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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박힌 교육이 아닌 살아 있는 교육이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학교가 아닌 마을공동체의 소중한 학교가 있습니다.

어디에 있냐고요? 바로 전라남도에 있습니다. '모두가 소중한 혁신 교육'을 실천하는 전라남도의 교육, 궁금하시죠?

전남의 행복한 작은학교 이야기, 지금부터 차례차례 만나보시죠.
 
[오마이TV] 마을을 변화시킨 작은 학교의 저력, 순천 월등초등학교
ⓒ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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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학생들의 표정엔 티 없이 맑은 순수함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얼굴에선 벅찬 행복감이 느껴집니다.

마을을 변화시킨 작은 학교의 저력. 복사꽃향 가득한 월등초등학교에서 만나볼까요?    

예로부터 복숭아가 많이 나서 '복사골'이라고 불리는 순천시 월등면.

이 마을엔 야무진 손을 가진 살림꾼들이 있습니다.

(인터뷰)
"나무 때문에 잘 안 돼요!" 
"나무 때문에 어디가 안돼? 괜찮아 괜찮아."

바로 월등초등학교 학생들인데요. 오늘은, 복숭아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열매를 싸고 있습니다.    

이 활동은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인, 복사골 프로젝트! '마을과 만나다'입니다.

[배수현 순천 월등초등학교 5학년]
"이 봉지 싸는 이유가 봉지를 싸서 여기에 해충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려고 이걸 싸는 거예요." 

학생들에게 복숭아나무를 한그루씩 분양한 후, 나무를 가꾸고 수확하는 과정을 통해서 복숭아의 생태를 직접 체험해보게끔 하는 건데요.

지난 5월 초 복숭아꽃을 솎아주는 체험에 이어 봉지싸기를 하고 있는데, 탐스럽게 열매 맺을 복숭아를 상상하면 재미있는 생각들이 점점 가지를 뻗습니다.

(인터뷰)
"근데 복숭아 키워서 어떻게 할 거야?"
"나는 가족이랑 나눠 먹을 거야 그럼 형아는 어떻게 할 건데?"
"나는 팔아서 돈 벌 거야!"

복숭아를 키우면서, 성취감을 높이고 마을의 역사를 함께 배워갑니다.

[이승현 순천 월등초등학교 6학년]
"제가 그림 그려서 열매에 쌌는데 예쁘고 맛있게 컸으면 좋겠어요."

[박수정 순천 월등초등학교 선생님]
"아이들이 복숭아 마을에 살면서도 복숭아와 부모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이런 생태체험을 통해 복숭아 농업에 관심을 두게 되고 나아가서 마을에 애착을 갖게 되는 점이 좋은 영향인 것 같고요."

"또 교과서 속에서만 배우는 이론적인 지식이 아니라 실제 체험을 통해서 삶과 배움이 일치하고 교육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누리는 것 같습니다." 

월등면 살림꾼을 자처하는 월등초등학교 학생들! 이번엔 마을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돌아다닙니다.

두 발로 뛰면서 마을의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기 위함인데요. 학생들의 시각에서 본 지역 문제는 뭘까요?

[김하연 순천 월등초등학교 5학년]
"우리 마을에 가로등이 얼마 없어서 밤에 가기가 위험해, 면장님께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문제점을 발견한 즉시, 면사무소를 찾아간 학생들.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갑니다.

[채유빈 순천 월등초등학교 6학년]
"첫 번째 문제는 송천교 안전 문제입니다. 송천교 다리와 안전장치 사이에 틈이 있어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종민 순천 월등초등학교 5학년]
"두 번째는 마을 내 가로등이 없어 저녁 통행로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김경만 월등면장]
"두 가지 건의 사항을 제가 들었는데요. 우리 월등초등학교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의 안전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월등면 주민 생활 불편 해소 사업비로 소요 예산을 파악해서 빠른 시일 내에 처리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서 내가 이 마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또 민주시민으로서 어떤 권리를 갖고 있는지. 차근차근 배워갈 수 있겠죠? 

마을 교육 공동체를 지향하는 월등초등학교. 이곳에선 마을의 긍정적인 변화를 목표로 4개의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담벼락이나 정류장 등 후미진 곳에 벽화를 그려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기도 하고요. 

즐겁게 뛰어놀면서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놀이를 체험하거나 마을의 인물과 역사, 문화 등을 소재로 한 서각을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또 UCC를 제작하는 동아리도 있는데요. 놀이를 하듯이, 모두들 즐겁게 참여합니다.

[채유빈 순천 월등초등학교 6학년]
"저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왕자 역할을 맡고 있고 이 UCC를 통해서 만약에 이런 직업을 갖게 된다면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송현승 학부모]
"아이들이 굉장히 밝게 자라고 있어요. 체험학습, 야외 활동,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수업 등 실내 수업과 실외 수업이 굉장히 다양하고 적절하게 이루어져서 '내 아이가 이곳에 오면 수업을 지루해하지 않고 즐겁게 학교에 가겠구나' 이런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서 월등초등학교에 애착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월등면에선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꿈터 마을학교'는 특별한 분야에 재능이 있거나,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학부모들이 이끌어 가고 있는데요.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다양한 문화 체험과 평소에 접하기 힘든 활동들로 가득합니다.   

[장여진 학부모]
"'아이들은 뛰어놀면서 키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월등초등학교에 오게 되었어요.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아이들이 서로 경쟁을 하지 않아서 좋아요."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게 (좋고) 제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역의 모든 아이와 함께 뭔가를 해나가는 게 (보람 있고) 아이들이 항상 재미있다고 이야기해 줄 때 '너무 좋다', '계속 잘해나가고 싶다', '참여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어요."

학생들의 소중한 꿈이 마을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마을을 되살리고 있습니다.

기분 좋은 변화의 바람, 순천의 작은 학교에서 시작됩니다! 

태그:#전라남도, #순천군, #월등초등학교, #마을교육공동체,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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