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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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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독립유공자·유가족 초청 오찬 행사는 13일 낮 1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74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치러진 이 행사에는 160여 명에 이르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오찬에는 생존 애국지사 아홉 분과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독립유공자 후손이 초대됐다"라며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프랑스, 호주 등 해외 6개국의 독립유공자 후손 36명도 특별 방한해 참석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초청 오찬행사에서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건배 제의, 오찬이 시작되기 전에 독립유공자 후손 3인의 인터뷰가 진행된 것이다.

허일후 MBC 아나운서가 진행한 후손 3인 인터뷰에는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 황은주 여사와 재불한국민회 제2대 회장을 지낸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앙(Jean-jacques Hong Fuan), <대한이 살았다>는 노래를 지어 부른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씨가 참여했다.

[안중근 의사 외손녀] "내 나라에서 묻히기 위해 왔다"
 
  안중근 의사 외손녀 황은주 씨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 외손녀 황은주 씨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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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는 2남 1녀를 뒀는데 맏딸인 안형생씨가 황은주 여사의 어머니다. 지난 2015년 10월 미국에서 영구 귀국한 황씨는 안중근의 3대 후손 가운데는 유일하게 생존한 이다. 이화여대에서 기악을 전공했다. 어머니인 안형생씨는 대구 효성여대(현 가톨릭대) 불문학과 교수를 지냈다. 아버지인 황일청씨는 신흥무관학교를 나와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군무부 참사로 활동했다. 

황 여사는 지난 2015년 3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안중근 의사 특별전에 참석해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인데 외할아버지의 유해를 못 모신 것이 안타깝다"라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유해를 한국에 묻어 달라고 했는데 한국 정부가 유해 반환에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아 안타깝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 외국에서 오래 지내셨다가 한국 들어오셨다. 한국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셨는지.
"제가 중국 상해에서 나서 거기에서 자랐는데, 그때는 우리나라가 없었잖아. 그런데 8.15 해방과 더불어 내 고향, 내 나라에 와서 살명서 마지막 가는 날에는 내 땅에서, 내 나라에서 묻히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

- 몸이 편찮으신데 오셔서 가슴이 아팠다. 오래 건강해서 후손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들려 달라.
"감사하다."

[홍재하 선생 차남] "아버지는 정말 진정한 애국자셨다"
 
 1920년 프랑스에서 재불한국민회 2대 회장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자금 전달 등 독립에 기여한 홍재하 선생의 아들 장자크 홍푸안 씨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인터뷰 도중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1920년 프랑스에서 재불한국민회 2대 회장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자금 전달 등 독립에 기여한 홍재하 선생의 아들 장자크 홍푸안 씨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인터뷰 도중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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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하 선생은 지난 1920년 7월 재불한국민회 제2대 회장을 지내면서 독립운동자금을 모금해 임시정부에 전달했다. 재불한국민회는 한국인 청년들이 지난 1920년 프랑스에서 설립한 유럽지역 최초의 한인단체다. 평소 조국을 그리워해 <아리랑>을 자주 불렀다고 한다.

청와대는 "홍재하 선생을 비롯한 한국인 청년들은 막노동, 시신 안치 등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어렵게 돈을 모아 김규식 선생이 대표로 있는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에 거액의 독립자금을 지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제74주년 광복절인 오는 15일 홍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이 수여될 예정이다. 그의 차남이 현재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장자크 홍 푸앙이다. 장자크 홍 푸앙은 평소 프랑스 자택 대문에 태극기를 걸어놓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활동한 분이 계신다. 이번 8월 15일 광복절에 서훈을 받게 되셔서 이번에 한국을 찾아 오셨다. 홍재하 선생의 차남이신 장자크 홍푸앙 선생님, 저도 정말 오랜만에 뵙는다. 홍재하 선생의 후손인데 왜 성이 홍푸앙인가? 독립운동가들이 일제 탄압을 피해서 성을 많이 바꾸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성을 잊지 않기 위해 미들 네임에 '홍'을 넣어 아들의 이름을 지었다고 들었다. 정말 감회가 남다르신 것 같다. 아버지께서 조국에 돌아가서 한국어를 배우라고 해서 가르치지 않았다고 들었다. 아버님이 끝까지 조국을 그리워셨다고 하는데 홍재하 선생에게 대한민국이란 어떤가?
"아버지의 삶은 철저하게 한국 전통문화에 뿌리를 둔 애국자셨다. 그 뿌리로 자녀들을 아주 엄격하게 교육했다. 하지만 관대하셨고 용기와 열정과 정직함을 갖춘 성품이셨다."

- 저희가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태극기를 문앞에 걸어두었더라. 아버님의 희생과 노력이 대한민국에서 인정받게 되셨는데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이번에 조국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수여하는 훈장을 제가 대신 받아 큰 영광이다. 아버지처럼 한국의 피가 흐르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오래 전부터 한국이 보여준 눈부신 발전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큰 귀감이 되어왔고, 저는 그 사실이 자랑스럽다."

- 저번에 찾아뵈었을 때 인상적이었던 게, <아리랑>을 기억하고 계신 거였다. 어떻게 기억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제가 한국말을 못하게 된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아버지는 언제나 고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확고하셨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한국에 가면 한국어를 배울테니 굳이 배울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제가 한국어를 못하는 것이 굉장히 유감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일제 식민지 이후 조국의 전쟁과 분단을 보면서 괴로워하셨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조국을 돕고자 한 저희 아버지는 정말 진정한 애국자셨다."

- 기억하고 있는 <아리랑> 앞소절을 모든 분들과 함께 불러보는 게 어떨까 싶다.
"아리랑~~아리랑~~아라리요~~"

- 함께해 달라.
"아리랑~~고개로 넘어간다~~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심명철 지사의 아들] "<대한이 살았다>를 이렇게 기록했다"
 
 유관순 열사 등과 서대문형무소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함께 불렀다는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 씨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노래 가사를 낭송하고 있다. 심명철 지사는 1919년 3월 개성에서 호수돈여학교 후배들과 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일제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다.
 유관순 열사 등과 서대문형무소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함께 불렀다는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 씨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노래 가사를 낭송하고 있다. 심명철 지사는 1919년 3월 개성에서 호수돈여학교 후배들과 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일제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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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일씨는 유관순 열사 등과 함께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던 심명철 지사의 아들이다. 심 지사는 지난 1919년 3월 개성에서 호수돈여학교 후배들과 만세운동을 벌이다 일제 경찰에 체포돼 1년 간 옥고를 치렀다. 지난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심 지사는 시각장애인 교회의 전도사로 활동했다.

지난 2월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정재일 음악감독이 <대한이 살았다>에 곡을 붙이고, 가수 박정현씨가 노래로 불렀다. 특히 피겨선수였던 김연아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음원으로도 발표됐다.

청와대는 "<대한이 살았다> 가사에는 처참했던 수감 생활에도 불구하고 독립의 열망을 잃지 않았던 당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강인함이 드러나 있다"라고 소개했다.

- 1920년도로 가겠다. 3.1운동 정신을 기록하기 위해 노래를 지어 불렀다고 한다. 이 노래를 기억하고 부르시던 유관순 열사 등과 여옥사 8호 감방의 심명철 지사 자녀분이 가사를 기억해서 찾게 됐다. 문수일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보겠다. 먼저 어머님과 남기신 가사말에 관한 것을 여쭤보겠다. 어머님께서 몸이 불편하셨다고 들었다.
"시각장애인이셨다."

- 그럼에도 만세운동을 하셨는데 정말 쉽지 않으셨을 것 같다. 주변 시선도 그렇고.
"그쵸. 힘들었죠."

- 어떤 부분이 힘들었을까? 여성이라는 부분이...
"그보다도 안 보이셨기 때문에, 활동을 제대로 못하셔서, 그래서 불편하셨다."

- 여옥사 8호 감방에서 불렀던 노래를 어머님이 자주 부르셔서 기억을 하셨다고 들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어머님이 자주 불렀다. 그떄 무슨 노래냐고 하니 어머님께서 '아,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됐을 때 8호 감방에서 같이 불렀던 노래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제가 그 뜻을 보니까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어머님께 부탁드려서 제가 기록해 65년 만인 금년에 다시 살아나게 됐다."

- 중요한 자료를 이렇게 남겨주셨다. 사실 심 지사님은 당시만 하더라도 여성에게 사회적 차별도 있고 눈도 보이지 않은 신체적 한계도 이겨냈다. 유관순 열사와 함께 불렀다고 하는데 기록하신 <대한이 살았다>를 직접 불러주실 수 있으실까?
"전중이 일곱이 진흙색 읽복 입고 / 두 무릎 꿇고 앉아 하나님께 기도할 때 /접시 두 개 콩밥덩이 창문 열고 던져줄 때 / 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 /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문 대통령 내외와 참석자들 모두 박수를 침)"

임정 요인들이 즐기던 '쫑즈'와 '홍샤오로우' 메뉴에 올라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에게 제공된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즐겨 먹었던 특별메뉴 '쫑즈'(사진 왼쪽, 대나무 잎으로 감싼 밥), '홍샤오로우'(돼지고기를 간장양념으로 조린 요리)의 모습.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에게 제공된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즐겨 먹었던 특별메뉴 "쫑즈"(사진 왼쪽, 대나무 잎으로 감싼 밥), "홍샤오로우"(돼지고기를 간장양념으로 조린 요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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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찬 메뉴에는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즐겨 먹었던 '쫑즈'와 '홍샤오로우'가 올랐다. '쫑즈'는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휴대하기 편해 자주 즐긴 음식으로 대나무잎으로 싼 것이다. '홍샤오로우'는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책임졌던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한 음식으로 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 요리다.

오찬 테이블에는 독립운동 당시 사용됐던 '태극기 6종'이 배치됐다. 태극기 6종이란 남상락 선생의 자수 태극기, 진관사 백초월 선생의 태극기, 1923년 임시의정원 태극기,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게양되었던 태극기, 1941년 김구 선생 서명 태극기, 1945년 광복군 서명 태극기를 가리킨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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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