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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생각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요즘 일본 불매운동이 뜨겁다. 마트에 있는 유니클로 넓은 매장 앞을 지나가는데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안에서 사부작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아마도 직원이 물건을 정리하는 것 같았다. 내가 만약 식민지시대 사람이라면 독립운동을 할 자신은 없지만 일본 불매운동 정도는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본여행, 유니클로, 다이소에 안 가는 건 쉬운 편이었다. 쿠팡을 끊고 엔젤리너스에 안 가는 건 쉽지는 않았다. 다른 택배에서 주문을 하면 아무리 문 앞에 배송을 해달라고 메모를 적어도 택배보관함에 넣어버리곤 했는데 정확하게 우리집 문 앞 배송을 해주는 쿠팡맨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화센터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엔젤리너스에서 시간 보내는 걸 좋아했는데 아기하고 같이 땡볕에 횡단보도를 건너서 다른 카페에 가는 것도 조금은 힘들었다. 하지만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한두 번 실수로 롯데라고 적힌 빵과 음료수를 사먹은 적은 있지만 나는 불매운동에 그럭저럭 잘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아기 젖꼭지 사이즈를 바꾸기 전까지만 해도. 젖꼭지를 L사이즈에서 LL사이즈로 바꿔야 했다. 나는 총 열 개의 분유통을 사용하는데(엄마가 게으른 편) 젖꼭지가 비싸니까 일단 네 개만 교체한 상태였다. 젖꼭지 숨구멍을 너무 박박 씻은 건지 자꾸 분유가 새서 나머지 여섯 개도 교체가 필요했다. 나는 11번가에서 모유실감 젖꼭지 여섯 개를 주문했다. 주문하고 나서 깨달았다. 모유실감 젖꼭지가 일본 제품이라는 것. 하지만 아기가 잘 빠는 모유실감 젖꼭지 말고 다른 젖꼭지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맘카페에서 모유실감 젖꼭지를 대체할만한 국산 젖꼭지가 있는지 검색해보았다. 마더케이 젖꼭지가 호환이 된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그리고 마지막 댓글. 마더케이도 일본 제품이라고.

초밥 집에 갔더니 테이블에 일본 간장이 놓여있어서 일본 음식도 안 먹어야 되나 고민이 되고 미용실에 갔더니 내 머리에 바르는 염색약이 일본 염색약인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한 요즘이다. 친구가 아무렇지 않게 다이소에서 그걸 사면 된다고 하는 말에 속으로 자꾸 예민해진다. 그러면서 롯데백화점에서 대여해주는 유모차가 너무 좋은데 그걸 끊는 건 너무 어렵다(못 끊을 것 같다....) 일본 불매운동도 장기전이 될 것 같은데 너무 예민해지지 말고 끝까지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네이버 블로그 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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