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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기본소득당'으로 당명 개정을 안건으로 하는 노동당 당 대회가 열린다.
 7월 7일 "기본소득당"으로 당명 개정을 안건으로 하는 노동당 당 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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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 대한애국당이 우리공화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현재 자유한국당도 2017년 2월 13일 이전만 해도 새누리당이었고 그 전에는 한나라당(1997), 신한국당(1996), 민주자유당(1990), 민주정의당(1981) 등 여러 이름이 있었다.

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많은 당명 변화의 역사를 갖고 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2003년 열린우리당,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을 거쳐 2008년 통합민주당, 민주당, 2011년 민주통합당, 2013년 민주당,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등을 거쳐 마침내 2015년 12월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이처럼 우리나라 정당은 이합집산, 선거 패배 등 여러 이유로 당명을 변경해왔다.

그런 점에서 노동당의 당명 변경은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국회의원은 고사하고, 지자체장이나 기초의회 의원 하나 배출하지 못한 소수정당이기에 노동당의 당명 변경에 대해 대다수 국민, 언론은 무관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노동당의 '기본소득당 당명 변경'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뜨거운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세계 최초 '기본소득 박람회'가 경기도 수원에서 지난 4월 29~30일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세계 최초 "기본소득 박람회"가 경기도 수원에서 지난 4월 29~30일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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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요즘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로 점점 부각하고 있는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운 정당 출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둘째 기본소득당 당명 변경 과정에서 노동당의 향후 노선, 지향 가치 등을 둘러싸고 정당 해산, 탈당이 거론될 정도로 노동당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당명 변경 찬성논리
  
노동당 당대표 신지혜씨
 노동당 당대표 신지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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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당대표 용혜인씨
 노동당 당대표 용혜인씨
ⓒ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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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으로 당명을 바꾸는 것을 주도하고 있는 세력은 지난 1월 기본소득과 페미니즘을 강조하며 노동당 대표로 선출된 신지혜(31), 용혜인(29) 등 젊은 당권파이다.

이들은 노동당이 사회주의, 여성주의, 생태주의, 평화주의를 추구하는 과거 민중민주파(PD) 세력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조선노동당을 연상케 하는 당명 때문에 친북좌파 세력으로 국민들에게 오해 받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아울러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0.375% 득표율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단체장이나 의원도 배출하지 못한 절망적 상황에서 반등할 수 있다는 희망이 필요했고, 그것이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들은 이미 2017년 12월 당내에 기본소득정치연대라는 사회운동기구를 만들어 그동안 한국 사회에 기본소득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 속에서 기본소득당으로 전환을 통해 2020년 총선에 임할 때 국민들에게 확실히 다가설 수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들은 '최저임금 1만원' 의제가 이제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요구가 된 것처럼 '기본소득' 요구가 곧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기본소득당'이라는 당명으로 국민들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당권파의 '기본소득당 당명 개정' 시도에 대해 노동당 내부의 반발도 거세다.

당명 개정 반대논리
  
'기본소득당'으로 당명 개정을 둘러싸고 노동당 누리집에서는 찬반 논쟁이 뜨겁다.
 "기본소득당"으로 당명 개정을 둘러싸고 노동당 누리집에서는 찬반 논쟁이 뜨겁다.
ⓒ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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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을 바꿀 경우 탈당하겠다고 예고한 당원부터, 그럴 거면 차라리 '당 해산'을 하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견까지 백가쟁명 토론이 노동당 게시판,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6월 6일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당명 개정안에 대해 반대 토론에 5명이나 나서는 등 안건 상정 때부터 진통을 겪었다. 반대파의 주요 논리는 다음과 같다.

우선 '노동당' 당명을 포기하는 것은 '노동 중심의 정치' 지향을 포기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이들은 문재인 정부와 우파가 노동자 투쟁을 견제하려고 최근 탄압과 비방 공세를 하는 상황에서 당명 변경은 자칫 노동 운동의 후퇴 또는 포기로 비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2017년 당명 개정('평등당'이 새 당명으로 유력하게 거론) 불발은 청년 페미니스트들의 연쇄 탈당을 낳았고, 조직력 약화로 이어져 선거에서 참패를 겪는 시발점이 됐다는 분석에 기반을 둬 이번 당명 변경도 결과에 관계없이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당명 개정을 추진하는 당권파는 오랜 기간 동안 당을 운영하면서 활로를 찾지 못한 책임을 단지 '당명' 탓으로 국한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기존 다수의 정당들은 이념, 노선 등은 그대로 둔 채 국민들의 시선 끌기, 또는 부정적 이미지 세탁을 위해 당명을 변경해왔다. 반면 이번 노동당의 '기본소득당'으로 당명 변경에는 '현 사회 체제를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 '사회 변혁의 주체를 누구로 볼 것인가' '자본주의를 타도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 또는 '신자유주의 종식에 더 노력해야 하는가' 등 기본적인 이념의 차이를 밑바탕에 두고 있어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7월 7일 세종시 홍익대학교 국제연수원에서 열릴 2019 노동당 정기 당 대회의 결정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어 '기본소득당'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노동당'의 이름을 유지할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태그:#기본소득당, #노동당, #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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