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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훈 4.16연대 공동대표/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장훈 4.16연대 공동대표/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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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으로 인양된 세월호는 검은 쇳덩어리였다. 시커먼 펄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1073일 바다 밑에 누워있던 선체는 육지에 올라와서도 똑바로 서지 못했다. 세월호를 뒤덮고 있던 시커먼 펄은 참사 4년 만에 벗겨졌다. 선체가 똑바로 세워지면서 여기저기 녹슬고 할퀴어진 흔적이 드러났다. 상처투성이 세월호는 처참했다.

국회로 달려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풍찬노숙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영하의 날씨에 노숙 농성을 했다. 몸에 홑겹의 비닐을 감고, 국회 정문 앞에 누웠다. 지난 2017년 11월 23일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하루 전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의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세월호 안에 있던 CCTV 영상을 저장하는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의 '바꿔치기 의혹'을 발표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사)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의회) 사무실을 찾았다. 장훈 운영위원장을 만나 특조위가 제기한 DVR 조작 의혹 등에 대해 물었다.

"DVR 조작 의혹, 유족들이 먼저 제기했다"

- 특조위에서 세월호에 있던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DVR 조작은) 유가족들이 먼저 제기한 문제였다. 실종자의 마지막 위치를 확인하고자 DVR 회수를 (해군에) 수차례 요청했다. 배가 넓어서 실종자를 찾는 게 쉽지 않았는데, DVR를 보면 좀 빨리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해군이) 수거한 DVR은 (사고가 난 후) 두 달 동안 물속에 있었는데도 너무 깨끗했다. 디지털 포렌식으로 영상을 복원해 분석했는데, 까맣게 나오거나 아무것도 안 보이는 영상이 많았다. 이상했다.

 
세월호 CCTV 조사 중간 발표 세월호참사 증거자료의 조작, 편집 제출 의혹 관련 '세월호 CCTV 조사 중간 발표'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사진은 기자회견장에 전시된 '세월호 DVR'.
 세월호참사 증거자료의 조작, 편집 제출 의혹 관련 "세월호 CCTV 조사 중간 발표"가 지난 3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사진은 기자회견장에 전시된 "세월호 DVR".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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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에 CCTV를 설치하는 목적이 있다. 배에 타고 내리는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CCTV가 바다쪽을 향한 경우도 있는데, 이건 혹시나 자살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서다. 사고냐 자살이냐 입증하는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2014년 희생자 수색 작업) 당시 검경 합수부와 해수부는 배가 넘어지면서 CCTV와 DVR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코드가 뽑혀서 영상 기록이 없다고 했다. 당시엔 이들의 말을 믿었다. 가족들은 세월호가 넘어간 절대 시간조차 알지 못했으니까.

이번 조사결과는 유가족들이 문제 제기한 것을 '특조위'라는 공식기관이 확인해준 것이다. 유가족들의 문제 제기가 타당했다고 결론 낸 것이다. 이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DVR이 조작됐다면, 다른 로우 데이터(Raw data 미가공 자료)도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VTS(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 기록과 TRS(주파수공용통신)에 녹음된 기록도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것도 조사해봐야 한다."
  
- DVR 조작을 제기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해수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증언이 있었다. 생존자 중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30분에 CCTV(화면)를 보고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봤다는 증언이 있었다. 선원 중 한 사람도 같은 시간에 CCTV 화면을 보고 자신의 상사를 찾고 있었다고 했다. DVR은 CCTV 화면에 뜬 모든 영상을 기록한다. 그렇다면, 혹시 시간을 착각했을 수 있다. 근데, 생존자는 헬기 소리를 듣고 (갑판) 위로 올라갔다고 했다. 헬기가 사고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9시 27분이었다.

세월호에 있던 차량용 블랙박스를 통해서도 배가 넘어간 시간이 확인됐다. (오전) 8시 48분 40~48초 사이였다. 이때 (정부는) 확실하게 급격한 횡경사(기울기)가 생겼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근데, DVR에 저장된 영상은 사고 발생 약 3분 전인 오전 8시 46분까지 상황만 있다.

누군가 데이터에 손을 됐거나, 아니면 일부러 CCTV를 (전원을) 껐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었다. 이날 9시 30분 즈음까지 CCTV를 봤다는 증언이 있기에 일부러 껐을 가능성은 작았다. 그렇다면, 누군가 데이터에 손을 댔을 가능성만 남는 거였다.

복원한 DVR의 영상에는 인위적으로 만든 까만 화면 영상이 한두 개가 아니라 너무 많았다. 업체에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지 물어봤고, 인위적으로 손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특조위에 이 문제를 조사해달라고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인수인계서가 두 장"  
    
 인양 된 세월호가 31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 반잠수정에 실려 정박해 있다.
 인양 된 세월호가 지난 2017년 3월 31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 반잠수정에 실려 정박해 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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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VR이 바꿔치기 됐다는 주장에 대해 믿기 힘든 이야기라는 의견도 있다. 
"특조위에서 중요한 발표를 했다. 인수인계서가 두 장이었다는 거다. 세월호 안에 있던 DVR은 한 개였다. 

한 개밖에 없는 DVR을 해경은 두 번 수령했다.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이 부분에 대해 해군과 해경은 단순 실수라고 할 뿐 제대로 된 해명이 없다. 정황상 (세월호 참사) 희생자 수색을 하면서 DVR을 바꿔치기 했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겠나."

- DVR을 바꿔치기했다면, 왜 그런 일을 했을 것이라 생각하나?
"추론하자면, 그 당시에 사고 상황이나 침몰 상황, 구조 상황 등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게 있었을 것이다. 세월호는 사고가 나서 사람이 죽은 게 아니다. 구조하지 않아서 304명이 사망한 거다.

내가 듣기론 DVR에 있던 영상을 디지털 포렌식한 뒤에 (훼손한) 영상을 다시 DVR에 심기까지 적어도 한 달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훼손한 영상 자료를 다시 DVR에 넣었는데, 이게 바닷물이 들어가면 고장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DVR에 있는 자료가) 다 죽어버리면 그것 가지고 유가족들이 따질 테니 바지선 어딘가에 (진짜 DVR을) 놓고 (가짜 DVR을 진짜인 척) 물속에서 꺼내는 쇼(show)만 한 것이다."  

- 누가 조작했다고 생각하나.
"이걸 건드릴 수 있는 조직은 기무사와 국정원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데이터까지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주 전문적인 해커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건, 두 조직밖에 없다. 돈과 권력이 있어야 그들을 움직일 수 있다.

TRS 복원 문제로 예전에 해커를 접촉한 적이 있다. 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는 국정원과 기무사였다. 돈이 들어가고 비밀스럽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 그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범법자로 찍혀서 국내에선 활동을 못 한다. 해커의 배후에 기무사와 국정원이 있었다.

하지만 국정원과 기무사가 맨 꼭대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도 명령을 받아 움직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누가 명령을 했는지, 이걸 밝혀야 한다. 정말 어려운 일인데, 앞으로 해결해나갈 일이라고 생각한다.

- 해군이 DVR을 수거할 당시 수상한 정황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있다.
"독립 PD들이 (수색 작업을 하는 바지선에) 있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해군들이 입수할 때, 복명복창을 상당히 크게 하는데, 그날은 조용했다고 했다. 독립 PD들이 찍은 영상을 보니 정말 복명복창을 하지 않더라.

(수중 수색용) 바지선 위는 엄청나게 시끄럽다. 언딘(UNDINE) 바지선에서 누군가 물에 들어가면, 건너편에 있던 현대보령 바지선에서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소리를 크게 지른다. 하지만 그날 해군에선 아무도 복명복창을 하지 않았다.

해군이 그날(2014년 6월 22일) DVR을 수거하는지 유가족들도 몰랐다. 해군은 알렸다고 하는데, 들은 기억이 없다. 그리고 원래 유가족들이 DVR을 수거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5월 초였다. 하지만 (DVR을) 찾겠다고 계속 발표만 하고 수거해 오진 않았다.

DVR을 수거했다면 가족들에게 알렸어야 한다. 하지만 (해군과 해경은) 그러지 않았다. 독립 PD들이 DVR을 발견하고 유가족들에게 연락해왔다. 그래서 유가족들이 현장에 있던 변호사에게 연락해 조치를 해달라고 했고,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도 하게 된 것이다."

"세월호 침몰 원인, 내가 정말 조사하고 싶은 것은..."
 
 장훈 4.16연대 공동대표/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장훈 4.16연대 공동대표/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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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조위에서 DVR 조작 의혹을 발표한 뒤 유가족들은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했다.
"조사권의 한계를 절감해서다. 특별조사위원회에는 조사권밖에 없다. 범죄 사실을 인지해도 수사할 권한이 없다. 수사해야 죄가 있으면 기소하고 재판받을 수 있다. 범죄 사실, 피의 사실을 확정 짓는 것은 수사기관이 해야 한다. 조사권만 가지고는 기소하지 못한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수단은 김학의·장자연·버닝썬 사건과 같은 거대한 특수단이 아니다. 조그만 팀일지라도 특조위에서 조사한 결과를 전담해서 받아줄 수 있는 수사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특조위 조사결과가 차곡차곡 쌓일 텐데, 사건마다 따로 나뉘어 수사를 하게 되면 (세월호 참사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없다. 지금도 수사 의뢰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 군사 법원 등 파편적으로 나뉘어져 있어 (세월호 참사를) 이해하기 어렵다.

DVR 조작 의혹만 봐도 그렇다. 해군이 수거해 해경에 넘겼다. 그럼 이 사건은 군 검찰에서 해야 하는가, 아니면 (서울)중앙지검 같은 곳에서 수사해야 하는가. 이런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공소시효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업무상 과실치사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특별조사위원회가 끝나는 시점과 비슷하다. 2년 뒤, 세월호 7주기가 지나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누군가에게 죄를 묻고 싶어도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유가족들이 너무한 거 아니냐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특조위 만들었으면 끝이라고 여긴다. 근데, 특조위를 꾸려 조사를 해보니 수사권이 없는 한계를 절감하게 됐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은 조사권만 있으면 밝힐 수 없다. 수사권이 있어야 압수수색으로 증거를 확보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 수사권이 있는 특별수사단이 꾸려져야 한다."  

- DVR 조작 의혹 이외에 수사를 해야 할 사안이 있는가?
"인적조사가 필요하다. 세월호 사고가 나서 304명이 사망했다. 근데 처벌받은 사람이 없다. '세월호'라는 기계에 죄를 물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 사고는 인재다. 배가 아니라 사람이 잘못해서 참사가 일어났다. 과적 상태로 출항했고, 안전심사에 문제가 있었다. 침몰을 가속시킨 (세월호 맨 아래쪽 갑판 기관장비 구역의) 맨홀 뚜껑도 열려있었다. 그렇다면 관련자들을 불러서 조사하고 죄가 있다면 처벌해야 한다.

또 한가지는 침몰에서 구조작업까지 관여했던 고위공직자와 청와대도 수사해야 한다. 당시 어떤 명령을 내렸는지 따져봐야 한다. 몇몇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들은 특조위에서 검찰에 수사 의뢰하는 사람들 모두를 고소·고발 할 것이다. 죄가 있다면, 재판받고 처벌받는 게 책임지는 모습이다. (목표 해경) 123정 경장은 구조하지 않아서 처벌받은 것이다.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구조작업 지시 등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다.

정말 조사해보고 싶은 것도 있다.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본험 리처드호(40,500톤)라고 항공모함이 세월호 사고 지점에서 200해리도 안 되는 곳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군사위성이 바로 위 하늘에 떠 있었을 것이다. 이 군사위성을 조사해본다면,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설(의혹)에 대해서도 진위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해군 유토탄고속함) '한문식함'이 세월호 사고 지역에 도착했을 때, 영상을 보면 분명히 군함이 와 있었던 게 촬영돼 있다. 이때가 (2014년 4월 16일) 10시 초반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현장에 도착해 있을 수 있었을까. 하지만 VTS(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 기록을 보면 한문식함도 안 나타나 있다. 이런 의문들을 조사해야 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장훈 4.16연대 공동대표/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장훈 4.16연대 공동대표/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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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유가족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수사권이 있는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청와대 국민청원에 가셔서 이 청원을 한 번 눌러주셨으면 한다. 1분도 안 걸린다. (세월호 참사의) 정당한 책임을 묻고 처벌할 사람은 처벌하자는 것이다.

언론도 자기 몫을 다해줬으면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도 색안경을 쓰고 왜곡된 보도를 하는 곳이 많다. 똑바른 시선으로 세월호 참사를 다시 바라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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