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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8일 오후 4시 25분]

자유한국당 등 야당으로부터 '부실 인사검증'으로 비판 받아온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이 결국 교체됐다. 지난 2017년 5월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인사수석'으로 발탁된 지 2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 인사수석에 김외숙(53) 현 법제처장을 발탁하고, 김외숙 처장의 후임에는 김형연(54)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임명했다. 신임 국세청장에는 김현준(52)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임명했다.

조현옥 인사수석 "국민의 눈높이 안 맞는 인사로 심려 끼쳐 유감"

이날 인사를 발표한 조현옥 인사수석은 '부실 인사검증 논란'을 의식한 듯 "국민의 눈높이에 안 맞는 인사로 심려를 끼쳐 유감이다"라며 "신임 수석이 여러 가지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켜 드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조 수석의 발언을 두고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죄송하다는 맥락에서 말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춘추관을 찾은 김외숙 신임 인사수석은 "인사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잘 알고 있다"라며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을 잘 보좌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외숙 인사수석과 김형연 법제처장의 임명을 두고 '회전문 인사 논란'이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결국은 결과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인사를 할 것인지, 그리고 청와대에서 인사한 그분들이 얼만큼 성과와 결실을 맺는지는 국민들이 직접 평가해줄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외숙 신임 인사수석
 김외숙 신임 인사수석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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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숙 인사수석] '법무법인 부산' 변호사 출신... 노동·인권 변호 활동

경북 포항 출신인 김외숙 신임 인사수석은 '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헌신해온 노동·인권 전문 변호사'로 평가 받고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비상임위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특히 김 수석은 지난 1992년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함께 운영했던 합동법률사무소에 들어갔다. 당시 부산 지역에서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대통령을 찾아가 "노동변호사가 되고 싶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6월 '첫 여성법조인 법제처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합동법률사무소의 후신인 '법무법인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김 수석의 부친은 포스코 협력 업체의 직원이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장 노동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 수석은 이들의 권익을 대변해줄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1985년). 성경 중에서 '학대받은 자로 부끄러이 돌아가게 마시고 가난한 자와 궁핍한 자로 주의 이름을 찬양하게 하소서'라는 시편 74편 21절을 가장 좋아한다고 알려졌다.

포항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법학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조현옥 인사수석은 "여성, 아동 등 소외계층의 권리 보호를 위해 헌신해온 노동·인권 변호사로 문재인 정부 초대 법제처장으로 재직하며 차별적인 법령 개선 등 국민 중심의 법제 개선, 국정과제 법제화에 탁월한 업무 성과를 보여줬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통령을 보좌해 국민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균형인사,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인사,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정인사를 구현할 적임자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수석이 인사검증과 관련한 업무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는다. 이에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해왔고, 변호사 활동이 단순히 법만 다루는 직업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좀 더 균형 있는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이 사회 모든 사람들에 대한 균형감 있고, 따뜻한 시선이 동반돼야 한다. 노동·인권 변호사로서의 역할, 법제처장(의 역할)을 아무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은 앞으로 (김 수석이) 균형적인 인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라고 해명했다.
 
김형연 신임 법제처장
 김형연 신임 법제처장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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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연 법제처장] 진보적 소장파 판사 출신... 문재인 정부 첫 법무비서관

김외숙 수석의 후임에 발탁된 김형연 신임 법제처장은 현역 판사 시절 '진보성향 소장파 판사'로 평가 받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시위 재판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신 대법관의 용퇴를 촉구하는 글을 법원 내부망에 올렸다. 지난 2017년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전국의 모든 판사를 대상으로 사법부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벌인 뒤 이를 발표하려 했을 때 법원행정처가 압박을 가하자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김 처장은 광주지방법원·광주가정법원 순천지원·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첫 법무비서관에 발탁됐다. 당시 청와대는 "소신에 배치되는 사안에 비판적 목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소장파 판사"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 17일 청와대 비서관 인사(5명) 때 물러났다. 물러날 당시 주변에서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라고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출신으로 인천고와 서울대 사범대학 사회교육과를 졸업했다.

조현옥 인사수석은 "사시 39회로 광주지법·인천지법 부장판사, 대통령 비서실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법률전문가"라며 "국정 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 및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 행정, 규제 개선 등 주요 국정 과제를 뒷받침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현준 신임 국세청장
 김현준 신임 국세청장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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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국세청장] 노무현·박근혜 정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실 근무

한승희 국세청장 후임인 김현준 신임 국세청장 후보자는 국세청 납세보호과장과 법무과장, 법규과장, 대전지방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국세청 조사4국장과 징세법무국장, 기획조정관, 조사국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7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재직해왔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시기인 지난 2007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파견 근무를 나갔고, 박근혜 정부 초기인 지난 2013년 3월부터 11월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근무하며 공직자 인사검증 업무를 맡았다. 이처럼 정치적 성향이 다른 두 정부에서 연이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파견 근무를 나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사 발표 전까지만 해도 부산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과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 승진한 김대기 부산지방국세청장이 후임 국세청장으로 유력했다.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경기 수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조현옥 인사수석은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일선 세무 현장과 국세청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친 정통 세무관료"라며 "국세청 업무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 업무 추진력 및 소통의 리더십으로 불공정 탈세 근절, 민생경제 세정 지원 등 국세청의 산적한 과제를 풀어내고 국세 행정의 신뢰를 높여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태그:#김외숙, #김현준, #김형연, #인사수석, #조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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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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