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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숙 요양서비스노조 위원장이 22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삭발을 마친 뒤 보건복지부에 민간요양시설 비리 전면 감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미숙 요양서비스노조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2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삭발을 마친 뒤 보건복지부에 민간요양시설 비리 전면 감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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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급여 부당청구 등 노인장기요양기관 비리가 사회 문제가 되는 가운데 인권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아래 건보공단) 현지조사 관행에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아래 인권위)는 22일 건보공단에서 현지조사를 받은 장기요양기관 2곳이 각각 제기한 인권침해 진정 사건을 모두 인용 결정하고, 건보공단 이사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조사 관행 개선과 관련 지침 개정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장기요양기관들 "건보공단 현지조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건보공단은 장기요양기관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행정조사인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5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 5월까지 장기요양기관 현지 조사 결과 조사대상기관 연평균 80% 이상에서 총 860억여 원의 보험 급여를 부당 청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요양보호사노조는 지난해 10월 노인요양시설 비리 전면 감사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우린 똥 치우는 사람 아닙니다" 농성장은 눈물바다 http://omn.kr/1b8qh)

이런 가운데 장기요양기관 두 곳의 원장과 부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건보공단 현지조사 과정에서 방어권과 인격권 등이 침해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요양원 부원장은 지난해 3월 건보공단 조사관들이 현지 조사 과정에서 직원 동의 없이 사무실 책상 서랍과 사물함을 뒤지고, 조사와 무관한 자신의 개인 수첩을 펼치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수천만 원을 부당청구로 환수당한 B방문요양 원장도 지난 3월 조사 통보 30분 만에 현지조사를 나왔고 어떤 혐의로 조사받는지 알려주지도 않아 방어권을 침해당했고, 6개월간 통화목록, 병원출입기록 등을 민감 정보를 동의 없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건보공단 조사관들은 "장기요양기관 종사자 등의 부정수급과 위법행위를 조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고 "진정인들만 특별히 불리하게 대우한 게 아니라 평소 수행하는 조사 방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두 사건에 대해 "행정조사기본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 법규에서 정하는 조사권의 한계를 넘어섰으며, 부당하게 조사대상자들의 방어권 등을 침해하는 방식"이라면서 "건보공단의 조사 방법이 지나치게 조사기관의 편의성만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권위는 "증거인멸과 관련한 구체적 정보가 입수되는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행정조사기본법상 사전통지 의무를 이행하고 조사 사유를 구체적으로 고지해야 하고, 혐의가 없는 직원들의 병원출입기록까지 동의 없이 조사에 활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또 인권위는 "현지조사를 실시하면서 특정한 증거를 긴급하게 확보할 필요성이 없음에도 조사관이 현장에 부재한 직원들의 책상 서랍과 사물함을 동의 없이 열어 관련 서류를 찾는 행위도 행정조사기본법상 허용되지 않는 조사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건보공단 조사관들이 조사 대상자의 방어권과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들을 침해했다며 인용 결정했다. 다만 인권위는 이 같은 조사 방식이 조사관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는 관행적인 조사 방법 문제라며, 건보공단과 보건복지부에 관행 개선을 권고했다.

과거에도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을 상대로 한 건보공단 현지조사 방식이 지나치게 강압적이라는 문제 지적은 여러 차례 있었다. 다만 최근 장기요양기관 비리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이 큰 시점에서 이 같은 인권위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용국 인권위 인권침해조사과장은 "장기요양기관에서 국민의 세금이 세지 않도록 현지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이번 결정은 건보공단 현지조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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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