원 계좌 : 농협 302-0702-8778-91 주제준(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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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교육,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