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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모둠전과 막걸리다.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모둠전과 막걸리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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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철이다. 마른장마라지만 이따금씩 비가 찾아온다. 이렇게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전이다. 기름에 지지거나 부쳐낸다고 해서 부침개 또는 지짐이라고도 한다.

전은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해 프라이팬에 지지거나 부쳐낸다. 소고기를 넣어 부쳐낸 육전, 부추가 들어가면 부추전, 애호박으로 만든 호박전, 팽이버섯이나 표고버섯을 넣은 버섯전, 김치전, 해물파전 등 그 종류도 참 다양하다.

전 지지는 소리가 빗소리를 닮아서일까. 비오는 날이면 유독 더 전이 먹고 싶다. 그런데 알고 보면 다 이유가 있다. 이는 우리 몸이 비오는 날에는 한기가 들기 때문에 체온조절을 위해서 기름진 음식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가 내리는 날이면 사람들은 전이 먹고 싶다고 한다. 흐리고 비오는 날이면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이 썩 잘 어울린다.
 
 간장소스에 맛을 보니 전이 제법 맛깔스럽다.
 간장소스에 맛을 보니 전이 제법 맛깔스럽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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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전, 호박전, 표고버섯전, 육전과 깻잎전 등 푸짐한 모둠전이다.
 고추전, 호박전, 표고버섯전, 육전과 깻잎전 등 푸짐한 모둠전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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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은 언제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다. 명절이나 잔칫날에도 전이 빠지지 않는다. 우리 조상들은 매년 음력 6월 15일 유두절에도 피서를 즐기며 전을 부쳐 먹었다.

해마다 칠월칠석날에도 직녀에게 음식을 바치고 장수와 가내 평안을 기원했다. 또한 이때 집집마다 부침개를 부쳐 먹었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여름철에 전을 부쳐 먹는 것은 우리네 전통 풍속이다.

장맛비가 쏟아지던 여름날 저녁 무렵이다. 우리 동네 한적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만난 자그마한 전집이다. '뭐, 먹을까?'라 쓰인 메뉴판에는 모둠전, 육전, 홍어전, 해물파전, 고추전 등 전 종류가 빼곡하다.
 
  '뭐, 먹을까?' 메뉴판에는 모둠전, 육전, 홍어전, 해물파전, 고추전 등 전 종류가 빼곡하다.
  "뭐, 먹을까?" 메뉴판에는 모둠전, 육전, 홍어전, 해물파전, 고추전 등 전 종류가 빼곡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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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감자 몇 알과 감자채볶음, 애호박나물, 실치무침 등의 반찬이 놓이고 이어 홍고추와 청고추를 썰어 넣은 간장종지가 나온다. 모둠전도 곧바로 선보였다. 고추전, 호박전, 표고버섯전, 육전과 깻잎전 등 푸짐하다. 간장소스에 맛을 보니 제법 맛깔스럽다.

하릴없이 막걸리 잔을 쭉 들이킨다. 손님이 떠난 건너편 탁자아래에는 여러 개의 막걸리 병이 나뒹군다. 창밖에는 여전히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전은 대한민국 슬로우푸드 음식의 대표메뉴다. 갖가지 식재료에다 밀가루와 달걀 물을 입혀 은근한 불에 부쳐낸다. 뜨끈뜨끈할 때 먹어야 제맛이다. 막걸리와 전이 있는 전집에 가면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순박한 우리네 이웃들이 한데모여 막걸리 잔에 고단함을 털어내곤 한다.
 
  손님이 떠난 탁자아래에는 여러 개의 막걸리 병이 나뒹군다.
  손님이 떠난 탁자아래에는 여러 개의 막걸리 병이 나뒹군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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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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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