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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인사이드'는 청와대,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총리실 등을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이 쓰는 '정보'가 있는 칼럼입니다.[편집자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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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검증 초점은 그의 '말과 글'에 맞춰져 있다. 주로 그가 소셜미디어에 썼던 얘기와 기고문이 검증 대상이고, 정책 소견이 집약돼 있는 저서들은 논외인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과거 페이스북에 여러 정치 사안들을 언급하면서 거침없는 언사를 했는데, 2016년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감염된 좀비'로,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박근혜가 씹다 버린 껌' 등의 막말로 표현한 게 문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지난 2015년 3월 천안함 사건 5주년을 맞아 강화도 해병대를 방문했는데, 이때 김 후보자는 "군복 입고 쇼나 하고 있다"라고 썼다. 문 대통령은 자신더러 '쇼나 하고 있다'고 한 사람을 장관으로 뽑은 격이 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후보자의 이같은 언사들을 알고 있었지만 여러 후보자 중 가장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 자신에 대해 막말을 했다고 해서 장관직에서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실용적인 자세를 보여준 셈이 됐다.

사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 공직자가 아닌 사람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정치 관련 비평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만약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하거나 반사회적인 성향을 노출했다면 아무리 사적 영역에서 한 행위라도 부적격 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경우에는 정치 비평 과정에서 해당 발언들이 나왔다는 점에서 '입이 걸다'고 할지언정, 장관 자격 부족으로 보긴 어렵다.
 
 문제시되는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요약 보도한 기사 중 일부.
 문제시되는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요약 보도한 기사 중 일부.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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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의 최근 저서를 읽어야 할 이유

김연철 후보자의 '과거의 문제 발언'을 다룬 여러 보도들이 김 후보자가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처럼 기술하고 있는데, 사실 김 후보자가 이같이 말한 적은 없다. 그같이 발언한 것으로 '축약'된 원래의 인터뷰(<한겨레> 2011년 5월 15일)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남북관계가 파탄난 것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이나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 대통령의 10.4 선언 불이행으로 남북간의 신뢰가 약화되면서 우발적인 사건이 잇따라 터져 비롯된 것'이라며 '최근 통일부 장관의 유임이나 이 대통령의 베를린 발언 등으로 볼 때 남은 기간 동안에 남북관계가 풀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을 '우발적 사건'이라 표현한 게 결국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라고 말한 식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인식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지난해 1월에 펴낸 책 <70년의 대화> 267쪽에서 김 후보자는 5.24조치에 대한 기술을 시작하며 "2010년 서해에서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라고 썼다.

특정 사안에 대한 장관 후보자의 인식을 파악하려면, 가장 최근에 한 발언 내용을 기준으로 하는 게 상식이다. 최근 발언과 과거 발언이 배치된다면 왜 생각이 바뀌었는지 설명을 요구하면 된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70년의 대화>에서 기술한 내용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5.24조치에 대해 김 후보자가 '바보같다'고 한 발언이 알려져 있지만 <70년의 대화> 268쪽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김 후보자의 비판적인 입장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저서 '70년의 대화' 268쪽.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저서 "70년의 대화" 268쪽.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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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조치는 북한을 제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대북 제재의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우리 기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북한이 입은 피해(8억 달러)는 남측 기업의 직접 피해액 45억 달러의 19.3퍼센트에 불과하다."

김 후보자는 대한상공회의소, 현대경제연구원, 업체 자체조사, 국회 외통위 실태조사단 등의 집계 내용들을 취합해 표로 제시하는 정성을 보였다. 그런데 이런 것도 보지 않고 '5.24조치가 바보같다고 한 사람은 통일부장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정책 검증에 성의가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2010년 4월 22일 <한겨레21> 기고문에서 김 후보자가 '금강산 박왕자 피격 사건은 통과의례'라고 썼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사건과 관련한 후보자의 최근 인식이 <70년의 대화>에 정리돼 있다. 박씨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265쪽 사건 내용 기술에 명확히 드러나 있다.

이 대목에서 김 후보자가 더욱 안타까워 한 것은 북측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사과를 문서 형태로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현장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고수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이산가족 상봉도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26일 열린다.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을 토대로 정책소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후보자가 가장 최근에 자신의 인식과 정책소견을 집약해 내놓은 저서도 읽지 않고 과거 발언에만 매달려 이념공세에만 집중하는 청문위원이 있다면, 후보자가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 '부적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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