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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는 5일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AirVisual)이 출간한 '2018 세계 대기질 보고서'를 분석해 발표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2018년 전 세계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국가 및 도시 단위로 측정해 순위를 매긴 최초 자료인데요. 총 73개국 3천여 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랭킹, 한국은 어디쯤 있을까요?

에어비주얼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 칠레에 이어 초미세먼지 오염도 2위를 차지했습니다. 최악은 면했지만, 도시 단위를 살펴봤을 때 초미세먼지 심각성은 칠레보다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오염도가 높은 상위 100개 도시들 가운데서 국내 44개의 도시가 순위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는 회원국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특히 경기도 안성은 13위를 기록해 가장 나쁜 대기질을 보였습니다. 강원도 원주, 전라북도 전주, 경기도 평택, 이천, 충청북도 청주, 경기도 시흥, 양주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니라는데... 체감은 최악
 
맑은 날의 남산과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진 날의 남산
 맑은 날의 남산과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진 날의 남산
ⓒ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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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초미세먼지 농도는 좋아지고 있습니다. 전국 대기질 모니터링을 시작한 2015년 대비, 2018년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약 12%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15㎍/m³ 이하인 '좋음' 일수도, 2015년 63일에서 2018년 127일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공기는 훨씬 안 좋아졌는데'라고 생각한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미세먼지 '나쁨'과 '매우 나쁨' 일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2015년 기준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62일에서 2018년 기준 72일로 증가했습니다. '매우 나쁨' 일수 역시 2015년에는 하루도 없었지만, 2018년에는 5일로 늘어났습니다.

평균적인 초미세먼지 농도는 감소했지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질 정도의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일수는 증가한 것입니다. 대기오염 현상이 점점 양극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초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연결 고리'
 
대기오염 경보가 내려진 날 방콕 시내의 지하철
 대기오염 경보가 내려진 날 방콕 시내의 지하철
ⓒ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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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에 대해 대기환경을 연구하는 여러 전문가는 '기후 변화'와 '대기정체'의 영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정헌 건국대학교 공과대학 기술융합공학과 교수는 "최근 증가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기후변화와도 관련이 높다"며 "고농도 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해 바람이 전반적으로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할 때, 국외 유입과 국내 배출원이 만나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주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복사강제력의 변화다. 그 영향은 매우 다양하고 크다. 이것이 온실가스 감축이 대기오염 물질 저감과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와 초미세먼지 모두 화석연료 사용에서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에어비주얼 보고서는 초미세먼지 현상이 심각한 아시아 지역 내 대기오염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전력 발전(석탄)과 수송 부문의 화석연료(석유) 사용을 지적했습니다.

미세먼지, 한국 아닌 아시아의 문제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Top 20 (출처: 에어비주얼)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Top 20 (출처: 에어비주얼)
ⓒ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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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 순위에서 가장 충격적인 건 아시아 도시의 순위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20개 도시 중 18곳이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로 둘러싸인 동남아시아의 자카르타와 하노이 또한 심각한 오염도를 보였습니다. 

교통과 산업은 동남아시아 도심 지역의 가장 큰 대기오염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오토바이 숫자가 높은 것 또한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중국은 세계 오염도 상위 100개 도시 가운데 자국 내 이름을 50개 이상 올렸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과 몽골 지역에서의 석탄 사용이 동아시아 내 주요 대기오염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 인접 국가와 협력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 안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 또한 경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호흡권을 지키려면
 
어린아이가 유모차를 타고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어린아이가 유모차를 타고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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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사람들의 안전과 보건과 직결돼있습니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의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증가하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절대적으로 줄여야 합니다.

2018년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 수송 분야의 석유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석탄 소비 역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고농도 초미세먼지 현상은 전국에 걸쳐 발생하지만, 사람과 차가 많은 수도권에서 자주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2015년 대비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일수는 타 도시에 비해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2017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 따르면 자동차와 도로 운송은 우리나라 전체 석유 에너지 소비량의 58%,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27%는 경유와 휘발유 자동차에서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자동차에 사용되는 화석연료를 줄이지 않는다면 도심 속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일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중국과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협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동시에 나의 호흡권 가장 가까이에서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일을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요?

[미세먼지, 이게 뭔지]
① 맑은 하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는 <그린피스> <허핑턴포스트>에도 게시됩니다.


태그:#미세먼지, #OECD, #대기정체, #화석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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