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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7일 고이즈미 일본 전 총리가 외국특파원협회 기자회견에서 '원전 제로'를 촉구하고 있다.
 2018년 3월 7일 고이즈미 일본 전 총리가 외국특파원협회 기자회견에서 "원전 제로"를 촉구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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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운동가'로 돌아온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정권을 거세게 비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10일(현지시각) 후쿠시마 원전 사고 8주기를 맞아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라며 일본의 탈원전을 호소했다.

총리 재임 시절 강력한 원전 지지자였다가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탈원전 운동가로 나선 그는 "과거의 실수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원전 없이) 재생 에너지로 우리 자신을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은 일본을 보고 에너지 정책을 (탈원전으로) 바꿨지만, 정작 일본만 변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하지만 일본에서도 탈원전의 모멘텀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는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3년 아베 총리를 당시 자민당 간사장과 관방장관으로 발탁하며 정치적 스승으로 불리지만, 최근 탈원전 정책을 놓고 관계가 악화됐다.

그는 "아베 총리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라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전 세계가 일본을 더 존중하고 다르게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원전 가동을 중단한 2년간 한 번도 정전 사태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WP는 일본에서도 탈원전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 2018년 2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61%가 탈원전을 지지했고 27%만이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안전 기준 강화로 해결? 미쳤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안전 기준 강화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일본 경제산업성과 도쿄전력의 주장에 "그들은 미쳤다(crazy)"라며 "똑똑한 사람들이 원전이 위험하고 많은 돈이 든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54개 원자로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지만 2012년 아베 총리가 집권하면서 원전 재가동 정책을 펴고 있다. 

그는 원전 업계에 종사하는 대규모 노동조합과 많은 돈을 투자한 기업들, 그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정치권이 탈원전을 반대하고 있다며 자신이 기득권층과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자를 인용해 "실수를 바로잡지 않는 것이 진정한 실수"라며 탈원전 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태그:#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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