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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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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설립돼 올해 40주년을 맞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1978년 12월 중소기업진흥법이 제정되고, 이듬해인 1979년 1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탄생했다. 설립 당시 직원 199명과 자산 261억 원으로 출발해 40년이 지난 지금 직원 1300여 명과 자산 18조 원의 기관으로 성장했다. 올해 4월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중진공은 애초 설비·기술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동화·정보화·기술개발 등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선 사업,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대출 확대 및 벤처창업 지원을 거쳐, 지금은 창업생태계 조성과 혁신성장·공정경제·일자리창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중소기업에 희망을, 벤처기업에 날개를, 청년들에게는 일자리와 꿈을'이라는 모토를 내걸었고, 기관 이름에도 벤처를 넣었다. 기관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명확히 하기 위한 일이었다.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자칫 기업의 규모로만 판단될 수 있기 때문에 신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등 벤처까지 아우르며 미래의 가치를 기관 이름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상직 이사장은 "우리나라에 기업체가 360만 개 정도 있는데 그 가운데 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하고, 중소기업에서 전체 일자리의 88%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9988'이란 숫자에 담긴 뜻으로 중진공 역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중소·벤처 기업은 대한민국 경제와 일자리의 뿌리이자 근간이라는 것이다.

현재 중진공의 해외 창업보육센터(BI)에는 300개 가량의 기업이 입점해 있다. 이 이사장은 해외 BI를 공유오피스 '위워크(wework)'처럼 개방형 사무실로 바꿔놓았다. 소수 독점이 아니라 다수 공유로 만든 것이다. 연간 1100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중국 알리바바 티몰, 베트남 유통 1위인 푸타이그룹, 러시아 스베르뱅크 아스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해외 플랫폼도 확대시켰다.

이 이사장이 각별히 애착을 갖는 건 청년창업사관학교다. 이사장 취임 이후 전국 5곳에서 17곳으로 확대했고, 예산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두 배 늘려 연인원 1000명을 가르친다. 이런 탓에 경쟁률도 5:1로 상당히 높다. 회사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이 우리나라에는 8개다. 유니콘 기업의 하나인 간편 송금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 CEO도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다.

증권사 샐러리맨으로 출발한 이 이사장은 저비용 항공의 대명사인 이스타항공을 창업했고,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10시 서울시 양천구 목동 중진공 이사장 집무실에서 이상직 이사장을 만났다.
 
▲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인터뷰
ⓒ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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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상직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올해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취임한 지 1년 여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떤 일에 주력했는지, 그리고 창립 40주년 소감을 여쭙고 싶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만들어진 지 40년이 됐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진흥시켜서 대기업을 만들고 글로벌 핵심기업을 만드는게 주 목적이다. 정부가 그런 정책 목적성을 갖고 만든 기관이다. 정책보다는 집행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중진공의 자산은 18조 원이다. 100% 자회사인 한국벤처투자가 22조 원 가량 된다. 주로 투자를 하는 업무를 한다. 자산을 모두 합치면 약 40조 원. 그 가운데 1년 예산은 8조 원 가량. 이 돈을 중소벤처기업 진흥시키는데 쓴다. 지난 40년 동안 많은 일을 묵묵히 해온 것에 비해서는 이런 활동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중소·벤처 기업에만 특화된 기관이며 그에 따른 역할도 막중하다. 혹시 '9988'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는지? 99세까지 88하게 살자는 뜻이 아니다(웃음). 우리나라에 기업체가 360만 개 정도 있다. 그 가운데 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하고, 중소기업에서 일자리의 88%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뜻에서 '9988'이다.

이처럼 중소·벤처 기업은 대한민국 경제와 일자리의 뿌리이자 근간이다.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애초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에 있었다가 중소기업청이 생겼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책 우선에 밀렸던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소벤처기업부가 탄생했다. 이에 중진공은 중소·벤처 기업을 스케일업(기술, 제품, 서비스, 기계의 성능, 생산능력 등의 확대)시켜서 글로벌 대기업으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독립기관이 됐다.

중진공은 40년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스케일업 시키는 역할을 과거에도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제가 이사장을 맡은 뒤 제일 먼저 한 일은 기관의 이름을 바꾸는 일이었다. '이름부터 체질까지 바꾸겠다'는 신념 아래 기관명을 바꿨다. 그리고 '중소기업에 희망을, 벤처기업에 날개를,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꿈을'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이름과 슬로건에 조직의 지향을 명확히 담고자 했다."

- 그 이전에는 '벤처'라는 단어를 기관 이름에 넣을 생각을 하지 않았나.
"김대중 대통령 때에는 (IMF 여파로) 돈이 없으니 벤처기업특별법을 만들었다. 오늘날 네이버, 다음(카카오), 안랩, 키움증권, 인터파크, 엔씨소프트 등의 핵심 (벤처)기업들이 그때 탄생했다. 당시 만들어진 벤처기업특별법으로 20년 후 재벌·대기업 생태계가 일부 바뀐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말기 국가 부도 위기 사태 이후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그 후 '벤처'라는 단어를 모든 기관들이 선점하려고 했다. 중진공의 1년 예산 8조 원 가운데 60%가 창업자금이다. 과거부터 그렇게 해왔고 지금도 하는 일이고, 중진공이 원조 격이다. 그래서 정체성과 지향성을 명확히 하고자 '이름부터 체질까지 바꾸자'면서 기관 이름에 '벤처'를 넣은 것이다."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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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벤처 기업에게는 친숙할지 모르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중진공이 아직 낯설다. 중진공이 하는 핵심적인 사업과 역할은 무엇인가.
"지난 40년 동안 중소·벤처 기업을 진흥하기 위해 자금을 빌려주고 투자하는 일을 해왔다. 그리고 해외 수출을 도왔다. 중진공의 역할은 정부 정책이나 경제 철학의 차이에 따라 포커싱이 달라진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강조하는 것은 공정경제, 혁신성장, 사람 중심의 일자리다. 이는 중진공에게 주어진 미션이기도 하다.

미국 실리콘밸리나 한국이나 혁신기업이 전체 일자리의 약 70%를 만들어낸다. 제조업이 스마트화 하면 혁신기업이 되고,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으면 혁신기업이 된다. 과거부터 연속선상으로 하는 일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융자를 해주고 지원하는 일이다. 국내 시장으로는 부족하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처럼 세계가 중소·벤처 기업의 시장이다. 각 나라마다 특화시켜 중소기업을 진출시키고, 플랫폼을 깔아주는 일도 중진공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 중소·벤처 기업의 글로벌 마케팅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KOTRA)는 무역 위주이지만, 중진공은 해외에서도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외 창업보육센터(BI, Business Incubator)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300개 가량의 기업이 입점해 있다. 제가 이사장으로 온 뒤 개방형으로 오픈해서 진입 문턱을 낮췄다.

사무실을 한 칸씩 주지 말고 다 오픈해서, 공유오피스 '위워크(wework)'처럼 노트북만 들고와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지 법인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수출 물꼬를 텄다. 이제 오프라인만의 시대는 끝났다. 광고·홍보·마케팅비가 없는 중소·벤처 기업들에게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중국 알리바바 티몰이 블랙데이 하루에만 30조 원어치를 팔았다. 중진공은 연간 1100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알리바바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베트남에서 유통 1위인 푸타이그룹, 러시아 스베르뱅크 아스트와도 MOU를 맺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은 많으나, 짝퉁 때문에 괜찮은 제품 소싱을 바라는 곳이 많다. 그들은 중진공이 추천하는 업체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입점시킨다. 

(경북 영주 석노기씨가 만드는) '영주 대장간 호미'는 아마존 원예 부문 톱10에 들었다. 한국에서는 5000원 받던 것을 아마존에서는 15달러에 판다. 실용적인 가격이면 누가 만들어도 소비자가 반응하는 시대가 왔다. 청년들이 일자리도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데 알리바바 티몰과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면 중소기업과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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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어떤 일에 주력하고 있는가.
"중진공이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운영한 지 8년이 됐다. 젊은이들을 육성해서 글로벌 인재로 키워야 하는데, 이 사관학교가 가성비 최고다. 예전에는 전국 5곳에만 있었고, 정부 예산도 수도권과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17곳으로 확대했고, 1년 예산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두 배 늘렸다.

정부 프로젝트 가운데 제일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가운데 하나가 청년창업사관학교다. 경쟁률도 5:1로 높다. 자기 지역에 분교를 내달라고 전국적으로 난리다. 형식적인 교육이 아니라서 더욱 반응이 좋다. 지역에 특화된 인재들을 뽑아서 그들이 혁신기업을 만들면, 그 지역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하고 균형발전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 반응도 좋았고, 결과도 괜찮았다.

대한민국에는 유니콘 기업이 8개 있다. '유니콘(unicorn) 기업'은 회사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뜻한다. 전세계에 300개가 넘는데, 주로 미국과 중국에 몰려 있다.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8곳 가운데 하나가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인 비바리퍼블리카다. 최초로 간편 송금 시스템을 선보인 '토스'로 유명하다.

이처럼 청년창업사관학교는 단순한 진흥·지원 차원이 아니라 유니콘기업을 키워낸 저력이 있다. 직방, 힐세리온 같은 기업도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다. 지금은 1년에 약 10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중진공이 하는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다."

- 중진공은 지역 곳곳에 본부와 지부를 두고 있는데,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전국 31곳에 지역 본부와 지부를 두고 있다. 중소·벤처 기업을 발굴하고 소싱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위한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에는 우대금리로 융자를 해준다. 정부 정책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지원해왔고 예산도 점차 늘리고 있다. 

안산연수원 한 곳이었던 스마트공장배움터도 추가 예산을 확보해서 전북과 창원에도 만들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해외 거점으로 내보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세계 진출에 발판이 되게끔 지원하고 있다. 혁신성장은 벤처기업만이 아니다. 제조업도 스마트화하면 혁신기업이 될 수 있다.

국방부, 코레일과 MOU를 맺어 서울역 한복판에서 청년들에게 기업 인력을 연결해주는 상담소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열차에서 군인들이 상담을 받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전역장병뿐만 아니라 신병도 해달라, 대위나 하사에게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그렇게 상담받은 젊은이들이 실제로 청년창업사관학교에도 입학했다."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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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힘들다고 토로한다.
"중소기업 카드 수수료도 큰 문제다. 카드 수수료를 강제로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핀테크 시대에 발맞춰 스마트폰으로 직접 결제하게끔 해서 수수료 인하 경쟁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도 있다. 핀테크의 발달과 빅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하다. 메기 한 마리를 풀어놓으면 전체 물고기가 긴장하게 만드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제가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비행기 요금 인하에 기여를 했듯이."

- 대기업과 재벌의 초과이익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실제 중소기업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도 말로만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진공의 역할은 무엇인가.
"민간 영역은 함부로 건들 수 없다.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의 경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같은 영역에서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키워내야 한다. 그런 게 미래를 내다보는 산업정책이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대기업보다 전기차 기술이 앞서 있다. 신산업에서 미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아까 말했던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 만든 토스도 핀테크의 영역이다. 토스가 금융업계에서는 메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나 자율운행차는 달리는 스마트폰이다. 모빌리티 혁명이 오면 전체 산업구조가 바뀐다. 그래서 중소·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신산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중진공 이사장으로서 관심있게 살펴보고 추진하는 게 이런 신사업을 키우는 일이다."

- 이상직 이사장은 증권사 샐러리맨으로 시작해서 이스타항공을 창업했고, 제19대 국회의원도 지냈다. 이런 경력들이 중진공 이사장직을 수행하는데 적잖은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
"(내 경력은) 중소·벤처 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들이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고 자수성가로 이뤄낸 성과들이다. 사회생활 초창기 증권사에서 10년을 일하면서 거시·미시적인 경제를 보는 눈을 키웠다. 펀드매니저 일은 경제를 이해하고 안목을 넓히는데 도움이 된다. 항공계의 벤처라고 할 수 있는 이스타항공을 만든 것이나 국회의원으로 입법 활동에 참여한 것도 중소·벤처 기업 진흥과 관련해 적잖은 도움을 준다."

- '삼백육십행행행출장원(三百六十行行行出狀元)'이라는 중국 격언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들었다. 그 뜻이 무엇인가.
"1등부터 360등이 모두 제각각 자신의 길로 나아가면 다 1등을 한다는 것이다. 그건 각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로 승부를 걸라는 뜻이다. 온리원(Only One)의 가치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온리원 전략을 갖고 승부하면 누구나 하나는 강점이 있고 핵심 역량이 있으니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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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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